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연 회장 장남 (주)한화 등기임원 선임...미래 신사업 진두지휘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한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한화]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 사내이사에 등극하면서 승계 구도 굳히기에 한발짝 더 다가선다.

㈜한화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관련 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했다. 김 사장은 2020년부터 맡아온 전략부문을 이끌며 우주항공 분야 등 미래 사업 전략 수립과 이행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 사장의 등기 임원 선임은 오는 29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이뤄진다.

㈜한화 측은 김 사장의 이사회 선임안건 의결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진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번 김 사장의 그룹 등기임원 선임으로 형제 간 사업 분리가 확실해졌다.

- 업계 "후계구도 또렷해졌다"

김 사장은 지난해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를 맡아 한화그룹 우주사업 종합상황실 ‘스페이스허브’를 지휘하고 있다. 우주사업 분야에서도 ▲스페이스허브-KAIST 우주연구센터 설립 ▲한화시스템의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OneWeb) 투자와 이사회 참여권 확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75t급 엔진 제작 성공 등 눈에 띄는 성과가 났다.

스페이스허브 출범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쎄트렉아이와 함께 합류한 ㈜한화도 지난해 항공우주연구원과 ‘인공위성의 심장’으로 불리는 ‘저장성 이원추진제 추력기(인공위성의 궤도 수정, 자세 제어 등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 개발 협약을 맺는 등 우주사업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방위산업과 민간 우주기술 접목은 세계적인 추세다. 정부도 지난해 ‘우주 방위사업 전담팀’을 신설했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우주로 가는데 군용·민간 기술을 구분하는 건 옛날 사고방식이다. 군용 기술을 민간에 적극 이전하고 때로는 민간 기술을 군에 적용하면서 역량을 모아야 세계 우주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 측은 “이사진 구성을 다양화하고 전문성을 더해 이사회의 역량과 권한이 커졌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하면 김 사장은 ㈜한화 이사회 일원으로서 한화그룹 경영 전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버지 김승연 회장이 현재는 (주)한화의 미등기 임원이지만 최대주주로서 김 사장을 전폭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사장 ㈜한화 사내이사 후보 선임이 되면 오너 일가의 승계구도가 더욱 구체화 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슬하에 3형제를 두고 있다. 그 중 장남인 김 사장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한화의 경영과 방산?에너지 등 제조업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금융 계열사를, 삼남 김동선 상무는 레저 사업을 맡아 경영 삼각편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 삼형제 제조-금융-레저 삼각편대 구축

다만 경영권 승계 작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정리 등 과제가 일부 남아 있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세 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승계할 지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한화 최대 주주는 지분 22.7%를 보유한 김 회장이다.

김 사장은 4.4%, 김동원 전무와 김동선 상무는 각각 1.7%로 미미한 수준이다. 삼형제 지분이 100%(김동관 50%, 김동원·동선 각각 25%)인 에이치솔루션의 지분(4.34%)을 더해도 3형제의 한화 지분은 12%에 그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상장을 준비 중인 한화종합화학이 승계 자금 마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한화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에너지와 합병하며 승계재원 마련 시나리오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아버지 김승연 회장이 아직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아직은 이르다는 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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