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세계의 메트로폴리스로 부상하고 있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2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품은 도시로 선사시대부터 현재를 망라한 시대별 유적과 유물이 발견돼 오고 있는 곳이다. 한강 물줄기를 품은 서울은 시대마다 위례성, 한산, 한성, 한양, 양주, 남경, 경성 등으로 달리 불리며 삶의 격전지이자 터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지령 1441호부터는 수도 서울 탐방기와 연계 기사로 서울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독자에게 소개할 명소, 명인을 찾아 나서 보겠다. 

서오릉은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에 위치해 있지만 서울 서쪽과 경계를 이루며 은평구 갈현동 구산동 사거리에서 도보로 수분 내면 도착한다. 지역 구분이 무색한 이 주변 맛집도 고양시와 서울시를 넘나들며 한집 건너 한 집 꼴로 자리한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 유산지답게 서오릉을 산책하다 보면 익릉에서 순창으로 가는 길에 멋스러운 노송이 기품을 뽐내고 있다. 피톤치드향으로 정신을 가다듬으며 심호흡을 하기 좋은 힐링 숲이다. 익릉에서 창릉으로 향하는 서어나무길은 약 1,92km로 4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익릉에서 홍릉으로 이어지는 소나무길은 그 길보다는 짧아   약 20분이면 충분했다. 시대상을 반영하는 특유의 멋스러운 운치가 있는 십자각은 노송 군락과 어울리면서 고풍스러우면서도 단아한 멋이 잔잔하게 묻어났다.

서오릉 주변 맛집
제1호 카페 ‘카페 산책’

[사진제공=카페 산책]
[사진제공=카페 산책]

서오릉에서  접근성이 용이한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는다면 단연 ‘카페산책’을 추천한다. 이곳은 오픈한 지 10여 년이 넘는 카페로 서오릉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 약 180평 규모 3층 구조로 2, 3층 창가에 앉아보니 서오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직접 담은 수제차와 카페에서 직접 구워낸 베이커리다. 대추, 레몬, 오미자, 유자 등 제철에 직접 수확한 열매로 청을 담는다. 길게는 숙성 기간이 2년이 넘는 차 종류가 다수다. 에스프레소를 내려 만든 아메리카노와 라테, 카푸치노 종류도 인기 메뉴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이은미 대표는 “워낙 오래된 단골손님을 상대하다 보니 원두 값이 올라도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래도 오랫동안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 집안 사정까지 다 알고 지내는 분들이 많다. 이곳에서 오픈한 지 10년이 넘으면서 강산이 변하는 시간을 지내다 보니 동네의 터줏대감 대우받으며 인사 나누는 손님들과 정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일산칼국수 (서오릉점)

서오릉 주변 산책 후 속을 후련히 다스릴 수 있는 맛집을 찾는 다면 ‘일산칼국수’를 추천한다. 면과 육수의 합일점을 찾은 이곳의 주메뉴는 ‘닭칼국수’다. 물론 닭을 꺼리는 사람을 위한 바지락도 준비돼 있다. 무한 리필되는 깔끔한 겉절이를 돌려 싸 먹으면 그 맛은 갑절이 된다. 다대기가 따로 필요 없다는 말은 겉절이가 본분을 다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겉절이’ 중독 현상으로 일산 칼국수를 찾는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본점은 일산 서구에 위치한 곳으로 한번 맛을 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때가 되면(?) 찾아가게 되는 맛집으로 소문 나 있다. 비 오는 날이면 더욱 발 디딜 곳이 없다. 30분은 기본 대기시간도 예상해야 하는 맛집이다. 주룩주룩 쏟아지는 빗줄기와 면발의 긴밀한 상호작용의 끝장판을 맛볼 수 있다. 담백한 육수와 깔끔한 겉절이가 그리워지는 날은 왜 유독 하늘에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날인지⋯ ⋯. 닭이 아쉬워 리필을 원하는 손님들에게 어김없이 퍼주는 주인장의 인심으로 단골이 늘어간다. 물론 바지락도 리필은 마찬가지다. 가족단위로 단돈 9000원에 푸짐한 인심으로 기분을 맞춰주는 일산칼국수가 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유다. 아이들을 위한 돈가스 메뉴도 준비돼 있으니 가족단위 메뉴는 다 갖춘 셈이다. 하절기 특별 메뉴로 냉콩국수가 준비돼 있다. 

[편집=김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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