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뿐 아니라 예술 장르 전반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해”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미래 전망이 밝은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 주고 있다. 이번에는 큐레이터를 꿈꾸는 10·20대 청년들의 멘토로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갔던 미술관이 인상 깊었어요. 대형 전시였고 주말이라 인파가 많아서 까치발을 들고 작품을 보려고 애썼는데요, 그때 마주친 초상화의 눈동자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그런 눈을 어떻게 하면 담을 수 있는지, 이 그림을 그린 작가는 누구인지 궁금증을 갖게 됐는데, 돌이켜 보면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작품의 아우라를 느꼈던 것 같아요.”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는 이같이 말하며 어릴 때 경험한 그 순간부터 전시 관람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고 취미생활로서 전시 관람을 꾸준히 즐겼다고 밝혔다. 그리고 또 하나의 취미라고 할 만큼 글쓰기를 좋아하는 그는 전시 관람을 통해 얻은 영감들이 그의 감성을 자극했고 소설이나 시를 쓰게 했다고 회상했다.

김 큐레이터는 그러한 것들에 대한 감사함이 ‘내가 그것들로부터 얻은 것들을 천천히 갚아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것들을 대할 때의 설렘과 살아 있는 듯한 이 기분이 단지 한 개인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가치 있는 것으로 확장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순수하게 미술이 좋고 문학이 좋아서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큐레이터로 진로가 정해졌다.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 큐레이터가 되려면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하나요.

▲무엇에든 ‘순수하게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 같아요. 그리고 일단 미술에 관심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 미술뿐 아니라 예술 장르 전반에 대한 이해도도 있어야 해요. 예술은 결국 하나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작품을 읽고 전시에 접근하는 방식을 찾을 때와 전시에 대한 글을 쓸 때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예술 전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통해 창작자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형성하게 되고 예술작품을 읽고 이해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도록 해석할 수 있는 능력도 쌓인다고 생각해요.

- 전시회에서 큐레이터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연륜이 쌓일수록 생각도 변하겠지만 아직 저는 큐레이터가 길라잡이와 교량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전시기획자로서 작가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이나 새롭게 보면 좋을 부분들에 대해서 귀띔해 주고 관람객들에게는 독백처럼 들릴 수도 있는 창작자의 말을 대변해서 예술작품과 사람이 보다 잘 소통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죠.

인간에서 시작되어 인간으로 맺어지는 것이 예술이고, 예술은 인간의 고유영역이기 때문에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인간과 인간 사이의 방향을 잘 잡아주고 소통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전시 기획 및 설치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전시에 지원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인해요. 작가노트에서 표현되지 못한 부분 즉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작품에서는 드러나고 또 작품에서는 간과될 수 있는 부분을 글로 풀어 설명하면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작품과 작가노트 둘 다 꼼꼼하게 살펴요.

그런 다음 작가와 미팅해서 작품과 전시 구상에 대한 이야기와 작가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눠요. 전시 전에 홍보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큐레이터 전시 서문도 그때 맞추어서 나오게 되고요, 서문을 작성할 때 받은 작가노트와 신작 이미지들을 보고 디피 구상을 하게 돼요.

설치할 때는 작가의 작품을 잘 아는 지인들이나 전문적인 기사님을 동반해야 해요. 대작이나 설치작업들의 경우 무게도 나가고 조심히 다루어져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전시라는 것은 일단 시각적인 쇼이자 세련된 발표와도 같아서 보기에 깔끔하고 예쁘게 느껴지고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작가와 상의해서 작품의 배치와 배열을 정하곤 해요.

작가들은 큐레이터가 공간을 잘 안다고 믿기 때문에 질문도 많고 도움도 많이 요청하는데, 그때마다 공간의 관리자로서 공간과 작품의 조화, 작품과 작품 간의 조화, 스토리텔링 등을 고려하여 의견을 제시하고 조언해주기도 해요.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 전시를 기획할 때 어떤 면에 착안해서 아이디어를 창출하나요.

▲작가 스스로 본인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지, 작품이 작가 개인에게만 머무르는 내적인 가치의 단순 ‘표출’은 아닌지, 반경을 넓혀서 여러 사람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은유할 수 있는 ‘표현’이 잘 됐는지를 먼저 생각해요. 예술작품은 본래 아름답기 위해서 탄생한 것이므로 슬픔과 추함에서도 아름다움을 반드시 찾아낼 수 있어요. 슬프기 때문에 감동이라는 아름다움이 깃들 수 있고, 어쩌면 추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단지 그렇게 여겨질 뿐이지 추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요. 또 추한 면조차도 아름다움은 언제나 잠재되어 있기에, 어떻게 하면 작품들과 그 작품들을 창작한 인간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고 조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 것 같아요.

