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 15만원 회복 때까지 연봉 보류, 자사주 매입...행보 눈길
- 증권가 "위기의 카카오 반등 이어질까" 예의주시...현재는 '훈풍'

카카오 판교오피스 로비 전경
카카오 판교오피스 로비 전경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카카오가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있다. 지난 1월 여민수 대표를 대신한 인물로 추대 된 남궁훈 카카오 단독 대표 내정자가 주가 15만원 회복 시점까지 연봉 일체 보류, 자사주 적극 매입 등 책임경영 행보를 펼칠 뜻을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는 남 내정자의 일련의 행보가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명이라는 해석과 함께 카카오의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 낼 수 있을지 주목한다.

- 남 내정자 "성장 자신감·의지 공식화"

남 대표가 지난 10일 사내게시판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9시80분 "오늘 아침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카카오 크루 뿐 아니라 사회와 주주를 향한 의지도 함께 담겨 있에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 드립니다"라며 향후 자신의 역할과 소신에 대해 밝혔다. 

그는 이 글에서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제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일체 보류하며,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법정 최저 임금만 받도록 하겠다"라며 "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면 그 행사가도 15만원 아래로는 설정하지 않도록 요청드렸습니다"라고 했다. 15일 오전 9시 현재 카카오의 주식은  8만9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어 "주가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제 의지와 목표의식을 설정하고 공유하는데 쉽고, 명료한 잣대가 될 것"이며 "카카오의 대표이사로서 스스로 배수진을 치고, 다시 우리 카카오가 사회, 주주, 크루(임직원) 여러분께 사랑받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9180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2300만원이다.

남 내정자의 이번 주가와 자신의 보상을 연계한 발표는 회사 안팎으로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 내정자의 행보를 응원했다. 댓글 대부분이 남 내정자의 결정을 응원 했다. 이**호씨는 "CEO가 성심을 다하면 국민주주들도 신뢰의 응답을 다시 보내줄겁니다. 파이팅입니다"라며 엄지척 이미지를 선사했다. 

아웃스탠딩은 뉴스레터를 통해 "최근 업계 핫이슈 중 하나는 남 내정자가 스스로 제시한 '대표이사 보상안'이다"라며 "그는 기획력과 실행력 측면에서 판타지스타와 같은 면모가 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물론 회사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한편 주가를 반등시키려는 진정성이 최우선이겠지만 남 내정자에게 몇억 원, 몇 십억 원은 크게 의미가 없긷호 하다"라며 "뛰어난 성과를 낸다면 이보다 더 큰 보상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것도 정당하고 영광스럽게 말이죠"라며 그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도 그럴것이 카카오는 전임 경영진의 행동으로 한 순간의 이미지 실추를 겪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 비판, 직장 내 괴롭힘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며 홍역을 겪었다. 또한 카카오 신임 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들이 카카오페이의 유가증권 상장 한달만인 지난해 11월 스톡옵션을 대량 행사해 '먹튀'논란에 빠졌다. 이 일로 카카오 주가는 18% 가까이 폭락했고 이미지 실추로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었다. 

- 김범수 의장 "사회 신뢰 잃은 것 무거운 책임감"

한편 카카오는 지난달 20일 오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현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남 센터장을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 남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남 내정자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며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의 각자대표를 맡아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선임되어 카카오 공동체의 글로벌 시장 공략과 미래먹거리 발굴을 준비해왔다.

[뉴시스]
[뉴시스]

남 내정자는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역할에 부응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큰 책임감을 가지고 ESG 경영에 전념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글로벌로 카카오의 무대를 확장하고 기술 기업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수 의장은 이날 임직원 대상으로 글을 올려 “카카오가 오랫동안 쌓아온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회복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을 거듭해 보았다.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던 미래지향적 혁신과, 지금의 카카오 규모에 요구되는 시스템 구현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미래 비전과 포용적 성장을 고민하는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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