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 안 좋은데 내부 악재까지"...개미들 '어쩌나'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코스닥 부실기업의 상장폐지 공포가 개미투자자들을 울게 하고 있다. '상장폐지'는 주식의 가치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이들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도 악화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시름은 더 깊다. 일부 기업에서는 주가조작, 횡령사고 등 내부 악재도 발생해 당국의 수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올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회사는 38개사다.  

- 코오롱티슈진, 신라젠, 오스템임플란드, 세영디앤씨등 38개사 상장 폐지 위기
- 뚜렷한 해법, 개선 방안도 없어...무턱대고 정부 탓만 할수도 없는 노릇


"신라젠 기업심사 재심의를 요청합니다" 지난 1월 국민청원에 올라 온 글이다. 청원인은 "지난 거래정지 중에도 거래재개될거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며 지내왔다"며 "(그런데)결과는 상장폐지. 너무나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며 결과의 참담함을 토로했다. 이어 "신라젠 주주들은 너무나 억울하고 피 눈물 납니다. 거래소가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충족했고 임상에서도 순조롭게 진행중에 있습니다"라며 "재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도록 많은 동의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이 글은 2775명의 동의를 얻었다. 

- 상장폐지 피해는 결국 투자자 몫...억울함 토로

또 다른 청원인은 '한국거래소는 신뢰를 잃었습니다. 그들을 반드시 감시해주세요(신라젠 상장폐지 관련)'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거래소의 무책임한 상장으로 인해 신라젠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 17만 명과 그들의 가족들이 고통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거래소를 향한 원망을 드러냈다.  

신라젠은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간암 치료제 '펙사벡'이 주목받으며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지만 '펙사벡'이 임상중단 권고를 받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이후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5월 거래정치 처분을 받았다. 

신라젠의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의 몫이 된다. 2020년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즈는 17만4186명이고 주식 수는 6625만3111주(지분율 92.60%)에 달한다. 소액주주의 주식 가치는 8016억 원에 이르며 개인주주 비율로는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주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자금관리 직원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직후 상장적격성(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로 지난 1월3일 주식거래가 중단됐다. 이 회사 직원 이 모씨가 회사 자금이 들어있는 계좌에서 본인 명의의 증권계자로 2215억 원을 이체한 뒤 주식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지난해 9월 말 3만8536명 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9989명)과 50대(8967명) 주주가 가장 많다.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만9856명으로 총발행주식수의 55.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일 코스닥시장본부는 '스포츠서울'에 대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상장폐지로 의결했다. 

골관전염치료제 '인보사' 성분 변경 여부를 두고 품목허가 취소 처분으로 홍역을 치른 '코오롱티슈진'에 대해서는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추가됐다고 공시했다.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발생했다는 것.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3년간 두 번 세전 손실 규모가 자본금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한 번 더 발생하면 상장폐지 요건이 된다. 이와 별개로 진행되는 전직 임원 횡령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오는 9월말 심질심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 수는 6만1638명 이다. 이들은 코오롱티슈진 지분 35%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 중이다. 

- 2021사업연도 상장폐지 사유 및 기업, 어디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3년 연속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6개사는 이미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그 외 32개사는 이의신청에 따른 개선기간 부여, 기심위 심사 등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가려진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달 31일까지 접수된 ‘2021사업연도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를 심사해 ▲ 상장폐지사유 발생 38사 ▲관리종목 신규지정 24사 ▲지정해제 20사 ▲투자주의환기종목 신규지정 31사 ▲지정해제 20사 등을 시장조치 했다. 

제공 : 한국거래소
제공 : 한국거래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한 회사(18社), 2년연속 상장폐지 사유 발생 (14社), 3년연속 상장폐지 사유 발생 (6社) 등이다. 이들 회사들은 감사의견 거절 사유가 가장 많았으며 한정(범위제한) 등을 받은 회사들이다.    

한프, 현진소재, 세영디엔씨, 에스에이치엔엘, 아리온, 한국코퍼레이션 등 3년연속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6개사의 경우 지난해부터 열린 기업심사위원회를 통해 이미 상장폐지가 결정된 바 있으므로 추가 절차는 진행되지 않는다. 인드로메딕, 베스파, 지나인제약, 바른전자 등 18개사는 신규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들 기업은 이의 신청 후 내년 4월1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는다. 인드로메딕, 베스파, 지나인제약, 바른전자 등 18개사는 신규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들 기업은 이의 신청 후 내년 4월1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는다.  

제공 : 한국거래소
제공 : 한국거래소

일각에서는 상장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목받는 상장폐지 기업 일부에서는 경영진 및 임직원의 횡령·배임 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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