-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힘든 점이나 애로사항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사람이 다 다르듯 작품도 다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에 맞추어 글을 쓰고 디피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게 매번 새롭고 재밌으면서도 긴장이 되곤 해요. 전시 목적이 누군가가 소중한 자신의 이야기들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공감을 얻고 이해받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일련의 과정들을 저 또한 소중히 대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죠.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작가와 함께하는 사람인 저부터 전시의 과정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사랑스럽게 바라보아야 작품들이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자식처럼 다른 많은 이들에게도 사랑스럽게 보이고 감동 또한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번 전시란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느끼곤 해요.

그래도 단순하게나마 애로사항을 꼽자면 설치작업이 밤늦게까지 진행될 경우 퇴근해서까지 걱정을 계속하게 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제가 갤러리에 남아 있지 않고 작가 혼자 설치작업을 할 경우 진행이 잘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고 막힌 부분에서 도움을 주지 못해 시간이 지연될 것이기 때문이에요.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 큐레이터로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전시나 기억에 남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제가 몸담은 갤러리에서 개최했던 전시들 위주로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공모전 당선작가 전시인 것 같아요. 저희 갤러리가 기획한 공모전은 주제와 나이에 제한이 있고 점수가 매겨지며 젊은 신진작가들 위주로 두 달에 걸쳐 개인전이 릴레이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예요.

대부분 개인전 경력이 없다 보니 인터뷰하러 오실 때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개인전 경력이 없어서 뽑히지 않을 줄 알았는데 뽑혀서 기쁘다는 귀여운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있었어요.

1차 서류 심사에 이어 2차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후 작가를 선발하는데, 최종 선발된 작가들과는 거의 반년 동안 함께 알아가며 전시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거의 전시가 처음인 분들과 함께하다 보니 모르는 게 더 많은 만큼 손이 더 많이 가서 한 분 한 분 전시가 진행될 때마다 애 하나를 키우는 기분이고, 전시를 철수할 때는 어디 유학 보내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어떤 작가와 작가의 아버지께서 나중에 다시 또 이곳에서 전시하고 싶다고 했을 때 안도했고 행복했어요. 뭐든 처음이 중요한 법인데, 그분들이 처음 만난 큐레이터인 저를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첫 개인전을 화사한 추억으로 간직하겠다고 약속해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또는 작품이 있나요.

▲특별히 현대미술 작가로는 전소정, 신미경, 도윤희 작가를 좋아해요. 전시 소식을 접하면 꼭 관람하러 가곤 해요. 사실 모든 작품과 작가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저는 예전부터 누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로댕의 <다나이드>라는 작품이라고 얘기해 왔어요. 신화적인 모티프에 의해 제작되었고 비통함과 슬픔의 정서에 매우 유려하게 조각된 여성 신체의 모습이 결합되면서, 볼 때마다 아름다움이 피어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다나이드는 형벌을 받는 중이지만 형벌을 받을수록 항아리에서 쏟아지는 물과 하나 되는 듯한 그녀의 머리칼에서부터 아름다움이 유수하게 흐르고 있어요. 또한 빛을 받음으로써 더욱 희게 빛나는 대리석 재질이 아름다움의 절정을 묘사하는 것 같다고 느끼게 해요.

- 어떤 작품들이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예술적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작품들에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예술적 가치라는 것이 과연 무엇이지’라는….

누군가는 앞에 진정한을 붙이기도 하는데, 진정한 것과 가치 있는 것의 기준이 무엇인지 저는 아직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굉장히 주관적인 것들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기를 바라는데 아직 저는 그 설명 방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게 보다 더 정확한 답변인 것 같아요.

미술사적인 이론에서는 몇 가지 근거를 들기도 하지만 인간이 느끼는 아름다움과 감동, 하물며 취향과 재미를 느끼는 부분까지도 저마다 다 다른데 제가 개인적으로라도 ‘어떤 것이다’라고 단정 지어 버리면 스스로 시야를 좁히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은 여지를 많이 남기고 싶어요.

- 작품 감상 시 어떤 점에 포인트를 두고 감상하는 것이 좋은가요.

▲현대미술의 경우 작가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필요하고 고대 중세 근대미술의 경우에는 미술사적인 지식을 활용하면 작품 감상이 풍부해져요.

