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국민연금 '등기이사 부적격'결론...고액 연봉 지적까지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지난 3월25일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것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장 부회장은 2015년부터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주총에 앞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장 부회장은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반대했지만, 장 부회장 재선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취업제한 상태에서 미등기 회장(상근) 재직...조치 취하지 않아 논란
 - 국민연금 반대 뚫고 사내이사 재선임...장세주 회장 고액 연봉 주장도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장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두고, 형인 장세주 회장의 위법 행위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는 등 '선관주의 의무 이행에 관한 우려'를 표하며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 측이 주총에 앞서 배포한 '동국제강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자료에 따르면 동국제강 전 대표이사인 장세주 회장은 2005년께부터 약 10년간 '파철'의 무자료 거래를 통해 회삿돈 약 88억 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등으로 징역 3년 6개월의 처벌을 받은 후 2018년 4월 가석방 됐다. 

[[대표이사로서 역할 낙제점 주장 ]]

법무부 법령에 따라 특정경제범죄법 제 14조 1항에 의거해 징역형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시점부터 시작해 징역형의 종료일로부터 5년까지 회사에 취업이 제한된다. 그러나 장세주 회장은 가석방 후 곧바로 동국제강의 미등기 회장(상근)으로 재직했다. 더구나 취업제한 상태에서 고액보수(2020년 41억 원)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장세주 회장이 법령상 취업제한에도 불구하고, 미등기임원으로 상근 재직할 수 있는 이유와 관련해 연구소 측은 "그룹 전반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지배주주이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한다. 연구원 측은 "장세욱 후보는 인사권한을 갖고 있는 대표이사로서 특정경제범죄법의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장세주 회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라며 "(그러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장 회장은 상근 회장으로 재직하며 내우 높은 보수를 수령했다"며 자질 부족을 지적했다. 

이어 "(장세욱 부회장은)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는 회사의 이익에 충실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지배주주와 회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 당연히 회사를 위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장세욱 부회장은 장세주 회장에 대한 인사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했다. 

따라서 장세욱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한다고 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도 장세욱 대표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 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주총 안건 중 위원회에 부의된 사내이사 장세욱 선임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감독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반대’ 한다"고 밝혔다. 

앞서 동국제강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철강사와의 담합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30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동국제강은 과징금 등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을 통해 최종 기각됐다.

얼마 전인 지난해 2월에도 공정위는 동국제강을 포함한 7개 제강사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철근 등 제강 제품의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구매 기준가격의 변동 폭 및 그 시기 등에 관해 담합한 사실을 인정하고, 시정명령과 총3000억 원(동국제강 약 49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 주주들 장 부회장 여전히 신뢰 

그럼에도 동국제강 주주들은 이번 주총에서 장 부회장의 리더십을 지지하며 재선임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장세욱 부회장이 그간 총수 부재를 비롯한 회사 경영난 속에서도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흑자전환을 이끄는 등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장 부회장은 주총에 참석해 주요 경영성과를 기업설명회(IR) 방식으로 발표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했다. 회사경영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주주와 소통 강화를 위해 2016년부터 시행한 방식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6조8617억원, 영업이익 7851억원, 당기순이익 3013억원, 부채비율 118%, 신용등급 상향 등 경영성과를 이뤘다. 장 부회장은 영업보고에서 ‘스틸 포 그린’(Steel for Green) 전략에 맞춰 친환경 철강체제 전환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동국제강은 탄소 배출량 절감에 탁월한 전기로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회사”라며 “전기로 기술 고도화, 친환경 컬러강판 생산공정 구축, 친환경 제품 확대 등으로 미래 철강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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