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매머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슬림형(실무형) 선대본을 새롭게 꾸렸다. 이중 후속 직속으로 민주당 김한길 전 대표가 이끌었던 새시대준비위정권교체동행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권교체동행위원회는 윤 후보의 외연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호남 및 구여권 인사들이 중심이 돼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 상승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0.29. 뉴시스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0.29.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되는 일 결단코 저지탈당하는 당원들
- 역대 보수당 호남최대 득표율 박근혜 10% 넘어서나 촉각

새시대준비위는 윤 후보의 외연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윤핵관 논란 등으로 인해 선대위는 해체됐고,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도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새시대준비위도 해체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구민주당, 열린우리당, 인사들 윤 캠프 건재

그러나 여전히 김한길 전 위원장 등이 윤 후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가 선대위를 정리하며 권성동 당 사무총장 등 핵심 측근들을 끊어낸 만큼 남은 김한길-김병준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구조가 됐다.

실제 새시대위의 기능과 인력은 선거대책본부가 흡수했다. 윤 후보는 새시대위는 정권교체를 열망하지만 국민의힘에서 담기 어려운 분들이 함께 동행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정권 교체를 위한 일들을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새시대위를 이끈 김한길 전 위원장에겐 계속 특수 임무를 맡기겠다는 뜻이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에게 각별한 신뢰를 보여 왔다.

결국 김 전 위원장 등은 윤 후보의 직책 없는 책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 후보는 이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쇄신안을 협의해 왔다는 후문이다. 김종인 전 총괄위원장이 김종인 중심의 선대위 쇄신안을 제시한 것과 달리 김병준-김한길은 윤 후보 중심의 선대위 개편을 제언했다고 한다. 윤 후보의 선대위 해산이 김병준-김한길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셈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출신인 김병준·김한길 전 위원장은 윤 후보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조언하는 스타일이라며 두 사람은 윤 후보의 인사 부담을 덜어주자며 먼저 사의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병준-김한길은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를 계속하고 있다. 김병준 전 위원장 측 인사는 어느 위치에서건 윤 후보를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새시대위 관계자도 김한길 전 위원장이 윤 후보와 함께 뛴다는 마음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특히 김한길 전 위원장은 TV토론과 관련해 윤 후보를 물밑에서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정권교체동맹위원회가 새시대준비위 기능과 인력을 그대로 흡수한 상태다. 명칭만 바뀌었을 뿐 윤 후보의 발언에 맞게 국민의힘 당원이 아니며 지금까지 민주당 소속으로 정치를 해오던 인물들이 중심이다.

소속 인원들을 살펴보면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등 민주당계 정당 및 호남 진보 출신 인사들이 많다. 실제 비서실장에는 임재훈 전 민생당 의원, 기획조정본부장에는 최명길 전 민주당 의원, 대외협력본부장에는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이용호 의원, 지역화합본부장에는 김동철 전 국민의당 의원, 상임고문에는 전윤철 전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홍기훈·유재규·김성호 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출신 정치인 26인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2022.01.27,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실 제공.
홍기훈·유재규·김성호 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출신 정치인 26인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2022.01.27,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실 제공.

민주당 출신 26, 윤석열 후보 지지 왜

이들은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인사들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결과물도 도출해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정치인 26인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데 역할을 한 것이다.

홍기훈·유재규·김성호 전 의원 등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오랫동안 소위 진보진영이라고 하는 민주당·국민의당·민주평화당 등에서 정치활동을 했던 사람들이라며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 만드는 데 힘을 모으는 영입 행렬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그동안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의 남북 교류협력과 동서화합정책, 노무현 대통령의 탈권위와 지방분권 정치에 뜻을 함께했었던 사람들이라며 민주정부라고 자처하는 문재인정부는 무능력 및 위선과 극단으로 치닫는 양극화, 남북문제, 경제위기, 청년실업 등으로 국민생활을 피폐하게 만들었으며 위선적인 내로남불 정권으로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잠시나마 이러한 세력과 함께했음이 부끄러울 정도로 나라를 엉망으로 망가뜨렸다정권 연장은 시대적 죄악으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결단코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지금의 시대정신은 단연코 정권교체라며 지역·계층·이념으로 갈라치기하는 정권 연장을 강력하게 거부하며 윤석열 후보와 함께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명단에 오른 인사는 민주당 출신 홍기훈·유재규·김성호 전 의원 등 14명과 구 국민의당·민주평화당 출신 12명 등 26명이다. 이들은 민주당 인사들이 주축인 윤 후보 직속 정권교체동행위원회 대외협력본부에서 활동하게 된다.

윤 후보는 이들을 중심으로 외연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로 호남 공략이다. 실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율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광주·전남·전북에서 23.1%를 얻었다.

또 윤 후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가 뉴스전남매일·남도일보 의뢰로 지난달 2425일 실시한 대선 가상대결 지지도 조사 결과에서, 20대 남성에게서는 광주(윤석열 40.1% vs 이재명 30.1%), 전남(윤석열 46.7% vs 이재명 28.6%)에서 이 후보보다 앞선 결과도 나왔다.

현재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호남에서 10~20%대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그 배경에는 김동철·김경진·박주선 등 상징성 있는 호남 출신 인사들이 국민의힘에 합류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남에서 20대에 대한 지지율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 견고한 지지세를 보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저희는 호남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 충

허은녕 울주군의원(오른쪽)이 국민의힘 울산시당을 방문해 단체 입당원서를 전달하고 있다.(국민의힘 제공)
허은녕 울주군의원(오른쪽)이 국민의힘 울산시당을 방문해 단체 입당원서를 전달하고 있다.(국민의힘 제공)

분히 승부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남의 젊은 세대, 20대 같은 경우에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를 기억하지 못한다호남의 주요 세대와는 아주 다른 사회 인식과 아젠다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호남 출신 인사 앞세워 호남지역 집중 공략

이 때문에 윤 후보는 호남에 적극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설 연휴에 맞춰 호남 지역 200만가구에 직접 손 편지를 썼다. 손편지 내용 절반 이상에 호남 발전을 위한 정책 비전이 담겼다.

또 윤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지명된 후 호남을 세 차례 방문한 데 이어 다시 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당초 설 연휴 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TV토론 준비로 순연됐다. 이에 대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호남 민심이 과거와 좀 달라진 것은 맞다. 김동철 김경진 박주선 등 호남 지역구 출신 다선 의원들이 민주당에서 이탈해 나온 흐름도 있다무엇보다 오랜 일당 독식 구조에 따른 반발 내지 피로감이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대 보수정당 호남 최대 득표율(박근혜 전 대통령)10.3%였는데 윤 후보로서는 두 자릿수를 찍으면, 특히 20%대를 찍는다면 굉장한 의미 부여가 가능하고 반대로 이 후보로서는 80%는 찍어야 하는데 과거와는 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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