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최초 8년 임기 무사히 마쳐낸 서울시교육감
자사고 문제, 교육위원회 심도 있는 논의 거쳐 결정해야
“공교육 완성해 ‘학생 개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겠다”

6·1지방선거 서울특별시교육감 후보로 3선 출사표를 던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청년 창업자들과 대한민국의 미래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창환 기자]
6·1지방선거 서울특별시교육감 후보로 3선 출사표를 던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청년 창업자들과 대한민국의 미래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이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지난 12일 등록했다. 그의 3선 도전이다. 무엇이 그를 세 차례나 교육감에 도전하게 만든 것일까. 그의 이야기를 듣고자 이날 저녁 옛 수제화공장을 개조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든 서울시 성동구 에스팩토리 3층 밖으로 열린 공간이 있는 카페를 찾았다. 조희연 교육감 후보는 ‘청년 창업인과의 정책 간담회’에 참석 중이었다. 그는 때로는 청년 창업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고, 때로는 그들의 생각에 맞장구치면서 심도 깊은 질문과 답을 주고받으며 노트 기록까지 했다.

- 3선에 도전하는 의의와 각오 한 말씀.
▲ 2014년 초선 때는 혁신교육 도약을 약속드렸고, 2018년 재선 때는 미래교육의 시작을 약속드렸다. 지난 8년간 제가 만든 많은 변화가 학교현장을 역동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는 더 질 높은 학생 맞춤형 공교육을 실현해, 세계 속의 서울교육을 만들어낼 책무가 남았다. 지금 우리는 엔데믹 시대, 코로나19회복 단계에 돌입했다. 우리 학생들의 회복과 올바른 성장을 위해 급격한 변화보다는 8년 동안 서울교육을 이끈 안정감으로 더 질 높은 교육으로의 회복을 이끌겠다. 

-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점 또는 조희연만의 강점은.
▲ 오직 학생만을 생각하며 교육자로서의 길을 걸었다. 헌정 사상 최초 8년 임기를 무사히 마쳐낸 서울시교육감으로서, 행정 경험과 협치 실행 능력을 두루 갖췄다. 코로나19 시기, 학교가 오로지 교육과 방역에만 힘쓸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집중했다. 불필요한 행정요소는 ‘빼고’, 방역에 필요한 지원은 ‘더하는’ 등 코로나로부터 학교를 안전하게 지켜냈다. 코로나19 이후 교육회복은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빠르고 강력히 실행돼야 한다. 준비된 능력 있는 교육감이 필요하고, ‘조희연’이 유일한 적임자다.

- 더 질 높은 공교육을 위한 10대 비전을 발표했다.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 모든 비전이 질 높은 서울교육, 모두를 위한 공교육 찬스를 위한 공약이다. 그런데도 최우선이라 한다면, 질 높은 학교 수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이다. 학교가 아이들의 성장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면, 학생의 성장은 실로 놀라울 것이다. 질 높은 학교 교육과정을 위해 교사 교육과정 편성권을 강화하고, ‘생각을 쓰는 교실’을 만들어 글쓰기 중심의 수업평가 혁신을 보급하겠다. 교육 외의 행정업무는 자동화하거나 학교 밖으로 이관하고, 학급당 학생수는 20명 이하로 감축하며, 인공지능 보조교사를 도입해 교사와 학생의 맞춤형 성장을 앞당기는 등 교육의 본질인 수업과 평가를 강화해 더 질 높은 공교육을 완성할 것이다.

- 교육 정책은 어떤 형태로든 반대가 있을 수 있다. 새로운 과제를 두고 어떻게 정책을 펼칠 예정인가.
▲ 저는 언제나 공존의 협치를 강조해왔다. 높은 이상을 가지고 공교육 발전을 실천하려 애써 왔으나, 의견수렴과정에서 반대가 표출되는 경우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은 없었다. 토론과 숙의과정을 거치고, 서로의 합리를 이해한 상황에서 절충안을 찾곤 했다. 공론의 과정은 더 깊은 유대를 형성하게 하고, 비가역적 사회 진보를 이끄는 중요한 과정이다. 강력한 의지로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할 수도 있으나, 이는 그만큼 강력한 반동을 맞을 수밖에 없다. 

