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먹거리 육성...사업 밑그림 완성 중
- 차 전장 시장 480조 규모...황금알 거위 되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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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전장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장시장은 480조 규모(2024년 전망)로 평가된다.

이 부회장은 2020년 7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생산 공장을 찾아 MLCC 제품을 살펴본 후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억 원의 투자를 단행하고, 전장을 비롯해 인공지능(AI), 5G, 바이오 등 4개 미래성장사업을 집중 육성해왔다.

-  AR 경험 제공 업체로서 위상 강화

지난 2월1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리서치앤드마켓, 그랜드뷰리서치 등에 따르면 세계 전장 사업 시장 규모는 2024년에 4000억달러(약 480조원), 2028년에 7000억달러(약 84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기차용 e파워트레인 등이 매년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올리는만큼 관련 시장 성장세는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인수한 미국 자동차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은 지난 2월10일(미국 현지 시간) 독일의 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아포스테라(Apostera)’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2017년 설립된 아포스테라는 자동차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 A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AR 솔루션은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보여주는 AR, 영상처리, 센서 기술들을 통해 기존 시스템에 한층 진화된 편의성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아포스테라의 솔루션'은 하만의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디지털화된 자동차 운전 공간) 제품에 적용돼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면서 하만의 전장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콕핏'은 일반적으로 비행기 조종석을 의미하나, 승용차 1열에 위치한 운전석 및 조수석 전방 영역을 통칭하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 및 오디오 등의 차량 운전 편의 장치가 디지털 전장 제품으로 교체되는 추세로, 디지털 전장 제품으로만 구성된 운전석 및 조수석 전방 영역을 간단히 줄여서 ‘디지털 콕핏’이라고 한다.

또 하만은 삼성전자의 5G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5G TCU(Telematics Control Unit, 차량용 통신 장비)를 지난해 출시된 BMW의 럭셔리 SUV 전기차 ‘아이엑스(iX)’에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로부터 삼성전자의 SoC(System on Chip)를 적용한 차세대 디지털 콕핏을 수주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가 가상 회의나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개인 스튜디오 또는 허브가 돼 가면서 고품질의 카오디오 솔루션이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하만의 카오디오 솔루션은 업계 1위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에 출시된 제네시스 GV60과 올해 출시된 G90에 하만의 뱅앤울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기도 했다. 하만은 전장 분야뿐만 아니라 오디오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지속 협업하며 시너지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 삼성-하만, 시너지 가속화 계획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은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 특히 ‘차량 내 경험(In-Cabin Experience)’시장에서 아포스테라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대하며 올해도 실적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만 오토모티브 사업부장인 크리스티안 소봇카(Christian Sobottka)는 보도자료에서 “하만은 항상 차량 내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해 왔다”며, “아포스테라 AR 솔루션은 차량 내 물리적인 환경과 AR을 끊임없이 연결해 소비자들은 차량 내 모든 디스플레이에서 보다 풍부한 AR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 부회장의 전장사업 관련 행보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따라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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