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3개의 상을 수상한 코엔형제가 만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영화가 있다. 영화에선 인생의 무상함이 느껴지는 노인들의 대사가 등장한다. 그중에 “손해 난거 되돌리려 용쓰다간 더 새나가게 돼 있어. 그럼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 막게되지”라는 대사가  있다. 이  영화를 상징하는 대사다. 

2022년 폭염이 쏟아지는 대한민국에서 여야를 대표하는 젊은 두 사람이 한겨울의 찬 냉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 주인공은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와 민주당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다. 한명은 30대 중반이고 한명은 20대 후반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치판에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먼저 집권여당인 이준석 대표를 보자. 올해 한국나이 38세다. 이립(而立)의 나이에 집권여당 당 대표에 올랐다. 최연소 당대표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런데 국힘내 윤핵관을 비롯해 노땅들이 보기에는 영 “*가지‘가 없게 보이나 보다. 선거가 끝나자 그를 끌어내릴려고 안달이다. 때마침 성접대 의혹까지 일었다. 당 윤리위는 사실상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문제는 경찰수사가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수사결과가 나온 다음에 당 윤리위가 열려 징계를 내리는 게 상식적이다. 그리고 제3자가 허리 아랫도리에 대해 폭로한다고 하더라도 사건 특성상 당사자들이 부인하면 끝이다. 당장 이재명 의원과 김부선씨를 봐도 그렇다. 결국 윤핵관이 당을 접수해  공천권을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이 대표가 걸림돌로 작용하니 조기에 싹을 자르자는 것이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역시 ‘따’를 당하고 있다. 당이 필요할 때 콜한 사람들이 민주당이자 이재명 의원이다. 20대 젊은 여성이 당에 들어왔을 때 잘할 것으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정치적 경험과 경륜이 전무한 박 전 위원장이다. 오히려 당내에서 경륜있는 인사들을 주변에 배치해 실수하지 않도록 공부시키고 보좌해야 했다. 청년들이 개인기로 제대로 정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않은 한국정치다. 

그리고 박 전 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선언했더니 당에서는 6개월  당비를 내지 않아서 출마자격이 없다고 무산시켰다. 이해가 안된다. 과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필두로 당 대표격으로 영입한 외부 인사들이 당비를 내는 당원이 아니였던 것으로 안다. 선출직이라서 당헌.당규에 따라야 한다고 원칙론을 주장하지만 예외조항도 있었다. 그런데 출마 자체를 못하게 비대위가 막은 것은 꼰대정치의 전형이다. 

실제로 민주당 당원을 제외한 정치어법을 잘 모르는 일반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이준석과 박지현이 그렇게 기성정치권에게 욕먹을 만큼 정치적으로 잘못한 게 있나 의아해하고 있다. 그리고 필자도 50대 초반이지만 요즘 2030세대들은 문화는 많이 바뀌었다. 이기적이고 천둥벌거숭이라고 비판하지만 자세히 보면 개인주의가 강하고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현 2030세대의 문화를 두 인사가 대변하고 있다. 그 두 사람만 특이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상식대로 하면된다. 이재명 의원이 젊은 20대 여성과 맞짱토론하는 모습이 보기가 민망하다고 조기에 싹을 자르는 것은 없어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이 당 대표에 나서겠다면 출마할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이준석 대표도 경찰조사 결과를 보고 윤리위를 개최해도 될 일이었다. 이준석 박지현 후폭풍이 두렵지 않은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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