- 혁신학교 등 일부 개혁 과제가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고, 강행 비판도 받은 바 있다. 현재 그린스마트 학교 관련 찬성과 반대가 있는데 해결 방안은.
▲ 혁신학교 - 일부 지역에서 학내 구성원의 의견 수렴 과정에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혁신학교 비율이 임기 초 8%에서 현재 20%까지 확대됐다. 그랬던 적은 없지만, 앞으로도 무리한 양적 확대는 하지 않을 것이며, 혁신학교 지정에 있어 학부모 동의 비율을 더 상향하는 등 구성원 의견 수렴 과정을 확대·강화하겠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 - 노후학교 개축은 학생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사업이다. 사업 추진 과정의 절차상 미비로 일부 반대가 있었다. 모델하우스를 보여드리고, 사전 예고와 공청회, 충분한 의견수렴과정 등을 통해 오해 해소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 선정되지 못한 학교에서 사업 추진을 요청하는 곳이 많아 취소 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 사립학교와의 공존을 위해 사립학교도 사업 대상으로 확대했고, 많은 학교가 참여하게 됐다. 앞으로 더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 돌봄 등 공무직 취업 요건 개선 및 각종 항의의 목소리가 있다. 해결 방안은.
▲ 학교비정규직문제 해결에 누구보다 앞서온 것이 조희연이라 자부한다. 노사협력담당관을 신설해 전담 창구를 확보하고, 노동문제 전문성을 심화시켰으며, 매년 교육공무직의 고용 조건과 처우를 개선해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아가야 할 길이 많다. 후보 등록 후 최초로 정책협약을 맺은 곳이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다.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노동존중의 학교문화 정착을 위해 상호 협약을 진행했다. 향후 모든 학교 구성원이 학생의 성장에 매진할 수 있는 학교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정권이 교체되면서 자사고 폐지에 이견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어떤 의지를 교육 소비자들께 드러낼 예정인가.
▲ 새 정부가 6·1 지방선거 때문인지 정책적 고려 때문인지 자사고 관련 모호한 화법을 쓰는 것 같다. 국가교육위원회(교육위)가 오는 7월 출범하는데, 저는 교육위가 통합과 협치 기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사고 문제는 교육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하자고 제안하고 싶고, 자사고 유지가 확정되면 불가피하게 새 정부와 긴장 관계에 놓일 수 있다. 고교체제 정책 추진 시 학교 유형의 다양화를 통한 수월성 교육을 추구하기보다 더 높은 공교육을 완성해 ‘학생 개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것이다. 

- 지난 임기 돌아볼 때 수행과제 가운데 잘한 것 꼽으면.
▲ 여러 성과 중 학교통합지원센터 설립을 통한 학교업무 정상화(경감)를 꼽겠다. 2020년 3월, 서울시교육청은 학교폭력 심의를 전면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해, 학교의 생활교육 업무를 경감하고, 학교폭력 사안 처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를 가장 어렵게 했던 학교폭력 관리업무가 지원청으로 이관되는 최초의 선도모델로, 서울시교육청은 이 모델을 법제화해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학교통합지원센터 성공사례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교육지원청에서 센터를 중심으로 학교폭력 사안 심의부터 관련 학생의 치유와 회복까지 통합 지원을 하고 있으며, 학교폭력 업무 담당 교원들의 업무 소진 방지를 위해 수업시수를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가 질 높은 교육을 위한 몰입 배경을 만들어냈기에, 다음 임기에서 질 높은 교육으로의 도약을 실현하겠다.

- 그간 아쉽게 마무리하지 못했거나, 추진하며 자성했던 기억은.
▲ 코로나19상황에서도 많은 분이 함께 노력해 주셔서 읽기, 질문, 탐구, 토의토론 기반의 서울형 쓰기 중심 수업 평가 모델인 ‘CLASS 수업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현장 적용을 통해 일반화 모델로 확대 적용하는 일만 남았는데. 이를 마무리 짓지 못해 아쉽다. 지난 8년간 수많은 혁신을 이뤄내고 미래를 준비했지만, 그중 학교 수업의 본질적 변화를 이끌 것은 이 수업평가 혁신이라 생각한다. 학교의 자발적 역동성과 이 모델이 결합한다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 안전하고 질 높은 교육을 바라는 학생들과 학부모들께 한 말씀, 교육현장 당부할 것은.
▲ 서울시교육감으로 재직한 8년은 안팎의 흔들기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향한 기간이었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다양성이 꽃피는 교육의 시간이었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알차게 꾸려지는 ‘교육의 본질’을 되찾는 여정이었다. 지난 대선에서는 어느 후보도 초·중등교육에 대한 의미 있고 중요한 교육정책을 제기하지 않았다. 초·중등 교육계에서는 ‘교육정책 깜깜이 선거’였다고 말한다. 조희연은 ‘안정 속의 교육개혁’으로 대한민국 교육이 후퇴하지 않도록 막는 마지막 보루가 될 유일한 적임자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앞서 청년 창업자들과 나눴던 이야기 가운데 얻을 만한 아이디어가 많았다”라며 “서울시 교육,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에 영향을 줄 만한 것은 잘 살펴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적용하고, 추가로 논의가 필요한 것은 일정 과정을 거쳐 교육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년 창업자들과 함께 간식을 먹으며 가감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희연 교육감. [이창환 기자]
청년 창업자들과 함께 간식을 먹으며 가감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희연 교육감.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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