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래 명예회장, 차남 조현범 회장에 한국타이어 지분 증여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오너 가족간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르던 한국타이어(현 한국타이어앤테크콜로지)가 최근 진행한 가족간 지분 정리로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아직 법적분쟁이 남아 있는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최대주주에 오른 차남 조현범 회장의 지분이 다른 가족들보다 많아 경영 안배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 조현범 부회장 승기, 한국타이어 미래는

한국타이어앤테크콜로지는 지난 3일 조양래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지분을 승계했다고 공시했다.

본지가 전자공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는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주식  701만9903주(5.67%)를 조 회장에게 증여했다. 증여 규모는 약 2425억 원이다.

조 회장은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지분 7.73%(주식 958만1144주)를 보유하게 됐으며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한국타이어의 최대 주주는  30.67%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앤컴퍼니다.

조 명예회장은 앞서도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을 조 회장에게 승계한 바 있다. 조 명예회장은 2020년 6월 자신이 가진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전부 조 회장에게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 거래로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에 올랐다. 조 회장의 지분은 42.9%다. 이는 장남인 조현식 전 부회장(19.32%)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3%), 차녀 조희원씨(10.82%)의 합산 지분 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업계는 조 명예회장의 지분 정리로 조 회장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지배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또한 그동안 분쟁이 됐던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서도 우위를 점치게 됐다고 전망한다.

그동안 조 회장은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누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마찰을 빚었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의 지분 매각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아버지 조 명예회장에 대해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고 이 심판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 공정위, 한국타이어그룹 대기업 집단 지정

한편 한국앤컴퍼니그룹(기업집단명 한국타이어그룹)가 공정자산 규모 10조원 돌파로 대기업 집단에 진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27일 한국타이어그룹의 2022년 5월 기준 공정자산 규모를 10조 150억원으로 집계하고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했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3곳의 금융사와 일반 계열사 20곳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오르면서 상호출자 규제 대상이 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기업 집단은 채무보증이 있는 회사를 신규 계열사로 편입할 경우, 지정일 또는 편입일로부터 2년 안에 채무를 해소해야 한다. 또 기업을 인수하거나 자회사를 만들 때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최근 M&A를 통해 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한국타이어로선 사업 상 제약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분쟁 당시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의견)을 밝힌 적이 없다"면서 "(처음부터) 조 회장을 최대주주로 점 찍어 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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