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함게 손을 잡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03. 뉴시스
야권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함게 손을 잡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03.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며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로 가는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7일 합의문 내용을 거절하다가 전격 수용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때 이후로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분의 말을 들었다"며 "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몸을 던져가면서 우리나라를 조금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자 정권교체에 몸을 바친 사람이다. 제 개인적인 어떠한 손해가 나더라도 그 대의를 따르는 게 맞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27일 이후 단일화 성사를 위한 노력'을 묻는 질문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서로 소통을 했다"며 "안 후보님을 그 전부터 뵙고 여러차례 만나고 했으면 서로가 훨씬 더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지 않았겠냐는 아쉬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TV토론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만나서 이런 구체적인 조건이랄 것도 없이 오늘 우리가 공동선언문에서 말한대로 대의를 함께하기로 저희가 결의를 다지고 바로 오늘 아침에 우리 안 후보와 여러분, 국민 앞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고수했던 데 대해선 "이미 여론조사가 가능한 시간은 지났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지난 10년 간 정치권에서 정말로 많은 노력을 했다"며 "그런 과정에서 많은 분들께서 말을 했다. 제가 의원으로서 여러 입법활동을 했지만 그걸 직접 성과를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 했다. 할 만한 기회를 가지지 못 했다. 국민께 체감할 변화를 보여드리지 못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정치를 시작한 일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우리나라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변화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만약 그렇게 되면 오늘 제 결심에 따라서 실망한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제3당으로 계속 존속하며 열심히 투쟁하기를 원하는 분도 많이 계실 거다. 이 자리를 빌어 그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 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반드시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제 실행력을 증명해 그분들께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방금 전 안 후보께서 말한 것을 잘 좀 새겨봐주기 바란다"며 "저희는 제가 안 후보님과 국민의당 관계자분들께 이런 말을 드렸다. '제3지대의 원칙과 소신도 중요하고 정치적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정치개혁에 투신해서 닦은 그 경륜으로 우리 국민의힘과 저와 힘을 합쳐서 국민의힘 철학과 가치의 폭을 넓혀주고 저희와 함께 새로운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함께 좀 노력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마 그동안 해오신 정치 활동과 본인의 철학이 근방일 때 방향을 전환하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며 "지난 27일에 여러분께서 기대했던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것도 안 후보께서 그동안 제3지대에서의 소신 있는 정치 활동을 지지해준 많은 분들의 헌신과 감사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크지 않았나 생각된다. 안 후보와 양당이 서로 합당하면서 국민의힘이 국민의 사랑을 더 받을 수 있게끔 가치와 철학이 확장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사퇴 시점에 대해선 "정해지면 말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었는데 앙금이 남아있느냐"는 질문엔 "저는 별로 관심 없는 이야기에는 귀를 안 기울인다"며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했는지 잘 모른다. 나중에 좀 알려 달라"며 웃어보였다.

'단일화 공동선언문은 누가 작성했느냐'는 물음엔 "선언문은 이제 초안이 있다"며 "그 초안을 새벽에 일어나서 밤새 다듬었고 그것에 대해 윤 후보께서 '고칠 부분이 없다 그대로 하자'고 흔쾌히 동의를 해서 선언문을 읽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행정적 업무를 언급했는데 입각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엔 한숨을 쉬더니 "제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국민께 정말로 도움이 되는 일인지, 우리나라가 한 단계 앞서서 나갈 수 있는 일인 지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며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며 말을 아꼈다.

그는 "우선 선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 정권교체가 중요하다"며 "고개를 드는 순간 진다는 말이 선거에 있다. 단일화를  한 게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게 아니다. 더 겸허하게 노력해서 국민께 다가가 호소를 해야 저희가 선거 승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에서 승리하고 나면 제가 어떤 일로 국민께 보답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지 고민은 그때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제가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지금 현재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인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그래야만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정당이 될 수 있다"며 "일부 작은 기득권 세력만 보호하는 옛날의 모습 정당으로는 정권 교체를 하더라도 다시 실패할 수 있고 또다시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제가 여러가지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우선은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으로 만드는 일에 공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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