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강용석, 복당 요구하며 조건부 단일화 카드 제시
김은혜, 강용석과 단일화 빅딜 놓고 유불리 저울질 中
이준석-강용석 ‘구원(舊怨)’에 與 후보연대 난항 전망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인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왼쪽부터), 정의당 황순식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경기지사 후보 초정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판이 후보 단일화 이슈로 요동치고 있다.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며 영향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의 초박빙 구도에 균열을 일으킬 대형 변수로 지목되면서다. 

김은혜 후보는 “민심에 따라 움직이겠다”며 그간 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강 후보의 오랜 ‘구원(舊怨)’이 외부 저항으로 작용하며 단일화 의제가 공전하는 모양새다.  

권성동 원내대표에 따르면 강 후보는 국민의힘과 김 후보 측에 자신의 복당을 요구하며 조건부 단일화를 제시했다. 이에 김 후보는 강 후보와 연대로 인한 보수 결집과 민심 이탈 사이에서 유불리를 저울질을 하고 있지만, 결단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는 지난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단일화 부분은 선거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당원과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지 저의 유리함을 타진하기 위해 생각하고 있는 건 없다”는 원론적인 메시지를 냈다. 

다만 “당에서 단일화를 깊숙이 바라보는 분위기도 없다”며 “강용석 후보와 이준석 대표와의 구원에 대해서는 의심할 분들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가 강 후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을 의식한 말로도 읽힌다. 이에 당초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던 김 후보가 이로 인해 강 후보와의 ‘빅딜’에서 한발짝 물러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강 후보는 지난해 자신이 소장을 맡고 있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통해 이 대표가 ‘성 상납’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강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는 이른바 ‘투스톤(이준-강용)’ 갈등의 시발점이 된 셈이다.

지난달에는 강 후보의 국민의힘 복당 신청이 거부됐다. 당시 강 후보의 복당 심사를 했던 이 대표가 적극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대표가 성 상납 의혹 제기 영상을 내리는 조건으로 강 후보가 복당을 요구했다고 폭로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게다가 강 후보 측이 제기한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 더불어민주당의 역공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17일 자신의 SNS에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관련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으며 단일화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여당 입장에서 대통령에게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과의 단일화는 검토도 할 이유가 없다”고 적었다. 개인적 악연은 차치하더라도, 당 차원의 전략성만 고려한다 해도 강 후보와의 단일화는 검토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강용석 후보의) 복당 문제는 앞서 지도부 불허 결정으로 일단락됐다”라며 “경기지사 단일화를 조건으로 복당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말들이 나온다. 단일화는 결국 김은혜 후보가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강 후보와 전략적 연대를 하는 것이 득인지 실인지는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은혜 후보와 김동연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접전을 펼치며 지지율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15일 한국리서가가 KBS·MBC·SBS 지상파 3사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김동연 후보 37.3%, 김은혜 후보 36.1%로 나타났다. 후보간 격차는 1.2%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와 관련한 세부 사항들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