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객실 
호텔 객실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전국에서 한 군데 빼고는 전부 소송 중이라는 기사가 있을 정도로 분양형 호텔이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자가 투자자에게 약속한 수익률을 맞춰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한 가운데 최근 제주 경매 시장에서 분양형 호텔이 줄줄이 유찰되고 있다. 분양형 호텔은 호텔 객실을 오피스텔이나 원룸처럼 구분 등기해 객실별로 1억~2억 원에 분양한 후 운영사가 호텔운영을 맡아 투자자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호텔 영업이 잘되면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손님이 적으면 전기, 수도, 도시가스 등 운영비 부담이 투자자들 몫이기에 적잖은 적자를 본다.

분양형 호텔은 지난 2012년~2016년 사드 전까지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숙박업소가 부족한 상황이 되면서 다른 부류의 호텔들과 마찬가지로 호황을 이뤘었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 보복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분양형 호텔 운영자들은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됐고 투자자들은 은행이자 낼 돈이 없어 연체하면서 많은 물건이 경매로 나오게 됐다.

그러나 분양형 호텔은 제주 경매 시장에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부터는 더욱 심해졌다. 전반적으로 호텔 경영 사정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제주시 연동 ‘에어시티호텔’ 한 호실은 감정가 1억8500만 원에 경매로 부쳐져 내리 3번 유찰됐으며 입찰가는 6300만 원으로 낮아졌다. 감정가 2억400만 원짜리 서귀포시 서귀동 ‘FK알레그리아호텔’ 한 호실도 3차례 유찰돼 입찰가가 7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제주 노형동 ‘호텔위드제주’ 한 호실도 2차례 유찰됐고,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더아트스테이제주 함덕호텔’ 한 호실도 3차례 유찰됐다.

이렇듯 분양형 호텔이 경매로 종종 나오지만 외면되는 이유는 낮은 수익률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분양형 호텔에 투자하려면 ‘연 10% 보장’과 같은 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객실 가동률과 공실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수익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관광객들은 신축 호텔을 선호하고 낡고 오래된 시설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투자금 대부분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는 만큼 경매 시에도 철저히 시장을 조사하고 현황 등을 숙지한 후 입찰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분양형 호텔은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투자를 유도하지만, 투자자들이 권리 주체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투자자 개개인이 수익성 악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도 잘 반영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투자자 전체의 의사를 모아 타진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어렵게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문제를 제기한다 해도 운영자가 호텔 문을 폐쇄하면 그만이다. 운영자 본인의 호텔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시 운영자가 적극적으로 대처 및 해결방안을 모색하지 않는 모럴 해저드가 분양형 호텔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분양형 호텔의 경우 운영자가 호텔운영의 권한을 부여받아 급여, 운영비 등을 지출하고 남은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수익구조다. 급여는 운영자 본인이 책정하고 호텔운영에 들어가는 관리비도 운영자가 담당한다.

한편, 최근 분양형 호텔은 경·공매에서 기본적으로 3~5회씩 유찰되면서 가격이 상당히 낮아짐에 따라 낮은 가격으로 낙찰받은 사람들이 단기 숙박인 한 달 월세나 사무실 임대 등으로 수익모델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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