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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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현 정부가 탈원전 폐기를 주장하는 가운데 재계 맏형 최태원 회장의 소형원전 투자 소식이 알려져 주목 받는다. 특히 이번 투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넷 제로(Net-Zero)'를 위해 손잡는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다. '넷 제로'는 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 탈원전 폐지 기조에 원전 사업 탄력

SK그룹은 미국의 SMR 설계 기업인 테라파워에 7억5000만 달러(약 9795억 원) 규모의 투자자로 참여한다고 15일 밝혔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업체다. 차세대 원자로 중 하나인 ‘소듐냉각고속로(SFR·Sodium-cooled Fast Reactor)’ 설계기술을 보유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6월 확대 경영 회의에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넷 제로’ 조기 달성을 결의한 뒤 1년여 동안 검토한 끝에 투자를 결정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아 5000만 달러(약 3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SK의 이번 투자 규모는 차세대 원전 업계에서 최대 투자 규모다. SK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원전 뿐 아니라 바이오 분야에서도 다양한 사업 기회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김무환 SK㈜ 그린투그린 투자센터장은 "테라파워의 혁신적 차세대 소형원전 기술과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에 SK그룹의 다양한 에너지,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연계시키면 강력한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SMR 시장싼 주도권 경쟁 격화

한편 4세대 원전인 SMR 분야에 두산에너빌리티·삼성물산·GS에너지 등이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이들 회사는 세계 1위 SMR 기업인 미국 뉴스케뉴스케일파워와 손 잡았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1억 달러(약 1226억원) 투자 약속을 하고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SMR을 낙점 했다. 

삼성중공업도 원자력 발전 설비를 바다에 띄우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용융염원자로 개발사인 덴마크 시보그와 소형 용융염원자로를 활용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이에 17일까지 사흘 동안 머무르면서 빌 게이츠 이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면담 가능성도 알려지고 있다. 두 사람이 오랜 친분을 가지고 있는데다 이 부회장이 최근 복권되면서 경영활동에도 제약이 없다.

아울러 탈원전 정책을 펼친 전 정부와 달리 윤석열 대통령은 친원전 행보를 보여왔다. 최근 들어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움직임도 보이고 있고 당선인 시절에도 기존 원전의 대안으로 SMR을 지속해서 거론해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더 SMR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SMR 시장은 2030년경부터 본격적인 상용화가 예상되며, 영국 국립 원자력연구소는 2035년 시장 규모가 390~62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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