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한달 남짓 남기고 안철수 대선 후보를 둘러싼 단일화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단일화의 달인안철수 후보는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는 돼도 (여야)단일화는 없다고 못박고 있다. 이렇게 큰소리 치는 이유는 이재명 윤석열 어느 후보도 지지율에서 압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는 깜깜이 선거로 돌입할 경우 안철수 후보의 몸값은 더 높아질 공산이 높다.

민주당은 야권 분열책이든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서 지지율을 반등시켜 재집권 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다. 특히 최근 윤석열 후보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현 정권에 대해 적폐청산을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친문 강경파들의 속내는 더 타들어간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사과를 요구할 정도다. 정권 핵심 인사들은 이재명-안철수 야권단일화를 흘리는 것은 정권이 끝난 후에도 살아남기위한 꼼수일 뿐이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동안 정권교체와 반문을 주장한 안철수 후보가 여당과 단일화 논의는 시작되는 순간 안철수라는 상품 가치는 떨어질 게 불보듯 훤하다. 또한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은데다 불쏘시개 역할에 그칠 것을 2012년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오히려 단일화는 윤석열 후보와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후보는 안철수와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정권교체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윤석열 후보는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온전하게 지지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야권 단일화에 소극적이던 윤석열 후보는 후보자간 담판론을 내세워 응할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실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향후 대통령직에 올라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현재 여당 의석수가 180석에 육박하는 만큼 대통령에 당선돼도 다음 총선이 있기 전까지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에 의해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힐 공산이 높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서울시의회를 장악한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제대로 된 오세훈표 공약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를 책임총리로 앉힐 경우 대리전을 치룰 수 있다. 본인은 국방.외교에 전념하면서 행정부 등 내치는 안철수 후보에게 맡기는 식이다.

또한 당내 권력에서도 안철수 카드가 필요하다. 이준석 당 대표와는 두 번의 갈등을 겪으면서 서로 밑장을 다 본 상황이다. 안철수 후보와 공동정권이든 연합정권이든 당대당 통합내지 연대를 할 경우 이준석 대표와 갈등 관계인 안철수 후보는 훌륭한 견제구 역할을 할 수 있다. 안철수 후보와 공동 대표를 한 김한길 카드도 있다. 대선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준석 대표와 함께하고 있지만 이준석-윤석열 투톱체제가 대선이후까지 함께하리라 보는 당내 사람은 별로 없다. 결국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는 시간상의 문제일 뿐이지 사실상 단일화 논의가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안철수 후보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지율이 10%안팎에서 더 치고 올라가지 못한다면 단일화 카드는 어려울 수 있다. 안철수 후보의 자존심은 둘째 치고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당의 존폐와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가 더 적극적으로 안철수 후보를 보듬고 껴안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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