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내수시장 판매 기준 실적 3위… 월평균 8000대 판매량 이어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쌍용자동차의 매각을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는 여전하다. 그간 쌍용차의 재도약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또 한 번 쌍용차에 물을 끼얹었다. 반면 차기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목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오히려 쌍용차 정상화 지원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의 양호한 실적이 이어지는데다 내달 신형 SUV J100 출시도 예정된 만큼 긍정적 기류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남아있는 임기에도 불구하고 차기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발언에 완성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 2일 산업은행이 주채권 은행으로 있는 10여개의 대기업 구조조정 및 경영실적 개선 등을 포함한 지난 5년간 산업은행의 성과를 밝히는 자리에서 쌍용차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동걸 회장은 ‘왜’ 쌍용차만 갖고 그래
이동걸 회장은 이날 쌍용차의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법원을 향해서도 ‘결단’을 언급하며, 따가운 눈초리를 보냈다. 그는 쌍용차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에 “회생법원이 관리하고 있어 산업은행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일각에서 쌍용차를 위한) 산업은행의 지원을 기대하는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산업은행은 지속 가능한 사업의 가능성을 보지만 아쉽게도 우리 판단은 쌍용차는 본질적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라며 “지속 가능한 사업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자본금의 지원만으로는 회생이 불가능해 회생법원이 결단을 내려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가 회생 절차에 들어가던 지난해 4월 내부 임원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임금 20% 삭감에도 쌍용차를 향해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이동걸 회장은 당시에도 “잠재적 투자자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쌍용차는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라”고 요구했다.
이는 앞서 이동걸 회장이 지난해 1월 쌍용차의 단체협약 3년 단위 연장과 쟁의 행위 중단을 조건으로 내걸고 “흑자 전까지 (쌍용차가) 일체의 쟁의행위 중단 및 단체협약을 1년에서 3년 단위로 연장하라“며 그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덕수 총리 지명자, 쌍용차 지원 가능성 up
반면 차기 정부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쌍방울, KG그룹, 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 및 이엘비앤티 등 4곳의 참여도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현상 등을 높게 평가하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쌍용차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업계가 해외 경쟁력 확보와 친환경차 중심의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설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의) 회생절차 상황을 지켜보면서 지역 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과계부처 등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한덕수 후보자가 쌍용차 매각 실패에 따른 지역경제의 파장과 5만 소액주주 및 20만 노동자 등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향후 범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거래중지’ 쌍용차 당분간 지켜본다
현재 거래중지 상태에 있는 쌍용차가 거래재개에 들어갈지 상장폐지에 들어갈 지를 두고 업계에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이 ‘거절’로 나오면서 상장폐지의 길을 걸었고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런 가운데 우선협의대상자로 나섰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의 문을 활짝 열어주길 바랐으나, 잔금 이행의무를 지키지 못해 정상적인 인수 절차가 진행되지 못했다. 이후 쌍용차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의 위기에 처했고, 이번에는 노동조합이 사측과 손잡고 일어섰다.
노조는 “쌍용차의 주요 경영현안에 대한 불투명성이 상당히 제거되고 기업 가치 향상에 따라 경쟁력 있는 인수 후보사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추가 개선 기간을 부여해 달라”고 한국거래소에 탄원서와 청원서를 제출했다. 쌍용차 사측 역시 노조와 같은 뜻으로 개선기간 추가 부여를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회생법원의 절차에 따라 (에디슨모터스 이후) 쌍용차 인수 절차는 다시 진행되고 있으며, 인수의향자들이 추가적으로 나타나 정상화 가능성도 있으므로 당장 상장폐지 절차 또는 논의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한국거래소의 비공식적인 입장도 나오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반도체 부품 수급 등의 이슈로 제품 생산에 조금의 차질이 있어 어려움은 있으나, 말 그대로 판매 실적은 지속 개선되고 있다”면서 “내수시장 기준으로 국내 완성차판매로는 3위에 머물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 쌍용차는 여러 달 동안 월 평균 8000대 규모의 판매고를 이어오며 미출고 차량 역시 1만 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부품 수급의 안정화가 이뤄지면 흑자 전환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노조는 잔업과 특근 등 근무시간 연장을 이어가며 차량 생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1교대 가동에 추가 근무를 하며 공급을 맞춰가고 있으나, 부품 수급만 원활하면 2교대 전환과 함께 월평균 1만대 이상 판매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라며 “당장 모든 완성차업체의 가장 큰 이슈가 부품 문제인 만큼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중형 SUV J100 소식이 한걸음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동차마니아와 소비자들 사이에 쌍용차의 신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티볼리 이후 렉스턴 스포츠&칸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나, J100 등과의 시너지로 1만대 턱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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