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대통령 변화된 국정운영 스타일, 진지한 성찰의 결과라면 민심반응 지켜볼 일

11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는 서울, 그리고 수도권 곳곳에서 엄청난 재산피해와 11명의 사망자와 수십 명의 실종, 부상자가 발생한 잔인한 8월의 기상이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리고 차마 뉴스를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안타까운 신림동 반 지하방의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어린 자녀 등 3명의 일가족 참사 소식까지 접한 국민은 모두 우울한 장마철을 힘겹게 보내고 있는 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폭우 전 휴가를 마치고 복귀했고, 20% 대로 떨어진 지지율과 점점 멀어지는 민심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작심한 듯 여러 변화된 대통령의 행보와 일정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직접 나 홀로 약식 기자회견형식인 도어스테핑도 짧아졌고 대신 직접 회의를 주재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을 육성 메시지 내놓는 무게감있는 행보를 하기 시작했다.

휴가 복귀후 단호한 첫 조치로 박순애 교육 부장관을 사실상 경질하고 인적 쇄신까지 단행하면서 민심 회복의 의욕적 깃발을 세우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향후 민심의 호응과 반전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지만 국민적 지탄의 대상인 된 사안들에 대한 개선 의지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집권당 등 이른바 집권 세력의 사고는 그칠 줄 모르고 오히려 고공 행진’(?)중이다. 첫 시발은 폭우 피해가 극심할 때 대통령의 서초동 자택에서의 상황 대응의 적절성 여부 논란이 불거졌다. 윤 대통령은 보란 듯이 곧장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참사 현장을 직접 방문했지만, 이를 엉뚱하게 대통령실 국정 홍보용으로 사용해 비판이 일자 삭제하는 촌극을 벌였다.

이에 뒤질세라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현장점검에 호응하듯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필두로 사당동 수해지역을 40여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복구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대소변 구분 못하는(?) 어린애처럼 김성원 의원은 사진 잘 나오게 비좀 왔으면하는 간절한 소망을 피력하는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피해복구 지원 나간 집권당이 그것도 언론인들 앞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처럼 제대로 국민 울화통을 치밀게 만들고 말았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이후 가장 많이 지적되는 문제점은 아마추어적 국정운영 스타일이다. 도대체가 중심이 안 보이고 무엇을 향해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국민 다수의 의문점이자 비판 여론의 핵심 키워드이다. 그러니 윤 대통령은 휴가 복귀 이후 대통령제의 본질이 결국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대통령 중심의 일정과 현장 행보에 무게가 대폭 실린 것이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매일같이 장관 몇 명 하고 만 회의하고 지시하지 말고 직접 국정운영의 컨트롤타워가 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폭우피해 현장에 이어 대형마트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까지 직접 주재하는 이벤트까지 추가됐다. 쇼라도 하라는 비판 여론처럼 쇼든 뭐든 대통령이 심각한 민심 현장에 자주 등장한다는 점은 결코 쇼로 비판 만하기 보단 천만다행이라는 박수(?)라도 보내야 할 판이다.

집권 세력의 이러한 갈팡질팡 아마추어적 혼선의 극치는 사실 여전히 진행중인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의 중징계와 이 전 대표의 무효선언, 그리고 법적 가처분 신청이다. 이 전 대표는 성추문 논란관련 음모라며 맞서고 있지만, 집권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한마디로 한심그 자체일 뿐이다.

윤 대통령 취임 100일도 채 안된 시기에 집권 세력이 대통령실서부터 집권당에 이르기까지 마치 국민 울화통과 화 키우기 경쟁이라도 하듯이 아마추어적 행보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모습에선 불안감을 넘어 헛웃음만 나오게 하는 지경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최근 변화된 국정운영 스타일과 행보가 진심으로 성찰과 이반된 민심의 원인을 진단한 결과에 의한 진정성 있는 변화된 모습이라면 차분히 지켜볼 일이다. 반면 여전히 집권의 격한 감동과 힘들어 간 어깨를 추스릴 줄 모르는 의기양양한 행태가 잠시 숨겨진 채 가식적인 변화로 민심의 반전만 꽤하려 든다면 더 큰 화를 자초할지도 모를 일이기에 섣부른 판단은 이른 때이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