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20일 남았다. 대선은 39일 치러져 다음 대통령이 결정되지만 인수위 기간이 60일이라 이후 취임식이 열리는 59일이 퇴임식날이다. 임기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역대급 대통령으로 남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지지율도 40%대를 유지하면서 레임덕 없는 최초 대통령이자 차기 대통령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은 대통령이다.

무엇보다 역대 대통령들이 측근비리와 각종 게이트로 지지율이 추락해 임기말 소속 정당을 탈당했지만 유일하게 탈당을 하지 않고 임기를 채울 공산도 높다. 실제로 1987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이후 선출된 역대 대통령은 모두 재임 중 혹은 퇴임 이후 소속 정당을 떠났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갈등으로 19929월 총재직을 내려놓으며 탈당했다. 김 전 대통령 역시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대선후보와 마찰로 탈당을 했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임기말 최규선 게이트와 3홍 게이트로 2002년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했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중 두 번 탈당을 했는데 20039월 열린민주당 창당 당시 민주당을 떠났다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했지만 20072월 임기말 국정 지지도 추락으로 당적을 정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친이계 의원들이 대거 새누리당을 떠난 20171월 당적을 정리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강제출당형식으로 탈당했다. 문 대통령은 측근비리나 권력형 게이트가 없는데다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책임정치을 내세워 당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 위한 마지막 변수는 퇴임후다. 한국정치 특성상 임기중뿐만 아니라 임기후 역대 대통령 다수가 흑역사를 썼다. 일단 YS는 임기중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항쟁관련 내란 등 혐의로 각각 무기징역과 12년 형을 받았다. 그러나 2년 복역후 YSDJ가 대통령에 당선된 19971219일 하루가 지난 다음날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해 결자해지했다.

DJ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징역살이는 하지 않았지만 대북송금 특검으로 최측근 인사들과 참모들이 감옥을 가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지만 MB정권이 들어서 검찰 수사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역대 대통령중 가장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했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 임기직전과 직후 구속돼 박 전 대통령은 작년 연말 특사로 나온 반면 MB는 여전히 옥고를 치루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운명이 순탄치 않았다는 점에서 임기를 얼마 남지 않은 문 대통령의 퇴임후 모습이 어떨지 사뭇 궁금할 수밖에 없다. 정권초 적폐청산을 내세우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수사로 정권교체시 보복정치를 낳을 공산이 높을 전망이다. 윤석열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가정이다. 반면 이재명 후보가 된다면 본인의 명예는 지키겠지만 친문과 앙금을 갖고 있는 이 후보가 주류-비주류 교체론을 내세워 측근과 참모들의 운명은 풍전등화가 될 것이다. 예상밖으로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직에 오른다면 정치적 앙금은 있지만 보복정치로 이어질 공산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결국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문 대통령의 임기말 인생이 평탄하게 갈 수도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측근비리나 권력형 게이트, 친인적 비리가 없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라는 게 권력이란 게 없는 죄도 만드는 곳이다. 문 대통령과 참모들의 근심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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