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에 전력 '공염불?'..."인사도 매각도 막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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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남양유업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원식 회장 측과 한앤컴퍼니(한앤코)측이 매각 무산 책임을 두고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백기사로 등장한 대유위니아는 벌써 경영에 깊이 관여한다는 주장이 재계에 퍼지면서 향후 홍 회장에 대한 거취에도 의문부호가 그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유위니아의 조건부 인수 협약에 대해서도 수상한 거래라는 지적이 나온다.

- 한앤컴퍼니와 매각 불발 소송전 시작...양측 팽팽한 대립 중
- 백기사 '대유위니아'와 경영권 매각 조건부 약정 체결...속내는


남양유업은 지난해 10월 말 김승언 경영혁신위원장을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하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경영지배인은 상법 제401조 2에 따라 업무 집행상의 법적 권한 및 책임을 갖게 된다.

김 지배인은 고려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남양유업 기획본부장, 기획마케팅본부장을 거친 전통 '남양맨'이다. 그는 취임 이후 기업 이미지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1일과 2일 대리점과의 상생 행보를 알렸다. 대리점주 자녀 75명을 대상으로 ‘가족 장학금’ 1억 원을 지급했으며 장기근속 대리점에는 100만 원 상당 여행상품권을 제공했다. 이는 남양유업 고난의 시작이었던 ‘대리점 갑질 논란’ 이미지 탈피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김 지배인 노력이 결실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기업 이미지 제고 외에도 한앤컴퍼니와의 소송, 대유위니아와의 조건부 인수예약 등 해결해야 할 긴급한 문제들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 "경영개입 아니다" 해명에도 불씨는 여전

특히 '대유위니아'가 벌써 남양유업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한 불편함이 역력하다. 사측이 "대유위니아 소속 임직원은 남양유업에서 급여를 받고 있지 않다"라며 "현재 김승언 경영지배인이 경영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했음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헤럴드경제도 지난 6일 '남양유업 '조건부'인수예약 대유위니아, 벌써부터 경영개입' 제하의 기사를 통해 관련성을 주장했다. 신문은 대유위니아는 자사의 임직원을 남양유업의 자문단으로 파견했고, 이들이 회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라고 보도했다.

실제로도 대유위니아그룹의 사외이사 등을 맡아온 박현철 씨는 남양유업의 매니지먼트총괄 자리로 올라섰다. 위니아딤채의 신중철 전무는 남양유업의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성교원 상무는 마케팅실장으로 이동했다.

이외에도 기획지원실장, 경영기획담당, 디자인담당 등 회사의 핵심 자리에 대유위니아 임직원이 대거 파견된 상황이다. 이들은 올 초부터 서울 남양유업 본사에서 근무 중이다.

총괄대표를 필두로 본부→실→팀·담당 등으로 운영하는 대유위니아의 조직구조를 남양유업에 도입하는 등 조직 개편에도 손을 댔다. 대유위니아 자문단이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넘어서는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도 남양유업은 지난해 4월 '불가리스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이에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사주일가 및 고위 경영진이 물러나고 회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순탄치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매각 무산을 둘러싼 홍원식 회장 측과 한앤코 사이의 책임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앤코가 애초 남양유업에 '백미당 매각 제외'와 '임원진 예우'를 약속했지만 추후 매각 조건을 조정하는 대가로 남양유업 주식 매수가격을 높여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정황이 공개되면서다.

여기에 SPA 과정에서 선임한 법률 대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남양유업과 한앤코를 동시에 대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남양유업이 뒤늦게 알게 된 만큼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 홍 회장 ”가장 적합한 매각대상자 찾는데 힘쓰고 있다"

한편 홍 회장은 2021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연신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각 불발 이슈에 대해서는 "가장 적합한 매수자 찾아서 매각하는 게 마지막 소임"이라며 대리점, 축산농가들을 위해 제3자 매각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이 길어지면 (이해관계자들이)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 홍 회장은 "그렇게 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소송을 빨리 마무리 지어 회사 구성원 및 대리점, 종업원들을 제3자 매각을 통해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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