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상품 출시' '포켓몬시티 OPEN'...이면엔 노사갈등 심화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포켓몬빵 출시로 브랜드 이미지 향상과 매출 증대, 주가 부양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SPC그룹. 최근 포켓몬빵 열풍에 시즌 3상품 출시와 포켓몬시티 매장 오픈 등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번 빵 출시 성공에는 빵 연구에만 몰두한 허영인 회장이 있었다는 평가다. 더욱이 최근 복귀한 허 회장의 차남 허희수 부사장의 후계구도 과정의 밑그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회사 내면을 들여다보면 씁쓸한 잔상도 있다. 노사갈등이 수년 째 계속되고 있으나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악화일로다.  

- 브랜드 이미지ㆍ매출 증대ㆍ주가 부양 등 세 마리 토끼 잡아
- 고용노동부, 계열사 압수수색...노조, "허 회장 결단" 촉구


임종린 노조위원장이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지만 회사 측과의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임 지회장은 SPC그룹에 공개사과와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3월28일 단식에 돌입했다.

지난 연말 본지와 만난 임 지회장은 "회사의 노조 탈퇴 공작과 관련해 경찰청과 고용노동부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이며 압수수색을 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그동안 청와대 앞에서 압수수색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했는데 이제는 좀 더 투쟁수위를 높이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 노사 상생은 '아직'

임 위원장의 바람은 지난 1일 이뤄졌다. 고용노동부가 SPC그룹 계열사이자 파리바게뜨 제조기사를 운영·관리하는 피비파트너즈의 부당노동행위 사건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에 “노조가 지난해 5월 이후 피비파트너즈 대표이사 등 31명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고소 사건에 대해 성남지청에서 수사를 진행해 지난 1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1차 송치한 바 있다”며 “검사 수사지휘에 따라 4월1일 피비파트너즈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현재 디지털 포렌식 선별 작업 등 자료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와 노조의 흑역사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정미 정의당 국회의원은 “파리바게뜨가 제빵 및 카페 기사 5000여 명을 불법 파견으로 사용하고 연장근로시간 전산 축소 조작으로 임금 꺾기를 하고 있다"라고 폭로했고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착수해 사실임을 밝혀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소속 노조에 가입한 제조기사를 승진 대상에서 누락한 것을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다. 파리바게뜨 소속 노조원들은 여전히 노조탄압을 강력히 주장하며 문제해결에 나서달라며 사측과 대립 중이다. 한 노조원은 "허영인 회장의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토로한다. 

최근 진행된 기자회견에도 노조 측은 “2017년 3500여 명의 제빵 제과 기사들에 대한 불법 파견 및 임금체불로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를 받았던 파리바게뜨는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불법적인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라고 주장 했다.

일각에서는 매출 증대에만 혈안이 된 사측이 직원들의 안위는 챙기지 못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실제 SPC그룹은 최근 포켓몬빵 인기로 실적과 주가 부양, 매출 증대 면에서 신바람이 난 상태다. 지난 2월 23일 출시한 포켓몬빵과 포켓몬 디저트류는 합계 판매량이 1500만개(4월 22일 기준)를 돌파했다. 단순 매출액만 200억 원에 달한다. 포켓몬빵 약진에 주가도 52주 신고가를 갱신하며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SPC삼립의 주가는 9만 3900원으로 출시 전 대비 약 20% 상승했다.

[뉴시스]
[뉴시스]

SPC그룹은 포켓몬빵을 생산하기 위해 시화·성남·영남공장 등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온·오프라인에서 ‘오픈 런(매장 문이 열기전부터 줄을 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매일 아침 포켓몬빵을 사려는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공식몰을 비롯해 11번가, H몰 등에서는 매일 오전 11시 판매 시작 후 1분도 채 안돼 매진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열풍이 차기 경영권 향방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SPC그룹의 신사업은 허 회장의 차남 허희수 섹타나인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 형제경영 재주목

섹타나인은 SPC삼립,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 SPC그룹의 브랜드 서비스를 디지털로 통합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 실제 섹타나인은 출시한 신사업을 SPC그룹 각 계열사에 적용하고 있다. 섹타나인과 SPC삼립의 사업이 서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허 부사장은 2018년 액상대마를 피운 혐의로 구속된 장본인이다. 구속 당시 SPC그룹이 입장문을 통해 "영구히 경영 배제한다"고 밝혔던만큼 허 부사장의  복귀는 뒷말을 낳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SPC그룹 신사업 담당 계열사 섹타나인의 책임임원으로 복귀했다. 

형 허진수 사장이  지분율에서 허희수 부사장을 앞서지만 최대주주인 허영인 회장의 의중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SPC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의 최대주주는 허영인 회장(지분율 63.31%)이고, 2대주주가 허진수 사장(지분율 20.33%)이다. 허희수 부사장의 파리크라상 지분율은 12.8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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