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베스트샵 노동자들 "빨간날도 일, 주말도 일" 주장
- 매출 성장에도 성과급은 제자리...노동자 불만 폭발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1) "2018년 최저임금이 상승하자 최저임금 상승분에 맞추기 위해 식대를 기본급에 산입했다. 이는 기본급(고정급)이 최저임금 수준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낮은 기본급 때문에 삶의 안정은 떨어졌다" 

(#2) "새벽, 밤, 낮, 주말, 공휴일 가리지 않고 전화가 오고 또 전화를 걸어야 한다. 그러나 통신비는 지점장급 이상에만 지급된다. 실제 전화를 주 업무로 삼는 현장 매니저에게는 지급되지 않고 있다" 

(#3) "LG베스트샵 매장직원은 온종일 서 있어야만 합니다. ‘입구 대기’라는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지정맥류, 족저근막염 등 직업성 질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LG베스트샵 노동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14일 오전 자료를 통해 그동안 자신들이 겪은 사측의 불미스러운 행동들을 비난하며 트럭시위 시작을 알렸다.

- 노동시간 단축, 공정한 분배 요구

이날 시위 참석자들은 LG전자가 있는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출발해 하이프라자 본부가 있는 가산디지털단지 일대에서 트럭 전광판을 통해  ▲우리는 존중을 원한다. 우리는 공정한 대우를 원한다 ▲주말도 없고 저녁도 없고 최소한 8시엔 퇴근해서 가족과 식사하자 ▲통신비도 없고 식대도 없고 복지마저 직급 차별 LG가 책임져라 ▲LG전자는 역대 최대 성과 직원들은 복지차별, LG를 규탄한다 ▲불통교섭 먹통교섭 원흉은 LG전자 직원들은 분노한다 ▲밖으로는 착한 이미지 직원은 노예취급 LG전자 규탄한다 ▲최소한 인간답게 밥먹을 시간은 보장하라 등의 내용을 보여주며 열악한 판매영업노동자들의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가전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이제현 금속노조 서울지부 하이프라자바른노동조합지회 지회장(가전 매니저)은 "입구에서 종일 서야 하는 ‘입구 대기 시스템’으로 장기 근무를 한 노동자들은 하지정맥류와 족저근막염 등의 직업병을 앓고 있다”면서 노동에 맞는 복지 제도와 입구 대기 자율화 등을 촉구했다.

앞서도 LG그룹 종사자의 익명소통공간인 블라인드에는 노동시간과 성과급 문제를 놓고 불만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20대부터 40대까지가 주축인 LG베스트샵 판매노동자는 "매장을 열기 위해 주말·휴일 출근은 물론 평소 저녁 8시30분에 퇴근하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와의 즐거운 시간은 포기했고 이런 과잉노동은 판매서비스라는 감정노동과 겹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최근 하이프라자가 2015년 매출 1조4500억 원에서 2021년 매출 3조 원으로 5년여 만에 2배의 매출 성과를 냈음에도 이익에 걸맞은 성과급 보상은 기대에 못미쳐 현장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시위 참석자들은 이날 단체 행동에 앞서 "가전 대기업 LG전자의 신화는 소비자와 대면하며 매출을 달성하는 판매영업노동의 기여가 없이는 만들 수 없었다"라며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일과 삶의 균형을 해치지 않는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LG베스트샵의 노동자는 필요하다면 2차, 3차 트럭시위에 나설 각오다"라고 밝혔다. 

이어 "2018년 최저임금이 대폭 상승하자,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기본급을 뻥튀기하기 위해 식대를 기본급으로 둔갑시켰다"라며 "우리는 영문도 모른 채, 반강제적으로 회사의 뻔뻔한 수작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주는 대로 받고, 우리의 처우가 회사의 마음대로 결정되는 것을 더 이상 우리는 참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이제 첫 싸움, 합당한 대우해달라"

노조 관계자는 "이제 첫 싸움이 시작됐다. 이 투쟁을 시작으로 다양한 투쟁을 통해 빼앗긴 식대를 복원시키고, 차별받는 통신비를 쟁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트럭시위에 필요한 비용은 현장 노동자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충당됐다. 지난 9시 2시 30분경 블라인드와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모금 공지를 한 후 1시간여 만에 90여명이 130만원을 모았다. LG 베스트샵은 LG 전자에서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로, LG전자의 제품 등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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