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천억 자본 조달에도"여전히 기업가치 유지 불투명"
- "즉각 이의신청 할 것"...17만 소액주주 '마지막 희망'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이 상장폐지되면서 사측과 주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거래소 발표 직후 "당사는 코스닥 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 파이프라인인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 등의 임상 등은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라젠은 입장문을 내고 "현재 정상적으로 주요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등 경영활동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 신라젠, 개미 6625만주 휴지조각 되나

소식을 접한 소액주주들도 거리로 나섰다.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는 신라젠 주주연합 100여 명이 참석해 빨간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신라젠 거래재개 결정하라", "거래 재개만이 살길이다. 신라젠 거래재개 촉구한다", "신라젠 17만 소액주주! 거래재개 강력히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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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소액주주 수는 17만4186명에 달한다. 이들이 갖고 있는 주식은 전체의 92.60%에 이른다. 이번 기심위의 결정으로 이들이 가진 주식은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증시 관련 오픈채팅방에는 신라젠 소액주주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도와주십시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제하의 글에서 "비상장 떼에 문제 있던 것을 거래소가 상장 시켰는데 왜 개미만 피해를 보는 걸까요"라며 "거래소의 잘못이 1도 없다면 모를까, 90% 이상의 책임이 있는데"라며 분노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18일 오후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코스닥시장의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신라젠의 최종 상장 폐지 여부는 앞으로 20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열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상장 폐지나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할 수 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신라젠은 지난해 7월 엠투엔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은 뒤 두 차례 유상증자로 1000억원의 자본을 조달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상장유지 조건을 충족한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거래소의 판단은 달랐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 결정 이유에 대해 "신약 파이프라인(개발 제품군)이 줄고 최대주주가 엠투엔으로 바뀐 이후 1천억원이 들어온 것이 전부로 계속 기업가치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며 "파이프라인 등 계속 기업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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