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강훈식·김윤덕, 이재명계 신진 파워그룹 3인방

(좌측부터) 서영교·강훈식·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좌측부터) 서영교·강훈식·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 李 ‘탕평 인사’ 최대 수혜주 서영교·강훈식 의원 캠프 실세화   
- ‘호남계’ 김윤덕, 호남 표심 결집에 ‘앞장’...전북道 출마 계획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3선·서울 마포구 을)의 ‘이핵관(이재명 핵심 관계자)’ 발언으로 이재명계 의원들에게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용인술’도 재조명된다. 여당 선대위의 인적 구성은 대체로 이 후보의 실리적 성향이 반영된 ‘탕평 인사’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후보의 주변에 로열티가 높은 이른바 그립(grip)형 참모진이 포진해 있다는 평가도 교차한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런 이재명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미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을 노린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본지는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이재명 1중대’의 면면을 살펴봤다.

대선 정국을 격랑 속으로 몰아넣었던 국민의힘 ‘윤핵관’ 논란에 이어 민주당도 이른바 ‘이핵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교계의 반발을 일으킨 정청래 의원에 대한 처우를 놓고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대선을 앞두고 불심(佛心)을 얻지 못할 경우 선거에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뜻”이라며 자진 탈당을 권유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핵관’이 찾아왔다”며 “이재명 후보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핵관’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최측근 그룹인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에 빗대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민주당은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내홍 논란이 일 것을 우려해 “‘이핵관’은 없다”면서도 ‘정청래 제명설’까지 일축했지만, 조응천 의원 등 당내 일부 중진들을 중심으로 “선당후사가 필요하다”며 정 의원의 자진탈당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며 난맥상이 돌출되고 있다.

與 ‘이핵관’ 논란 속 주목받는 이재명의 사람들

이에 정치권에선 ‘이재명 파워그룹’에 대한 관심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대선 양강 구도의 한 축을 맡은 여당 후보의 측근들이 차기 실세로 급부상할 수 있는 만큼, 이재명 캠프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현직 의원들에게 시선이 쏠린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대선캠프 활약상으로 ‘이재명 1중대’로 편입된 인사들이 있다. 바로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이 후보의 탕평 인사로 민주당 선대위에 합류한 서영교 의원(3선·서울 중랑구 갑)과 강훈식 의원(재선·충남 아산시 을)이다. 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정성호·김영진 의원 등이 소속된 ‘7인회’가 그간 이 후보의 정계 활동을 떠받쳤던 기성 파워그룹이라면, 이들은 신진 그룹인 셈이다.    

서 의원은 경선 당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캠프에서 활동한 ‘SK계’ 출신으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당선을 견인한 만큼, 박원순계로도 분류되는 인사다. 그런 그가 이재명 캠프로 합류하면서, 당내 정세균계·박원순계 인사들과 이 후보 간 가교 역할을 맡으며 절대적 신뢰를 얻어 선대위 실세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그는 현재 선대위의 핵심 보직인 총괄상황실장을 맡고 있다. 상황실장은 현안에 따라 변동성이 큰 대선 국면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한 관제 기능을 수행하는 직책이다.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 여성 국회의원이 상황실장으로 선임된 것은 처음이자 이례적인 사례다. 이는 서 의원에 대한 이 후보의 신뢰가 깊은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경북 상주 출신인 서 의원이 이 후보의 두터운 신임을 매개로 내년 지선에서 공천권을 얻으며 경북도지사 또는 대구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본지와의 취재에서 “국회 행안위원장으로서 보였던 추진력이 이 후보와도 정치 코드가 잘 맞으면서 캠프 중책을 맡게 됐다. 이 후보의 신임이 두텁고 서 의원도 상황실장으로서 높은 로열티(충성도)를 보이며 대선 캠페인 전면에 나서고 있다”라며 “서 의원의 경우 경북 출신에 대구 등지에서 정치 인프라가 어느 정도 있는 만큼, 이 후보의 공천을 받아 대구시장이나 경북도지사에 출마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캠프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략통’ 강훈식 의원도 이 후보의 참모그룹 핵심 멤버로 꼽힌다. 과거 손학규계로 분류됐지만, 특정 계파에 소속되지 않고 의정 활동을 이어가며 조응천 의원과 더불어 당내에서 대표적인 ‘무계파’로서 이미지를 굳혀 온 인사다. 경선 기간 중립지대에 머물렀던 강 의원이지만 당 선대위 개편 과정에서 캠프 전략기획본부 수장으로 발탁되며 일약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떠올랐다. 

강 의원은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문재인의 복심’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유사한 역할을 맡고 있다.이렇다 보니 실제로 강 의원의 당내 입지도 대선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특히 ‘김건희 7시간 녹취록’ 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킬레스건 이슈에는 공세적 스탠스를 취하면서도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선 적극 엄호에 나서는 등 ‘불도저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 후보의 신임이 두텁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민주당 3선 의원은 “강 본부장이 (이 후보의) 브레인이자 정략적 조언자로서 특히 캠프 내에서 영향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당 전략기획위원장과 대선경선기획단장을 맡았던 강 본부장은 당 안에서도 전략통으로 정평이 난 인사다. 그런 그의 역량을 높게 본 이 후보가 선대위 핵심 요직으로 배치시켰고, 지금도 캠프에서 가장 중용되는 사람 중 한 명”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강 의원의 6월 지선 충남도지사 출마설에도 힘이 실린다. 그간 충남도지사 출마 의지를 공공연히 내비쳐 온 데다, 당 공천 대상으로 낙점될 공산이 커 충남도 선거 라인업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 밖에 김윤덕 민주당 의원(재선·전북 전주시 갑)도 이 후보의 핵심 참모진으로 지목된다. 김 의원은 당내 경선을 앞둔 지난해 5월 호남계 의원으로선 이례적으로 이 후보에게 공식 지지를 보냈다. 이후 이 후보의 전국구 외곽 조직인 ‘민주평화광장’의 전북 조장격인 상임대표를 맡은 데 이어, 현재 민주당 캠프에선 조직혁신단 총괄단장을 맡아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호남 표심 결집에 앞장서고 있다.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지지율에서 취약한 호남의 표심 공백을 김 의원이 상당 부분 메웠다는 평가다. 

한편 자신의 지역구를 중심으로 이 후보의 대선 캠페인을 적극 돕고 있는 김 의원은 오는 6월 전북도지사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본지와의 인터뷰<1414호, 與 빅3 참모 릴레이 인터뷰-이재명 편>에서 “지선 출마 전 지역 개발에 우선 치중하면서 기반을 차근차근 닦아 나갈 생각”이라며 “도정(道政) 방향성을 갖고 선거까지 역량을 갖추는 데 매진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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