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의해 법무장관으로 지명되자 벌떼처럼 달려들어 반대했다. 민주당은 “한동훈 장관은 막아야 한다”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다” “인사 테러”라며 성토했다. 민주당은 한동훈 포비아(phobia:병적 공포증)에 걸린 듯하다. 

거기엔 그럴만한 까닭이 있다. 과거 5년 민주당의 탈법과 비리에 대한 한 장관의 매서운 단죄가 두려워서 이다. 한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신뢰를 받는 최측근 후배 검사다. 그는 2017년 ‘최윤실 국정농단’ 특검팀으로 들어가 윤석열 당선인을 보좌했다. 그때 민주당은 한 검사가 박근혜 대통령이 연루된 ‘최순실 국정농단’을 소신껏 파헤친다며 박수를 보냈다. 윤석열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검찰총장으로 전격 발탁되자 한동훈은 대검 요직인 반부패·강력부장에 보임되었다. 그러나 한 부장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법무장관 ‘조국 일가 비리’와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을 법대로 철저히 파헤쳐 문 대통령의 미움을 샀다. 결국 문 대통령은 윤석열 총장을 쫓아냈고 한동훈 부장은 네 차례나 좌천됐다.

민주당은 한동훈이 장관 되자 마구 물어뜯기 시작했다. 김남국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이 모(某) 교수’를 ‘이모(姨母:어머니의 자매)’로 착각하고 한 장관의 딸이 이모와 함께 논문을 썼다고 비판했다가 망신당했다. 최강욱 의원은 ‘한국쓰리엠’을 ‘한**’라고 익명 처리된 걸 보고 한 장관 딸로 착각, 공세를 폈다가 조롱거리가 됐다. 지난 8월 법제사법위원회에선 민주당 의원이 한 장관에게 ‘검수원복(검찰수사권 원상복구)’과 관련, “법무부가 발표한 시행령은 꼼수를 동원해 국회가 만든 법을 무시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진짜 꼼수는 (민주당이 했던) 회기 쪼개기나 위장탈당이 진짜 아니겠느냐”고 맞받아 쳤다. 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선 민주당이 “정치검사가 출세했다”고 공격하자 한 장관은 “지난 3년간 정치검사 출세가 가장 심했다”고 반박했다.

그런가 하면 국민의힘은 최강욱 의원이 재판을 받는 신분이므로 법사위원회에 나와선 안 된다고 했다. 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한동훈과 공모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는 진술을 받아내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로 그는 이동재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한동훈은 무혐의 처분되었다. 그런데도 최 의원은 법사위에서 한 장관이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내가 더 피해자로 보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여기에 한 장관은 최 의원이 “기소되지 않았나”고 지적하며 “피해자는 저고 가해자는 최강욱 의원”이라고 잘라 말했다. 말문이 막힌 최 의원은 “댁이 가해자이고 내가 피해자”라며 한 장관을 “댁”이라고 칭했다. 한 장관은 “저도 일국의 장관인데 그렇게 막말을 하나”라고 꾸짖었다.

민주당은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공격에 나섰다가 조롱당하는 등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이유는 자명하다. 민주당이 한동훈 포비아로 무조건 때려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분별력을 상실한 탓이다. 이 모 교수를 “이모”로 착각, ‘한국쓰리엠’을 한 장관 딸로 오판, 진짜 “꼼수”와 “위장 탈당” 당사자로 스스로 내몰리게 한 경박한 질의, 한 장관 모욕 주려다 재판 중인 자기 신분만 노출 시킨 자폭적인 발언, 한 장관에게 “댁”으로 칭한 막말 등에서 드러난다. 

민주당은 국회 절대 과반을 점유한 제1 야당이다. 제1 야당답게 권위와 체통을 지킬 때다. 그런데도 한동훈 포비아에 사로잡혀 분별력을 잃고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일부 막가는 민주당 의원들은 아직도 대학 운동권 3학년 수준을 넘지 못한 듯싶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