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여성질염

코로나가 좀 잠잠해진 요즘 여름이 다가 오고 있다.올 여름에는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하지 못했던 물놀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해마다 휴가가 시작되는 시기부터 끝날 무렵까지 소리 소문 없이 찾아 오는 질과 외음부 염증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여성분들이 증가하고 있다.그렇다면 왜 여름철에 질외음부염이 더 잘 생겨날까?

여성의 질에는 락토바실러스라는 유산균이 살고 있다.이 균은 질내 환경을 약산성으로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며 여성의 질이 공격 받을수 있는 유해한 세균에 대한 면역력을 유지 시켜 준다.그런데 여름철에는 물놀이, 높은 온도, 습도, 음주, 과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질내 유산균이 줄어들고 혐기성 세균이 번식하면서 질염이 잘 생겨나는 환경이 만들어 진다.가장 흔하게 생기는 질염은 세균성질염이다.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질내 유해 세균이 증식하면서 분비물이 증가 하고 , 심한 악취가 유발된다.

게다가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수영장, 계곡 등의 오염된 물이 질 속으로 오랜 시간 스며들게 되면서 세균성 질염이 더 쉽게 찾아 오곤 한다. 외부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생리 전후에도 많이 발생할수 있으므로 월경시 외음부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질염을 예방할수 있다.질내 정상적인 유산균은 한번 사라지면 다시 생겨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세균성질염은 재발되기 쉽다.질염을 치료 했다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평상시에 외음부 청결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여성질염은 칸디다 질염이다.곰팡이균에 감염되는 질염인데, 흰색 덩어리의 분비물이 많아지고, 가려운 증상이 흔하게 발생한다.물 속에 장시간 들어가 있거나 젖은 옷을 오래 입고 있는 경우 ,잦은 알콜 섭취나 면역이 감소 되었을 때 주로 발생한다.뿐만 아니라 임신 중이거나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 다른 질환의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자주 복용 하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증상으로는 질입구 쓰라림과 작열감, 배뇨통등이 발생하면서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초래 하기도 한다. 칸디다 질염은 여성분들이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질염중 가장 잦은 빈도로 발생하므로 평상시 주기적인 외음부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트리코모나스라는 원충에 감염되는 질환으로 주로 성관계로 인해 발생한다. 거품이 나는 초록색의 분비물이 발생하며 세균성 질염과 같이 누런색의 분비물이 나타나기도 한다.

성관계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은 대중탕,수영장등에서 감염될 수도 있다.대부분 남녀의 성관계로 인해 발생하게 되므로 치료시 남성과 여성이 함께 치료 받아야 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을 방치하게 될 경우 골반염, 자궁경부염 같은 다른 여성질환이 발생할수도 있다.

나이가 들어 폐경과 함께 찾아 오는 위축성 질염도 있다. 주로 여성 호르몬 분비 및 난소 기능의 저하가 나타나면서 발생하게 된다.여성에게 분비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은 질내 환경을 정상적으로 유지 시켜 주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생리가 완전히 멈추는 폐경이 찾아 오면 호르몬 분비가 저하되어 질 점막이 위축되고 세균 감염을 막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질염에 노출될수 있다.

그럼 여름철 질염은 어떻게 예방할수 있을까?
첫째,바른 생활 습관으로 몸의 면역력을 키우자. 음주는 줄이고 질 유산균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평상시 스트레스가 많았거나 과로가 쌓였다면 풀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외음부 청결에 노력하자. 일반 목욕용품이나 비누로 자주 씻는 것은 좋지 않다. 약산성의 질 전용 제품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질 세척시에는 물로만 해주는 것이 좋으며 안쪽까지 씻는 행동은 좋지 않다. 셋째, 외음부의 통풍과 환기에 신경쓰자. 순면의 속옷과, 몸에 딱 붙지 않는 하의를 입어주고 , 샤워후 자연 바람으로 건조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타이트한 하의나 스키니는 외음부 환경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해주는 것이 좋다. 넷째, 수영복이나 젖은 옷은 바로 갈아 입자.젖은 옷을 계속 입고 있을 경우 외음부 환경이 금방 습해질수 있으며 질염이 발생할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진다.

질염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생겨날 수 있는 여성질환도 체크하여 주의해야 한다. 골반염은 질염이나 자궁경부염이 확실하게 치료되지 않고 방치된 경우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자궁내경관에 남아 번식하고 있던 세균이 자궁을 타고 골반쪽으로 올라가면서 생겨나며 주로 하복부 통증, 악취를 유발하는 질 분비물 발생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검진과 함께 초기 질염 예방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

질염은 치료시기가 중요하므로 방치하게 될 경우 치료 기간이 길어질뿐 아니라 만성으로 이어질수 있다.여름철 분비물의 양 증가, 악취 및 가려움, 배뇨통 및 성교통이 발생했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윤호 병원 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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