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 차세대주자’ 목표인 듯, ‘국민짜증유발자’ 낙인시 지지층 보존 쉽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힘겨운 상승을 했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지는 미지수지만 내려갈 때까지 내려간 지지율이 최근 국정 다잡기와 미숙함이 그대로 노출됐던 스타일에서 절제되고 걸러진 대통령의 언어와 행보’, ‘현장과 민생 챙기기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다소 해소된 데 따른 결과인 듯하다.

반면, 집권 여당 국민의 힘은 여전히 새로운 지도부가 중심을 잡고 국정에 힘을 실어 주려 하지만 이준석 수렁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실 이준석 전 대표 자신이 스스로 당을 자신의 정치투쟁의 장에 묶어 두려는 전방위 무차별 독기를 뿜어내고 있기에 당이 함께 헤매는 듯한 것이다.

당 내외에선 이젠 이준석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한배를 탄 채 같이 갈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집권 여당으로서는 대선, 지선을 함께 해온 당 대표였지만 당장은 우선 윤 대통령과 당을 살리고 보자는 ‘읍참마속의 분위기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정치적 고립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아직 30대 후반의 젊디젊은 정치인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기성정치인들 뺨치는 수준의 정치기법과 싸움의 수, 도전과 응전에 상당히 훈련된 정치인이기에 그에게 흔히 기대하는 젊고 순수한 청년 정치인의 행태를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 전 대표가 당 대표에서 사실상 쫓겨나다시피 할 초기엔 동정론과 젊은 패기에 저 정도는 돼야지 이준석이지 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의 독기가 최고 권력자를 향한 절대자’, ‘신군부라는 적개심에 가까운 표현까지 사용하며 한껏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이젠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를 떠올리게 하는 사안까지 문제 삼으며 그야말로 사생결단의 오기까지 보여주고 있다. 여당내 가장 강력한 야당인이 된 셈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얼마 전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윤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의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 대표에서 이젠 외부에서 자유롭게 총질을 원 없이 해대는 권력 투쟁가로 변신한 셈이다. 권력의 속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 초기는 힘의 쏠림 현상, 힘을 가진 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다.윤 대통령과 치열한 대권 경쟁자였고 지금도 마음을 흔쾌히 윤 대통령에게 주지 않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 조차 독가시 선인장 된 이준석을 윤이 품을 수 있겠나라며 등을 돌리고 있다. 이젠 당도 이준석식의 독기 품은 너 죽고 나 살자식의 정치행태를 동정론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 같다.

화랑 관창은 적진을 향해 목을 내걸고 돌파를 거듭하다 장렬한 전사로 신라 화랑의 명예와 용맹성을 길이길이 남기고 통일신라의 길목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군을 향해 지칠 줄 모르는 적개심과 죽어도 나 혼자 죽을 수 없다는 사생결단의 이준석식 투쟁이 이순신 장군의 어록처럼 사즉생’(死卽生/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고)의 정치가 될지,‘ 생즉사’(生卽死/요행히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의 길로 갈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준석식 정치 행보와 투쟁방식은 죽어도 살고, 살아도 죽는 방법이 있는 정치판의 생존전략 전술이 지닌 고도의 절제미인내의 극치가 가져다줄 당심, 민심을 얻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어져 가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준석식 정치투쟁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누가 봐도 윤 대통령 집권 이후 집권 여당 내에서 토사구팽의 플랜이 작동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동정론과 명분있는 최고 권력자와의 항전의 정점이 어디인지를 놓치고 말았다. 쉽게 말해 오냐오냐하니 어디가 끝인 줄도 모르고 온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탈도 많고 말도 많게 마련인 정치인의 제1의 덕목과 처신술은 진퇴가 분명한 것이다. 물러날 때와 들이칠 때를 놓치면 모든 걸 잃게 마련이다. ‘국민 짜증 유발자로 낙인되면 참으로 값어치 없는 정치꾼으로만 치부될 뿐이기 때문이다. 기진맥진하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소 올라간 것 역시 절제성찰도 한몫했음을 직시해야 할 때이다.

이준석식 정치투쟁의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는 모를 일이나 개혁보수’, ‘개혁적 보수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딴살림을 차려 지지그룹을 보존하는 길이 최선이라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젊지만 절제와 세련된 정치 처신, 진퇴가 분명한 장수의 덕목이 돋보일 때만 더 클 나무로 보이는 법이다.

이준석식 정치투쟁이 겨우 집권 100일을 넘어서고, 평생을 소위 남의 목을 쳐온 검객으로 살아온 검사 출신의 대통령, 그것도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생명까지 단죄한 검사 출신 윤 대통령과의 싸움에서 얼마나 혁혁한 전과(戰果)’를 올릴지 궁금해져만 가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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