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여회(충암고 여의도모임) 급부상...재벌 빅3 총수와는 ‘악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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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윤석열 재계 인맥’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스 기질’이 강한 윤 당선인은 법조계 외에는 다른 분야 경험이 없지만 여러 분야에서 꽤 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자가 검찰 재직 당시 기업인 수사를 관여했던 만큼 경제인과의 악연도 주목된다. 재계는 윤 당선인에 대한 긴장과 기대를 함께 드러내고 있다. 또한 충암고·서울 법대 인맥 찾기에 분주하다.  

- 손경식(CJ)·옥경석(한화)·이기흥(신한생명) 등 경제인 측근 분류  
- 이재용·정몽구·최태원 기소로 ‘악연’…정치 입문 후 친 기업 행보


재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인맥 핵심은 충암고와 서울대 인맥으로 나뉜다. 윤 당선자는 충암고(8회) 서울대 법대(37회)를 졸업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충암고는 명문학교로 알려지며 이곳 출신이 법조계는 물론 경제계, 학계, 금융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 충암고 여의도 모임 ‘충여회’ 관심 쏠려 

특히 금융권에서는 이른바 충여회(충암고 여의도모임)를 비롯해 윤석열을 지지하는 110인의 금융인 모임 등이 눈에 띈다. 충여회는 2005년부터 50여명 안팎의 충암고 출신 여의도 증권, 운용 등 금융권 출신 선후배들로 구성된 친목모임이다.

대표적인 충여회 멤버로는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조재민 신한운용 대표, 정환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김경배 전 금융투자협회 본부장 등이 꼽힌다. 현재 조철희 아샘자산운용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다.

옥경석 한화정밀기계 대표이사와 이기흥 신한생명 DB마케팅그룹 부사장도 윤 당선인의 재계 측근으로 알려진다. 옥 대표이사는 충암고(6회) 후배다. 그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류션총괄 메모리지원 팀장 상무보, DS부문 경영지원 실징 겸 지원팀장 부사장 등을 역임한 후 2016년 한화그룹에 전격 영입됐다. 
이기흥 부사장은 충암고 11회 졸업생이다. 그는 2004년부터 푸르덴셜생명보험 시스템 개발팀장과 상무를 거쳤다. 2014년 ING생명 운영본부 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20년 신한생명에 둥지를 틀었다. 

김태준 아워홈 사장은 1986년 제일제당에 입사해 식품연구소장,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지냈다.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는 동생인 배우 차인표와 함께 충암고 출신이다. 차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SK텔레콤 IoT사업부문장과 DT(디지털 트렌스포매이션) 추진단장 등을 지내고 2019년 9월 CJ에 영입됐다.

또한 최영무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 전준영 삼성전자 DS부문 구매팀 팀장(부사장), 서정곤(60) 부산롯데호텔 대표이사 전무 등이 충암고 인맥으로 분류된다. 전준영 삼성전자 DS부문 구매팀 팀장(부사장), 서정곤 부산롯데호텔 대표이사 역시 충암고 출신이다.
윤 당선인의 고교 인맥인 박종구 초당대 총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동생이다.

윤 당선인은 손경식 CJ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는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손 회장과 윤 당선인은 후보 출마 후 여러 공식 행사에서 만나 교류했고,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재계 단체 중 경총을 가장 먼저 만났다.

- '재계저승사자'에서 ‘재계파트너’ 탈바꿈 기대

윤 당선인은 재계 총수와의 악연으로도 연결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재계 빅3 총수가 과거 윤 당선인 검찰 재직 시절 수사 대상에 오른 바 있다. 윤 당선인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혐의 수사를 주도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에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 기소했고, 삼성물산 합병 찬성 압력을 넣은 혐의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소환, 사흘만에 구속하기도 했다.

- 법조계 외에는 다른 분야 경험 없지만 꽤 넓은 네트워크 구성
- 재계, 긴장·기대감 교차...충암고·서울 법대 인맥 찾기 분주


2006년에는 비자금 문제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당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근무하던 윤 당선인은 현대차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했으며 대검 중수부에 파견돼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를 이끌었다. 윤 당선인은 당시 검찰 수뇌부가 정몽구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고심하자 "법대로 해야 한다"며 사직서를 제출, 구속영장 청구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 선 2012년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던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계열사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윤 당선인은 검사시절 기업 수사를 많이 했던 만큼 일부러 기업인들과 친분을 쌓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윤 당선인의 별명이 '재계 저승사자'였다. 하지만 대선 후보가 된 후부터는 재계와의 소통을 늘려왔다. 이에 재계에서는 윤 당선인이 ‘규제혁신과 시장 자율’ 등을 약속하며 친 기업 행보를 보였던만큼 향후 재계와의 소통을 강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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