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가이드를 듣지 않는 편이에요. 마치 해답지를 먼저 보고 문제를 푸는 것처럼 자유로운 생각과 상상을 저해하고 이해가 국한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일단 아무것도 듣지 않은 채 작품을 시각적인 그 자체로만 받아들인 후에 설명을 곁들이면서 자신의 여러 감각과 대화하듯 감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요즘 미술 전시 트렌드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일상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현실로부터의 도피나 편하고 직관적인 것들을 선호하게 되었어요. 이에 따라 느리고 묵직하고 엄숙한 것들보다는 기술과 결부되거나 눈에 확 띄는 강렬한 것들로 관람자를 순간적이고 빠르게 집중시키는 작품들이 주류인 전시들이 호응을 얻는 것 같아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아트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미술의 시장성을 겨냥한 전시가 호재이고 여기저기서는 메타버스 전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 미술 분야에서 한국의 세계적 지위는 어떻게 되나요. 또한, 그 세계적 지위를 가늠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문화예술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처럼 아직 ‘어느 수준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다만 간접적인 소식을 통해 파악해 보면 한국의 세계적 위상이 이전보다는 높아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며 예술도 다원화하고 진화함에 따라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해요. 단편적으로는 전시의 해외 수출이 활발해지고 인상주의에 한정된 것이 아닌 다양한 사조의 전시들이 수입되고 있다는 점, 나아가 한국 근현대 화가들의 작품이 주목을 받으며 값비싸게 책정된다는 점이 한국의 위상을 높인 가늠 기준이 됐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우리나라 미술이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부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외로부터 한국미술이 인정받기 위해 힘쓰는 것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한국미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확립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봐요. 예를 들어 번역할 때 외국어보다는 한국어를 더 잘해야 윤택한 번역이 가능하고 비교문학을 공부할 때에도 한국문학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앞서야 하듯이, 먼저 한국미술의 현주소에 대한 객관화와 관심 및 애정이 필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 화가들이 예술가로서 성공하려면 어떤 점을 극복해야만 하나요.

▲재능도 중요하지만 재능보다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버티고 견뎌내는 힘과 그리고자 하는 정신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화가로서 성공한다는 것이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거나 미술계 유명인사가 되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오랫동안 꾸준히 지치지 않고, 설령 지치더라도 다시 계속할 수 있도록 결심하게 만드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 성공한 화가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무엇이든 창작하며 살아가야 찌들지도, 빛바래지도, 늙지도 않거든요. 창작 속에서 살아 있는 기분을 느끼는 존재일 수 있는 것이지 성장을 멈추면 그 순간 수명을 다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천재적 재능이라는 것은 워낙 예민하고 재기발랄하기 때문에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몰라서 위험하다는 생각이에요. 그렇지만 한 인간에게 주어진 천부적 재능은 무던한 삶을 진행하게 하는 자아로도 작용하므로 무엇이든 계속해 보겠다는 의지가 훌륭한 예술가로서의 성장을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 큐레이터로 활동하시면서 삶을 활기차고 뿌듯하게 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수줍어서 저한테 말로는 다 표현 못 해도 우리가 좋은 인연임을 확신하게 만드는 순간들이 분명 있다고 느껴요. 사람에서 시작되어 사람이 잇고 사람으로 맺는 일 즉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아무래도 작가들에게나 갤러리를 방문하는 분들로부터 “큐레이터님 덕분에”라는 말을 들을 때는 그 말 덕분에 그날 하루가 포근해져요. 또 매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남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고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워나갈 수 있다는 점이 제 삶을 생기 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 앞으로의 꿈이나 희망사항,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원대한 포부 같은 건 없어요. 그렇다고 인생을 흘려보내듯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계획 많은 사람은 피곤하다는 것을 알기에 단지 제 눈앞에 놓여 있는 일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잘해 나가고 싶어요. 무엇이든 급급한 마음으로 신속하게 처리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배우고 체득해서 온전한 제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고요, 잘 쓴 글보다는 좋은 글을 쓰고 싶어요. 아는 척 잘난 척하지 않고 겸손하게 다가가서는, ‘세상에는 분명 당신과 닮은 그리고 당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위로가 되는 글을요. 그래서 작가들과 관람객이 ‘감동이었다’고, ‘사람을 달콤하고 사랑스럽게 만들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글’이라고 살며시 건네주는 말을 계속 듣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큐레이터를 꿈꾸는 1020 청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그저 좋아서 시작하게 된 일이지만 과거에는 현실이라는 벽이 막막해서 겁을 먹고 잠시 물러선 적도 있었어요.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니까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고요, 세상에는 꿈꿔왔던 완벽한 직업이라는 것도 없어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게 있는 법인데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덕업일치를 반대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저는 조금이나마 흥미가 있는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한 번은 꼭 해 보고 싶었어요. 사람은 저마다의 때와 잘하는 것이 꼭 있는 법이니까 당장의 주변 시선과 분위기에 휩쓸려 조급해할 필요가 없어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하고 싶다면, 그래도 해봐야겠다면, 그저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어요. 사람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사랑할 권리와 용기가 있으니까요. 우리는 살아 있는 기분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존재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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