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없다더니…삼부토건 봐주기 수사 의혹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잡으려는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뜨거운 가운데 산업계와 연계된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선후보의 도덕성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윤석열 후보와 삼부토건이다.

10여 년간 교류가 없었음에도 명절 선물이 오갔고 공교롭게도 이 시기 삼부토건 수사 무마 의혹이 불거지면서 윤 후보와 삼부토건 간 모종의  거래 관계(?)를 의심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억측이다"고 반박하지만 대선을 앞둔 시기라 후보에게는 부담으로 각 당에는 진영논리로 작용되고 있다.  

- 尹, “삼부토건, 과거 공동시행 불구 SM종합건설만 기소” 봐주기
- 민주, "윤석열 의혹 사실이라면 공정·상식 말할 자격도 없어" 


이번 논란은 노컷뉴스가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신문에 따르면 윤 후보가 2005년 2기 신도시 조성 당시 파주 운정지구 투기 의혹을 수사하면서 삼부토건과 공동시행했던 SM종합건설만 기소하고 삼부토건은 기소하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윤 후보가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과 골프를 쳤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이를 ‘봐주기 수사’ 의혹이라고 호명했다.

송평수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최근 여의도 중앙당사 브리핑룸에서 "삼부토건 봐주기 수사 의혹, 윤석열 후보는 정의로운 검사였던 것이 맞습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윤석열 후보가 검사 시절 대표적인 성과라고 자랑했던 2005년 파주 운정지구 불법 택지 불하 사건에서 삼부토건 봐주기 수사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 삼부토건, 조남욱 수사 '미스테리'

이어 "삼부토건은 파주 운정지구 불법 택지 불하 사건에서 토지매입 자금을 제공하고, 택지를 공급받고, 아파트를 분양하는 등 사업 전 과정에서 주도권과 결정권을 행사했다”라며 “동업자가 삼부토건의 주도적 역할을 검찰에서 진술했지만 공동시행사만 처벌되었을 뿐, 정작 돈을 대고 땅을 취득하고 이익을 가져간 삼부토건은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라고 비판했다.

송 대변인은 “삼부토건의 소유주는 조남욱 회장이다. 윤 후보는 조 전 회장과 오래된 사이임을 인정한 바 있다”며 “(CBS) 보도에 따르면 윤 후보는 해당 사건을 기소한 후 재판 중이던 2006년 10월 5일 조 전 회장과 함께 골프를 치고, 2002년 추석 이후부터 2014년까지 약 12년간 삼부토건으로부터 명절 선물을 전달받은 것으로 조 회장 일정표에 기재돼 있다고 한다”라며 “윤 후보가 수사 중인 사건의 핵심 관계자와 교류하는 지극히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후보는 삼부토건을 왜 수사에서 제외했는지를 설명하기 바란다. 조 회장 측이 윤 검사의 봐주기 수사로 파주 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사후에 윤 후보와 처가에 반대급부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며 “삼부토건 봐주기 수사가 법 적용에서 타인에겐 엄격하고 지인에겐 관대한 윤석열 식 ‘선택적 정의’의 끝판왕이 아니었는지 국민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뉴시스]

국민검증법률지원단도 "이게 사실이라면 이는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나 검찰권의 자의적 행사를 넘어 직무유기죄와 사후수뢰죄 등에 해당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국민검증법률지원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윤 후보는 지난해 시흥 신도시 개발 관련 LH 사태 당시 '2005년 신도시 개발 당시 고양지청에서 파주 운정지구 투기 의혹을 직접 수사한 경험이 있다. 돈의 흐름을 추적해 실소유주를 밝혀내야 한다'라며 정부의 대처를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정작 윤 후보 자신은 삼부토건과 공동시행사인 SM종합건설이 다수 필지의 토지를 매입한 바로 그 시기에 삼부토건이 막대한 자금을 SM종합건설에 건넸고, 자금을 건넨 시점이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공고 후라는 점에서 삼부토건이 SM종합건설과 부동산 투기를 공모했을 가능성이 매우 컸기 때문에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아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라며 이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라고 비판했다. 

- 명절 선물 대가성 두고 갑론을박

일각에서는 명절에 의례적으로 주고받는 농산물 선물을 두고 뇌물을 주고받았고, 그 사이에 모종의 비리가 있었다는 취지로 몰아간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전복·홍삼·유과·와인·육포·고등어 등이 찍힌 사진과 함께 "이번 설에 제가 받은 뇌물 리스트입니다"라고 적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김 세트가 찍힌 사진을 업로드 한 후 "동네 마트 앞을 지나다가 '김'을 보고 든 생각...내가 윤석열이었으면 삼부토건 압수수색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후보는 삼부토건 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삼부토건 사건을 포함해 어떤 타인의 사건에도 관여하거나 사건을 봐준 사실이 없다. 10년간 삼부토건 회장을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도 없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명절 선물은 오래되어 잘 기억하지 못하나 의례적인 수준에 그쳤고, 값비싼 선물은 받은 적이 없다"며 "삼부토건 노조위원장이 기자에게 제보했다는 '명절 선물 목록'은 작성자, 작성 시점과 경위, 이행 여부가 모두 불분명한 문서이며 그런 문서에 이름이 적혀 있다고 돈독한 인연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명절에 김, 곶감, 밤 같은 농산물 등을 받고 사건을 봐줬다는 것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도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 명절 선물 장부에 대해서도 참 의심스럽다"며 "삼부토건 측과 10년 이상 만난 적도 없고 교류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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