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실적 기대치 상회…하반기 전망도 긍정적
“볼륨 감소 축소되고 믹스 개선 효과 극대화”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뉴시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뉴시스]

현대차가 올해 2분기 역대급 실적에도 다소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8일 현대차는 전일 대비 0.51% 하락한 19만5000원에 거래됐다.

현대차는 지난 21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2조97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0%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5조9998억 원으로 18.7%, 당기순이익은 3조0848억 원으로 55.6% 늘어났다.

당초 증권업계는 현대차가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이 선반영된 데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하반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26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였다. 유안타증권은 26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다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24만 원에서 26만 원으로 올려 잡았다.

IBK투자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환율 상승과 믹스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30% 상회했다며 목표주가 30만 원을 유지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볼륨감소 영향이 축소되고 믹스 개선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며 “2분기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글로벌 산업 수요와 도소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나, 점진적인 생산 확대로 연결기준 글로벌 도매 판매(중국 제외)는 93만9000대를 기록하며 0.3%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재고 부족과 미출고 물량을 감안하면 하반기 양호한 실적 구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적 상향 대비 주가 괴리가 벌어진 만큼 실적 상향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성장동력 주목…업종 최선호주 추천

유진투자증권 역시 하반기 반도체 수급 차질 완화에 따른 생산 증가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를 업종 최선호주로 추천하고, 목표가 30만 원을 제시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차량 믹스 개선과 인센티브 감소에 따른 ASP(평균판매단가)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 및 금융 부문의 실적 호조세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2분기 내수시장 대기 수요는 52만 대에서 64만 대로 전분기 대비 23% 증가했다”며 “유럽시장 대기 수요는 14만 대로 증가했고, 미국시장 대기 수요도 증가 추세에 있어 초과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오히려 대기 수요가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환율과 ASP 개선이 실적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자동차 부문에서 SUV 판매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5.1%포인트 증가한 52.4%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분기 경기침체와 수요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환율과 3분기(97만대) 및 4분기(103만대) 판매량 고려 시 연중 견고한 이익체력을 지속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올해 PER(주가수익배수)이 5.5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타업종 대비 매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현대차의 2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지만, 낮은 재고에 근거한 판매가격 인상이 높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며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 상승, 러시아 가동 중단 등 원가 훼손 요인에도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 오르는 등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이를 상쇄하며 원가율 또한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대차의 대기 수요는 여전히 높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현재 현대차 대기 수요는 약 4개월치인 120만 대가 쌓여 있다”며 “역대 최저 규모인 글로벌 재고가 상승 전환하려면 향후 4개월간 신규 구매 계약이 전무한 채로 기존 대기 수요를 소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소비 침체가 가속화돼 경기 소비재 전반의 판매 부진이 발생한다면 하반기에도 재고를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완성차 업종과 현대차의 상대적인 실적 선전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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