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청렴을 넘어 공정을 말하다] 저자 하종삼 / 출판사 심산
국법과 세법 개선과 더불어 관리 평가 제도 강조

 

“선거 개입, 감찰 무마, 뇌물, 음주운전, 불법정치 자금, 허위 인턴 증명, 회계 부정, 인사 청탁” 

낯설지 않은 단어다. 국가별 공공 청렴지수 IPI평가에서 117개국 중 대한민국이 19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 단연 1위다. 

지난 국회가 멈춘 50일간 의원들은 단 하루 일하고 챙긴 월급만 1285만 원이 국민의 혈세에서 충당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부 신뢰를 저해하는 민관 유착 등 불합리한 관행과 청렴 경영이 절실한 민간 분야에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직 사회의 청렴 기준이 강화되고 부패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대응이 필요한 순간이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던 초창기 때부터 지방 재정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저자 하종삼의 신간 ‘목민심서, 청렴을 넘어 공정을 말하다’에서는 대한민국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민을 구할 수 있는 국가 행정지침을 제시했다. 목민관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도리인 청렴을 넘어 공정이 시사하는 주요 핵심 내용을 실학 정신을 근거로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책에서는 국가 행정 조직에 속한 공직자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부패에서 구제될 때 국민을 위한 청렴 정치가 실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산 정신의 상징은 ‘청렴’과 ‘공정’이다. 청렴의 덕목은 단지 부패하지 않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염치를 알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정신이다. 염은 악을 덮지 않음이고 치는 굽음을 쫓지 않음이다. 스스로 올곧게 서서 그릇된 것을 덮거나 추구하지 않는 행위가 바로 청렴이다. 

결국 다산 정신의 실현은 백성 구제에 있다. 저자가 말하는 구제 방안을 목민심서에서 찾기 위해서는 국가, 자치사무에 대한 이해가 전제해야 한다고 알린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서 백성 구제는 ‘其無大害者 悉因其舊 釐其太甚’(기무대해자 실인기구 리기태심)로 크게 해가 되지 않는 것은 옛것을 따르고 심한 것은 고치는 데에 기인한다고 짚어준다. 이는 현실사회에서 공정하고 적극적인 행정과 관리의 고과 평가제도로 이어져야 한다고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 처우’를 살피는 ‘국법 실행’과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국세법 개선’이 시급하다고 알리면서 ‘이·호·예·형·병·공’ 육전을 분석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어 저자가 백성을 살피는 법의 테두리인 국법과 국세법의 개선과 더불어 강조한 것이 관리 평가 제도다. 책에서는 ‘수령의 고적 평가 항목 54개 조’인 조선의 관료시스템을 목민심서에서는 강조했다고 짚어준다.  

더불어 목민심서에서 체계화한 가치는 ‘공정’이다. 대한민국의 최대 화두이기도 한 공정을 “한 백성이라도 그 은택을 입는 자가 있기를 바라는 것이 용의 마음이다”라고 강조했다. 

뿐만아니라 책에서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뿐만 아니라 다산의 다른 저서인 경세유표와 의, 론, 설 등과 유수원의 우서, 유형원의 반계수록, 이익의 성호사설 등의 실학자들의 견해를 비교 검토했다. 여기에 당시의 법인 경국대전, 대전통편, 만기요람과 조선왕조 실록 등의 자료 검증을 통해 목민심서에서 전하고자 하는 근거를 덧붙였다.

현재 목민심서 연구소를 개설해 다산의 목민심서에 담긴 공정과 청렴의 가치를 알리는데 소신을 다하는 저자는 도봉구 의원과 서울시의원, 국회 행정자치위원장 보좌관, 강동구청 감사 담당관을 역임하면서 관료사회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목민심서를 출간하면서 새로운 다산의 해석의 시작을 알리기를 바란다고 말한 저자는 목민심서를 위대한 고전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그 속에 있는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다수의 독자를 위해 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는 의도를 전했다. 

저자 스스로도 열댓 번 넘게 고전 원문을 읽으면서 “목민심서는 동양사회 목민에 대한 총화의 결과물로서 실학을 집대성한 대표적인 고전이다. 다산의 다른 저서의 논리와 각종 의, 론을 비교 분석해 정확하고 심도 있게 다산 정신의 핵심을 다루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최재천의 ‘최재천의 공부’, 저자 이어령의 ‘눈물 한 방울’, 저자 폴커 키츠의 ‘마음의 법칙’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