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강용석, 복당 요구하며 조건부 단일화 카드 제시
김은혜, 강용석과 단일화 빅딜 놓고 유불리 저울질 中
이준석-강용석 ‘구원(舊怨)’에 與 후보연대 난항 전망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판이 후보 단일화 이슈로 요동치고 있다.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며 영향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의 초박빙 구도에 균열을 일으킬 대형 변수로 지목되면서다.
김은혜 후보는 “민심에 따라 움직이겠다”며 그간 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강 후보의 오랜 ‘구원(舊怨)’이 외부 저항으로 작용하며 단일화 의제가 공전하는 모양새다.
권성동 원내대표에 따르면 강 후보는 국민의힘과 김 후보 측에 자신의 복당을 요구하며 조건부 단일화를 제시했다. 이에 김 후보는 강 후보와 연대로 인한 보수 결집과 민심 이탈 사이에서 유불리를 저울질을 하고 있지만, 결단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는 지난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단일화 부분은 선거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당원과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지 저의 유리함을 타진하기 위해 생각하고 있는 건 없다”는 원론적인 메시지를 냈다.
다만 “당에서 단일화를 깊숙이 바라보는 분위기도 없다”며 “강용석 후보와 이준석 대표와의 구원에 대해서는 의심할 분들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가 강 후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을 의식한 말로도 읽힌다. 이에 당초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던 김 후보가 이로 인해 강 후보와의 ‘빅딜’에서 한발짝 물러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강 후보는 지난해 자신이 소장을 맡고 있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통해 이 대표가 ‘성 상납’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강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는 이른바 ‘투스톤(이준석-강용석)’ 갈등의 시발점이 된 셈이다.
지난달에는 강 후보의 국민의힘 복당 신청이 거부됐다. 당시 강 후보의 복당 심사를 했던 이 대표가 적극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대표가 성 상납 의혹 제기 영상을 내리는 조건으로 강 후보가 복당을 요구했다고 폭로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게다가 강 후보 측이 제기한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 더불어민주당의 역공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17일 자신의 SNS에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관련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으며 단일화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여당 입장에서 대통령에게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과의 단일화는 검토도 할 이유가 없다”고 적었다. 개인적 악연은 차치하더라도, 당 차원의 전략성만 고려한다 해도 강 후보와의 단일화는 검토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강용석 후보의) 복당 문제는 앞서 지도부 불허 결정으로 일단락됐다”라며 “경기지사 단일화를 조건으로 복당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말들이 나온다. 단일화는 결국 김은혜 후보가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강 후보와 전략적 연대를 하는 것이 득인지 실인지는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은혜 후보와 김동연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접전을 펼치며 지지율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15일 한국리서가가 KBS·MBC·SBS 지상파 3사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김동연 후보 37.3%, 김은혜 후보 36.1%로 나타났다. 후보간 격차는 1.2%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와 관련한 세부 사항들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