[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신년 초부터 대선 후보 간 단일화가 대선정국의 최대 이벤트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통합정부를 거론하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안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간 단일화가 떠오르면서 송 대표가 말한 이재명-안철수 단일화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현재 분위기도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로서는 고민거리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이슈에 대응할 만한 전략을 내세워야 된다는 점에서 여권 내에서는 이재명-김동연 단일화가 부상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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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 조짐에 범여권 연대로 맞불...성사여부 주목
, “국민들 절대다수가 원하면...”여지, 정치공학적 사고

이번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는 빼놓을 수 없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 국가발전에 필요한 분이라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결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에 대해서도 통합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들이 향후 국무총리나 부총리 등으로 차기 정부에 참여하는 방안도 열어놓았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도 이런 기류에 공감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 후보는 안 후보에 대한 연대 제안설 등에 대해 정치는 생물이고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안철수 단일화 거론한 민주당, 갑자기 집중포화 왜

그러는 사이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이 역전되고, 정권교체 여론 또한 힘을 잃으면서 안 후보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특히 안 후보 지지율이 10%를 넘으면서 거대 양당 대선 후보 중 누가 안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대선 승패가 판가름 나는 상황이다.

실제 이 후보의 지지율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합계를 밑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1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자체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37%, 윤석열 후보는 31%, 안철수 후보는 17%,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 그 외 인물 2%로 나타났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을 합치면 48%가 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 바람과 정권 교체 열망이 결합하면, 이 후보가 지지율 40%대를 찍어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도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키거가, 아니면 3자구도로 대선을 치르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안 후보가 이 후보와 단일화를 할 수 있을까. 과거 안 후보가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다가 친노친문계와 극심한 갈등 끝에 갈라선 전력이 있다. 여전히 친문 세력이 주류인 민주당과 다시 손을 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이재명-안철수 간 단일화가 아닌 윤석열-안철수 간 단일화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을 직접 찾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윤석열-안철수 간 단일화에 가교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전직 의원은 안 후보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물밑접촉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서일까. 안 후보 측에서는 야권 단일화에 대해 국민께서 누가 더 좋은 정권교체 적임자인지, 누가 더 확실하게 정권교체를 할 후보인지 가르마를 타 주실 것이라며 국민의 절대다수가 원한다면 그때 가서 판단해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여지를 뒀다. 단일화에 대해 거듭 선을 긋던 것과 달라진 분위기라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새 국면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박스권 지지율중도층 외연 확장필요

윤석열-안철수 간 단일화가능성이 거론되자 여권에서는 안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안철수 단일화를 띄웠던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1일 안 후보에 대해 정권 교체의 대안이 되기 어렵다국회의원 3명인 미니정당으로 국정을 끌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당이 다수당이라도 과반수가 안 되면 국정을 끌고가기 어려운데, 과반 다수당도 아니고 일반 다수당도 아니고 아예 소수당, 3석 미니정당으로는 사실상 어렵다대한민국 헌법 체계가 청와대와 국회를 양대 축으로 국정을 끌고 가게 돼 있다. 대통령() 역사상 소수 여당이 국정을 끌고 갈 수 없다. 오죽하면 노태우 대통령 때 3당 야합을 했겠나라고 꼬집었다.

더구나 안 후보를 끌어안을 수 없는 이상 안 후보가 단일화 없이 독자 완주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선 3(이재명·윤석열·안철수) 구도가 가장 유리하다며 안 후보 때리기를 통해 보수 갈라치기를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동시에 보수 단일화에 대비한 양자 구도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바로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해야 된다는 것이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맞불 성격이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특히 여권 내부에서 김 후보와의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에는 이 후보의 지지율과 연관이 있다. 이 후보는 두드러진 실점은 없지만 득점도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지지율 4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후보 지지율을 확 끌어올릴 묘수도 마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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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의 지지율과 정권 재창출을 바라는 응답 비율이 엇비슷하게 나와 민주당 지지층이 이미 거의 다 결집한 상태다. 또 중도층은 이 후보의 도덕성 리스크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관련자 2명이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이모씨가 12일 사망한 것은 이 후보의 이미지에 또다시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 때문에 김 후보와의 단일화는 어쩌면 필수요건이 되어버렸다.

그런 차원에서 당내에서는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를 고리로 김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색깔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제는 함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송 대표도 김 후보의 부동산 공급정책 주장이 일찍 수용됐어야 한다며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됐다.

박영선 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대전환위원장도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김 후보에게 나가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품이 넓은 민주당이 되기 위해서는 김 후보도 품을 수 있는 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이 김 후보와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내에선 대선과 같이 치러지는 서울 종로 보궐선거 후보로 내세우거나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또는 경기도지사에 공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특히 김 후보의 매력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함께 일했던 청와대 경제 정책 담당 인사들을 비판하면서 현 정부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김 후보는 한 언론에 나와 논쟁을 여러 번 벌였다. 그날은 부동산에 대해 얘기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소득주도성장 때도 크게 언쟁을 벌였고 여러 차례 내부적으로는 언쟁을 벌인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대표적 경제 실책으로 지적되는 부동산 문제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선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렸던 인사들은 별다른 얘기가 없는 것 같다며 저격했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통해 중도 확장을 노려야 하는 이 후보로서는 김 후보와의 단일화만큼 매력적인 것이 없다.

-, 범여권 단일화 고리는 재보선과 지방선거

다만 김 후보는 여권과의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그는 여권의 러브콜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있고, 일부 연락들이 오고 있지만 저는 제 소신대로 정치판을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소신껏 뚜벅뚜벅 갈 것이라며 저는 대통령 예비 후보다. 단일화나 다른 후보, 다른 정치 세력과의 정치공학적인 연대나 이합집산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기우 언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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