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지지기반을 넓히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628일 국민의힘 서울 및 수도권 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한 정례 모임에도 참석했다. 특히 안 의원은 당권장악을 위해 친윤(친윤석열)계에 손을 내미는 동시에 이준석 대표와는 대립각을 세우면서 자신의 포지션을 만들어가고 있다. 여권 안팎에서는 안 의원이 친윤계와의 관계 설정을 통해 당권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를 끌어내기 위한 친윤계와의 전략적 연대에 시동을 걸었다는 의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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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윤상현·김기현·송언석·박성중·이인선.나경원·심재철 참석
이준석 끌어내리고친윤계 전략적 연대 본격 시동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65일 선거 캠프 해단식 이후 차기 당권 주자로서 전당대회에 도전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지역 사무소라든지 심지어 의원회관 구성, 보좌진 구성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돼 있지 않다빠른 시간 내에 정비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당내 역할과 관련된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직책을 갖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면서도 우리 당이 더 많은 국민들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는 당이 되고, 또 지지기반이 넓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오회 참석한 , 당권도전 설왕설래

이후 안 의원은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전·현직 당협위원장 100여명이 참석한 이오회에 참석했다. ‘이오회는 국민의힘 서울 및 수도권 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한 정례 모임이다. 6·1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모임에는 안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당선자, 윤상현·김기현·송언석·박성중·이인선 의원, 나경원·심재철·지상욱 전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날 모임에서 안 의원이 차기 당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글이 SNS로 확산돼 돌았다는 점이다. 내용인 즉, 안 의원이 이오회에서 차기 당권 도전을 시사하면서 민주당은 대선주자인 이재명을 당 대표로 만들려고 하는데 우리도 대선주자인 내가 대표가 되어 세게 부딪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도 안 된 시점에 벌써부터 대선주자를 운운하는 안철수는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며 불쾌해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시선을 자기들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모으기 위해 악의적인 거짓말을 퍼뜨린 것이라며 이오회 참석자가 오세훈 당선자, 나경원 전 의원, 저를 비롯해 많은 구청장들이 모였다. 굉장히 많이 모였다. 그분들에게 사실을 확인해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날 다 함께 같이 잘해보자고 얘기한 것이지 민주당 쪽에 대한 어떤 얘기도 나온 적 없다고 덧붙였다.

참석자 중 이 같은 내용을 들은 것 같다고 한 이들이 있었다는 질문에는 아니다. 어제는 그간 소회를 밝히는 등의 말을 했었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실 관계자도 공지를 통해 이오회 모임 관련해서 돌고 있는 소위 받글의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의 조작글이라며 전날 모임은 당선자와 당협위원장들이 참석한 자리였다. 힘든 여건에서 지방선거에 승리한 서로에게 격려하고 덕담하는 자리라고 전했다.

이어 참석자가 많았기 때문에 추가 확인 취재로도 곧 밝혀질 사안이라며 "당권, 대권, 특정인 거명 등의 내용은 안 의원은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서 전혀 언급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친윤계와 접촉 확대, 당권 겨냥 행보

김종인과 안 의원. 뉴시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안 의원.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라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정치권은 안 의원의 행보와도 연관지어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친윤계와 연대를 앞세워 안철수 당권도전에 나서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실제 안 대표는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을 놓고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빚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지난 4월 합당 협상에서 국민의당 몫으로 최고위원 2명과 당 대변인 1,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2명 등을 약속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인 중 한 명으로 국민의힘 소속 정점식 의원을 추천했다. 정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친윤계로 분류된다. 이에 이 대표는 국민의당 인사가 아닌 분의 추천은 (합당)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야권의 한 인사는 친윤계 입장에서는 이 대표를 끌어내려야 하지만 현재 최고위 의결로 가면 통과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기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최고위원에 넣으려고 하는 것 같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안 의원이 추천한 정 의원을 이 대표가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친윤계가 이 대표의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한 윤리위의 징계에 힘을 보태기 위한 행위라는 것이다.

또 안 의원이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이 대표를 압박한 점도 당권도전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안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심의와 관련해 윤리위에서 사실에 근거해 판단하고 평가하고 조치를 취하면 거기에 따르는 게 순리라며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가 주도해서 추친한 당 혁신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안 의원은 우리는 야당을 설득해 정부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는 것과 세계적 경기 침체에 대응해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당 내부의 파워 싸움이나 헤게모니는 다 부질없다고 혁신위를 이 대표의 파워 싸움을 위한 수단으로 평가절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은 친윤계 의원들과도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이 포럼을 주관한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과 나란히 앉아 자리를 지켰다. 나아가 예정에 없던 축하 인사까지 했다.

이날 포럼에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을 중심으로 60명 가까운 의원들이 모여 친윤계가 세 과시를 통해 이준석 몰아내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안 의원이 이 대표를 견제하고, 친윤계와 연대를 통해 당권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이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한 당 윤리위 징계 심의 등 당권 경쟁 구도에 변수가 남은 만큼 안 의원은 당분간 친윤계와 밀월을 지속하며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비토론 확산, 외부인사 , 줄수 없어

악수하는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대표. 뉴시스
악수하는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대표. 뉴시스

이런 가운데 안 의원이 친윤계와의 연대를 강화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당내 친윤계에는 좌장격인 5선의 정진석 의원과 4선의 권성동 원내대표 등 잠재적 당권 주자들이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원들을 장악하고 있는 현역의원들 사이에서도 안 의원이 당권을 가져가는 것에 대한 비토론이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외부에서 온 안 의원에게 당권을 넘겨주는 것은 당을 안 의원에게 바치는 꼴이 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나아가 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현 시점에 물러날 경우 차기 당대표는 이 대표의 잔여 임기만 물려받게 돼 공천권이 없다는 점도 변수로 지적하고 있다. 실질적 힘이 보장돼 있지 않는 대표직을 누가 하려고 나서겠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새로 선출되는 대표에게 새 임기의 시작을 보장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이 아닌 친윤계가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안철수-윤핵관 밀월 관계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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