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광산매각 철폐 등 해외자원개발 정책 재검토해야"

[팩트 요약]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 광산 매각 시 우리나라 자원개발률이 급락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추진해 온 해외 광산 매각의 중단은 물론 정책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 광해광업 공단법에 따라 해외 광산의 매각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우리나라 자원개발률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원개발률은 수입 자원 총량 대비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확보한 자원의 비율을 뜻한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해외 광산이 흑자로 전환돼 더 이상 매각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일요서울은 해외 광산 매각과 자원개발률 비례 논란에 대해 검증해본다.

- 2021년 28.6%에서 2024년 21.3% 수준으로 떨어져 '우려'
- “자원개발은 안보와 직결된 만큼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검증내용]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된 해외자원개발은 노무현 정부 때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해외자원개발을 정책 우선순위로 두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다만 실적에 비해 무리한 투자로 인해 막대한 손실과 공기업 부실로 이어져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신규 투자가 멈췄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해외자원개발을 '적폐'로 낙인찍어 해외 광산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다 최근 중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문 정부에서는 광물 원자재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광물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지만 현행 광해광업 공단법 상 공단의 주요 사업으로 '광업과 관련된 해외 투지 사업의 처분'만을 규정하고 있어 공단은 이들 광산의 매각 절차를 이행했었다. 특히 과거 방만했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구조 조정한다는 명분으로 해외 광산을 매각했다.

실제 광해광업 공단은 지난해 9월 삼성증권·로스차일드 컨소시엄과 암바토비 광산의 매각 주간사 선임 용역 계약 체결을 완료했고 지난달부터 나라브리 유연탄 광산의 매각 자문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3월 해외 광물 자산의 전량 매각 방침을 발표한 후 한국광물 공사(현 광해광업공단)는 26개 해외 자산 가운데 11개 자산을 매각했다. 특히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 광산은 투자 원금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팔아 치웠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원자재 대란이 터지자 국내 경제와 기업들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아야 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 광산 의무 매각 규정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해 해외 광산 의무 매각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본지가 한무경 의원실을 통해 받은 주요 사업 연도별 영업실적(최근 5개년) 및 채굴 기대량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파나마 코브레 파나마 구리 광산, 멕시코 볼레오 구리 광산,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 광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2억 800만 달러(약 1조 4600억 원)였다. 이 중 암바토비 광산과 코브레 파나마 광산은 각각 진출 15년, 12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암바토비 광산은 지난해 5억 6000만 달러, 코브레 파나마 광산은 7억 5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두 광산 모두 전년의 적자에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적자에서 허덕인 볼레오 광산도 적자 폭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들 광산의 국내 지분이 작게는 10%에서 크게는 90%까지 된다는 점에서 광해광업 공단의 재무 구조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 정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만큼 민간의 참여와 정부 지원으로 무너진 해외자원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는 지난 6일 "해외자원에 대한 소극적 정책 기조가 지속되면서 관련 투자가 많이 감소했다"며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조력하는 해외자원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자원 안보 관련 내용을 포함한다고 했다.

김기흥 인수위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공 중심 자원 조달에서 앞으로는 민간 중심의 투자지원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며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으로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요가 증가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자원 무기화 등 에너지 수급 불안전성이 심화해 민간 중심의 해외자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원자재 대란의 파고를 넘기 어렵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파악한다. 


[검증자료]
- 동아일보 [사설] 해외자원개발 재시동… 정치 끼면 李·朴·文 실패 반복된다
- 한무경 국회의원 보도자료
- 주요 사업 연도별 영업실적 및 채굴 기대량
- 중장기 자원개발률

[검증 결과]

해외 광산 매각 시 우리나라 자원개발률이 급락한다는 주장은 현재로서는 '대체적으로 사실'이다.

한국 광해광업 공단법 개정으로 해외광산이 매각될 경우 우리나라 자원개발률은 2021년 28.6%에서 2024년 21.3%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 아울러 원자재 대란으로 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해외광산은 흑자전환하고 있다. 한국 광해광업 공단은 구리, 니켈 등 주요 광물 가격 인상과 해외투자 사업 개선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의 2020년도 통합 전 매출액 합산치보다 6935억 원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은 2020년 1조4643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미매각 또는 국내 매각 시 27.0%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5.7%포인트 차이가 난다. 한 의원은 “자원 개발은 안보와 직결된 만큼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광물이 떠오르고 있는 만큼 중단된 사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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