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자가 3개월만에 다시 10만 명을 넘어섰다. 1주 전 감염자 숫자가 7만여 명인 걸 보면, 완만하게나마 확진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검사를 안 받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실제 감염자는 더 많을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정부를 욕하는 댓글들이 넘쳐난다. “언제는 해외입국자 다 막아야 한다더니 뭐하냐?” “과학방역은 언제 하나요?” “과학방역=각자도생

2020년 초 우리나라에 상륙한 코로나19는 여러 차례의 변이를 거쳐 오미크론이 됐고, 지금은 오미크론의 변종 중 하나인 켄타우로스가 점차 감염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언론에선 마치 큰일날 것처럼 보도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리 심각하진 않다. 지난 2년간의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은 코로나19 같은 RNA 바이러스는 백신접종을 해도 항체로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백신 접종자가 코로나에 걸리는, 소위 돌파감염이 일어난 이유다.

그래도 백신이 의미있는 것은, 면역세포가 코로나를 기억해 놨다가 감염이 됐을 때 바이러스를 물리쳐 주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을 한 사람에서 중증으로 가는 비율은 물론 치명율도 낮은 것은 그 덕분이다. 게다가 바이러스는 변이가 될수록 전파력은 높아지는 대신 치명율은 낮아져, 현재 대세종인 오미크론의 치명율은 0.06%에 불과하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엔 화이자 등등 유수 제약회사가 만든 치료제까지 비축돼 있다.

, 이런 상태에서 정부가 과거와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작년 우세종이었던 델타의 경우 거리두기로 확진자가 줄어든 반면, 전파력이 뛰어난 오미크론은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거리두기로 인한 확진자 감소효과가 없단다. 하나 더 고려해야 할 점은 거리두기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정책이라는 것, 영업장을 강제로 닫게 하는 대신 그 손실보상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코로나 보상금을 적게 준 나라지만,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지급한 돈은 100조원을 훨씬 넘는다. 반면 백신과 치료제를 구입하는 데 쓴 비용은 12조에 불과하니, 이 방법을 선택하는 게 훨씬 낫다.

물론 국민 일부는 다시 10만을 넘어간 확진자 수치에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 방역팀에서 예상했던 수치, 심지어 방역팀은 8월이 되면 확진자 수가 25만에 이를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런데도 방역팀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는, 위에서 말한대로 오미크론으로 인해 중증으로 가는 비율이 워낙 낮아,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델타 시절을 돌이켜보자.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어 약속대로 거리두기를 해제하자 환자 수가 급증했고, 3천여개에 불과한 중환자 병실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하루 사망자 숫자가 1만명을 넘는 것도 시간문제였기에, 당시 정부는 거리두기 4단계로 돌아가는 고육지책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오미크론이 우세종인 지금은 하루 35만명이 나와도 중환자실에 여유가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니, 위증증 환자만 관리하는 것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입국자 격리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면제되는 추세라, 다시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

대신 정부는 백신 추가접종을 권하고 있다. 혹자는 백신이 남을까봐 그러는 거라고 하던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0.06%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 수치일 뿐, 기저질환이 있거나 나이든 이에서는 치명률이 더 높다. 718일부터 50대에게까지 추가접종의 길이 열렸으니, 해당되는 분들은 접종하는 게 좋을 듯 싶다. 또한 정부는 개량백신 구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기존 백신은 코로나19 오리지널을 모델로 해 전파차단에 한계가 있지만, 오미크론을 모델로 한 개량백신을 접종한다면 감염자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과학방역이란 이렇듯 바이러스의 특성에 따라 대처를 달리하는 것, 그렇게 본다면 지금 정부는 과학방역을 잘 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각자도생으로 매도한다면 당장의 정신승리는 되겠지만, 별로 생산적이진 못한 것 같다. 방역팀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앞으로도 3-4년 정도 우리와 함께 한단다. 지겹기 짝이 없겠지만, 정부 정책을 따르며 잘 이겨내길 빈다. 건강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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