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 불똥...산은, 새 주인 찾는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KDB생명보험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 네번째 불발이다. 최근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으로 지정되면서 KDB생명의 예비인수자인 JC파트너스가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을 잃은 것에 대한 결론이다. 업계는 이번 매각 실패는 JC파트너스의 결격 사유가 명확했던만큼 산업은행 또한 새 주인 찾기에 무리하지 않고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산은, JC파트너스와 매매계약 해제

20일 업계와 산은에 따르면 KDB생명의 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KCV PEF)가 JC파트너스에 주식매매계약(SPA) 해제를 통보했다. KCV PEF는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2010년 공동 설립한 사모펀드로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옛 금호생명을 인수해 KDB생명으로 사명을 바꿨다.

산은은 보도자료를 통해 KDB생명 매각 무산에 대해 설명했다. 대주주 JC파트너스가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JC파트너스가 보유한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MG손해보험의 올해 2월말 기준 부채가 자산을 1139억 원 초과함에 따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상 부실금융기관 요건에 해당됐다고 보고 있다. MG손보는 지난해 연말까지 유상증자 300억 원 등 올해 3월까지 총 1500억 원 규모의 자본촥충 계획을 당국에 제출했지만 이행하지 못했다. 이에 따른 불똥이 대주주에게 튄 것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부실금융기관의 대주주가 새로운 금융 기관을 인수하는 것이 금지 돼 있다. 결국 JC파트너스는 KDB생명 대주주 자격 변경 승인 요건을 갖출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신용평가는 'KDB생명보험의 대주주 변경 무산 가능성 관련 한국신평가의 의견'보고서에서 "JC파트너스는 보험업법에서 요구하는 보험사의 대주주 자격 요건을 미달하게 되었고 한국산업은행과의 주식매매 계약은 파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다만) 대주주 자격 요건의 예외사항을 고려할 때 대주주 자격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하여 추후 한국산업은행 및 동사에서 공식 발표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주식매매계약의 파기 및 매각 지속 여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한국신용평가 "우려 목소리 내 놔"

한국신용평가는 KDB생명 신용도 재검토 계획을 밝히면서 "대주주 변경 절차확정에 따른 계열의 지원가능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계열의 지원가능성은 지원주체인 한국산업은행의 지원의지와 지원능력을 고려하여 판단한다"며 "추후 한국산업은행의 동사에 대한 추가적인 매각 시도가 나타날 수 있으며, 당사는 이를 반영하여 계열의 지원의지를 판단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 일부 발제
한국신용평가 보고서 일부 발제

한국신용평가는 "동사의 자체신용도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동사는 낮은 보험영업 수익성과 이차손 부담 으로 자체적인 자본유지 능력이 열위하다"라며 "대주주 변경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보험영업이 위축되고 재무건전성 관리능력도 약화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산은은 2020년 JC파트너스를 KDB생명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그해 말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KCV가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의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액은 2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산은이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KDB생명 인수 당시 투입했던 자금만 6500억 원 규모라는 점에서 '헐값 매각'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었다. 산은은 2014년부터 2016년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다. 지난해 말 JC파트너스와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번에도 무산됐다. 

산은 관계자는 매각 무산 발표와 함께 배포한 자료에서  “KDB생명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재매각 추진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