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윤석열 당선인은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최초로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대선으로 직행해 곧바로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르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정치권에서 오랜 시간 기반을 닦으며 세를 모아 대선에 도전했던 기존 대권주자들과는 달리 윤 당선인은 정치적 세력 없이 장외 0출신이면서도 정치 입문 8개월여 만에 초고속으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 때문에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그의 인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의 사람들을 보면 향후 5년 동안 윤석열 정부의 핵심 요직에서 주요 정책을 좌지우지할 파워맨들도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18.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18. 뉴시스

- ‘대통령 만들기일등공신, 인수위 핵심 인사들 ‘새정부파워맨 등극 전망
-  MB계 윤핵관부터 이마팀까지윤석열의 사람들면면에 관심 집중

문재인 정부가 마감하고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파워맨들은 누구일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34일 검찰총장 임기를 4개월여 남겨두고 중도 사퇴한 이후 629반문재인깃발을 들고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해 115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대선후보로 선출됐으며 3·9 대선에서도 승기를 거머쥐었다.

정치 신인 윤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만든 친윤 인사들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원들이 새로운 정부의 핵심 인적 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의 인맥은 크게 과거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던 MB계와 윤 당선인의 대선 출마 초창기인 이마빌딩 캠프 시절 멤버들로 나눌 수 있다.

MB계 화려한 부활윤정부 신흥세력부상

우선 MB계로는 대표적으로 지난 2007년 이명박 캠프 외곽 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출신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을 꼽을 수 있다. 장 실장은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 캠프 종합상황실장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으로부터 윤핵관’(윤 당선인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되면서 견제를 받자 백의종군을 선언하기도 했다. 대선이 임박해서는 윤 당선인으로부터 전권을 받아 국민의당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인수위원장과의 단일화 협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되고 있는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도 선진국민연대 출신이다. 권 의원은 검찰 시절 윤 당선인의 선배였으며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죽마고우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 권 의원의 지역구이자 윤 당선인의 외가가 있는 강릉에서 윤 당선인과 권 의원이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권 의원은 친윤실세임을 입증했다. 당시는 윤 당선인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이었으며 국민의힘 내 친윤그룹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던 시절이다. 권 의원은 선대위가 해체되고 선대본부로 개편되기 이전에 당 사무총장직과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직을 맡았었다.

장제원·권성동 의원과 함께 윤핵관으로 꼽히는 윤한홍 의원은 MB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윤 의원은 전략기획부총장과 선대위 당무지원본부장을 맡고 있었으나 지난 1월 초 국민의힘 내홍 과정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권성동 의원과 함께 당직에서 사퇴했다.

윤 당선인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부터 전폭적 지원을 해왔던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이명박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MB계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 부의장은 충청대망론을 띄우며 일찌감치 윤 당선인의 정계 진출 분위기 조성을 주도했다. 정 부의장은 지난해 6월 윤 당선인의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도 20여명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함께 참석했다. 또 당선인 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은혜 의원은 MB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MB계 현직 국회의원 이외에 과거 이명박 정부와 청와대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다수 인수위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MB들의 귀환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외교안보 분과 간사인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 같은 분과 김태효 전 대통령전략기획관,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인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 등이 그들이다.

또 윤 당선인의 특별보좌역에 임명된 권택기 전 의원도 MB계 인사다. 권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 정무기획팀장, 2012년 특임장관실 특임차관을 지낸 바 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장제원 의원, 뉴시스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장제원 의원, 뉴시스

윤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 출신 인사들도 일부 인수위원으로 기용하기도 했다. 경제1 분과 간사인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경제비서관으로 근무한 바 있다. 사회복지문화 분과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통상 인수위에 참여했던 주요 인사들이 정부 출범 후 청와대와 내각에 대거 입성해왔다는 점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파워 인맥이 된 MB계가 새 정부의 신흥 최대 계파로 자리매김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야당 신세로 전락하게 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2MB정부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소영 비상대책위원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곽을 갖춰나가고 있는 윤석열 인수위에 대해서 미래비전은 보이지 않고 지난 보수정권의 인사들을 재규합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MB 정부 출신 인사들이 빽빽하게 포진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비대위원은 이는 윤 당선인의 핵심 측근 그룹인 윤핵관으로 거론되는 인물의 상당수가 친 이명박계 정치인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윤핵관의 입김이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핵관 정치인들이 보여주었던 구태가 향후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서 그대로 나타나지 않을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 구성을 보아하니 윤석열 정부는 가히 2MB정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MB 사면 요구는 당연한 수순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공적 권력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는 일만은 없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초창기 멤버 이마팀정부·청 활약 전망

또 윤 당선인은 정계 입문 초창기인 광화문 이마빌딩에 꾸렸던 대선 캠프 시절 멤버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역시 윤석열 정부와 청와대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초기 캠프를 총괄하는 역할을 했으며 윤 당선인의 대선 출마 선언식과 국회 소통관 기자실 방문 등에도 함께 했다. 이 전 실장은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경선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에는 특별고문을 맡아 각종 현안에 대해 조언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KBS 기자 출신인 김기흥 부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정계에 뛰어들자마자 현장 수행을 함께 했고, 인수위에서도 부대변인에 임명됐다. 우승봉 공보부단장은 캠프 실무진의 중심축 역할을 하며 윤 당선인의 신임을 받았고, 중앙일보 정치부장 출신 이상일 전 의원은 경선 당시 캠프 공보실장 역할을 하며 윤 당선인을 도왔다.

김앤장 출신인 최지현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기 이전에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 부대변인을 맡았다. 대선 기간 윤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전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부 출범 이후에도 김씨를 보좌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인수위에서는 수석부대변인으로 임명됐다. 김진태 전 의원 비서였던 장경아 공보팀원도 초창기 이마팀에서 공보업무를 맡아 윤 당선인의 언론과의 소통을 도왔다.

이와 함께 인수위원회 서울대 라인이면서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의힘 내에서 친윤실세로 등극한 인물들도 빠뜨릴 수 없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은 모두 윤 당선인과 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자 같은 검사 출신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당 내홍이 심화되자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권 부위원장을 선거대책본부장에 임명한 바 있다. 권 부위원장은 한덕수 전 총리 등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대선 경선에서 윤 당선인과 경쟁했던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경선이 끝난 이후에는 정책본부장을 맡아 대장동 개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반이재명여론을 주도했다. 원 위원장의 입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들이 실체를 드러내고, 대선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감지되면서 윤핵관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윤 당선인의 의사 결정에 당의 공식 조직이 아닌 비선 그룹이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대선 이전부터 윤핵관논란이 뜨거웠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출범 후에는 윤핵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하며 축하를 받고 있다. 2022.03.10.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하며 축하를 받고 있다. 2022.03.10. 뉴시스

윤핵관 전면 나서자 견제구필요성 대두

김무성 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의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서 소위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권성동, 장제원 같은 의원들은 인수위가 끝나는 대로 뒤로 물러나야 한다압도적 여소야대 상황인 만큼 거국 중립 내각을 구성해야만 윤석열 정부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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