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바구니 물가 18% 올라…소비자 걱정 더 커져
- 농식품부, 농축산물 공급 늘리고 할인 지원 확대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추석에 가족과 함께 먹을 음식을 준비하는 어머니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재래시장은 물론 대형상점도 추석 장바구니 잡기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의 걱정도 커졌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폭우 등 겹악재가 겹치면서 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농축산물 공급을 늘리고 할인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일반 서민이 느끼는 부담을 덜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8월31일 서울의 대표적인 재래시장 경동 청과물 재래시장과 중부시장, 우림시장을 찾았다. 이른 시간부터 차례상에 올릴 물건을 사기 위한 소비자와 판매자 간 흥정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20년째 청과물을 판매하고 있다는 김 모 대표는 "지난 2년(코로나19 영향)은 정말 썰렁했다면 올해는 손님들이 조금 찾아오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찾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손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기분 좋다"고 했다. 

또 다른 상점 대표는 "매년 명절이 되면 오르는 물가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는데 소비자들은 명절이라 비싸게 가격을 올린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억울해했다. 다만 그는 "그래도 명절을 앞두고 음식을 사러 오는 만큼 서비스도 담아준다"고 했다. 

중랑구 우림시장에서 만난 주부 윤 모 씨는 "추석 차례상에 올릴 물품을 사려고 대형할인점과 재래시장을 다니고 있는데 치솟은 물가 때문에 장 보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 추석 물가 비상

앞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지난 8월 17일부터 24일까지 전통시장 37곳과 인근 대형마트 37곳을 대상으로 추석 제수용품 27개 품목에 관한 가격비교조사를 실시했다고 지난 8월30일 밝혔다. 전통시장에서 올해 4인 기준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29만 5668원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평균 36만 3085원으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비해 6만 7417원(18.6%)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 분류별 비율 차를 보면 채소(47.7%), 수산물류(24.4%), 육류(23.1%) 등의 순으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우위를 보였다. 27개 전체 조사품목 중 18개 품목에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시장이 가격 우위를 보이는 품목은 고사리(67.4%, 9965원), 깐도라지(62.9%, 9518원), 대추(34.4%, 4210원), 숙주(34.3%, 829원), 쇠고기(탕국용)(34.2%, 1만6321원)로 조사됐다. 지난해 추석 제수용품 가격과 비교하면, 전통시장은 26만7762원에서 10.4% 상승했다. 대형마트는 35만3685원에서 2.7% 상승했다.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물가상승으로 말미암은 어려운 가계상황에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인심, 향상된 서비스로 맞이하는 전통시장에서 알뜰하게 장을 보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출시된 '충전식 카드형 온 누리 상품권'을 사용하시면 할인율 10%로 최대 100만 원까지 구매할 수 있으니, 9월 한 달간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실 때 가계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부 정책 실효성은

정부도 나서서 하반기 민생물가 안정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새 정부 들어 첫 명절인 만큼 기대의 목소리도 크다.  여기에 소비자 체감물가를 완화하기 위해 국산 농축산물 할인쿠폰(농할 쿠폰)과 유통업계 할인행사를 연계해 할인 폭을 확대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월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민생경제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길 것"이라며 "예년보다 이른 추석에 대비해 밥상물가 안정과 필수 생계비 경감 등의 내용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사과와 배, 무, 배추, 소고기 등 주요 성수품을 대상으로 한 할인 행사도 확대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설에는 정부와 생산자단체 등이 함께하는 직거래장터·특판장 등을 약 2,700곳을 열고,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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