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석상 첫 등장...국적·병역문제 해결 과제 남아 

사진 : 신동빈 롯데 회장이 9월 2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서 판 반 마이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을 만나 인사하다. [뉴시스]
사진 : 신동빈 롯데 회장이 9월 2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서 판 반 마이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을 만나 인사하다.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가 눈길을 끈다.  8.15광복절 사면 후 첫 해외 출장에 나선 신 회장과 동행하면서 공식석상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장에 앞서 주요 내빈 소개에는 신 상무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의 모습이 대중에 공개되면서 롯데 오너가의 경영 승계 작업이 진척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그가 국적 및 병역문제를 해결하는 해부터는 한국 롯데 경영에 더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 베트남 출장 동행...신 상무 경영수업 일환으로 해석
 - 동남아 공들이는 롯데, 베트남 통합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


롯데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상무는 2일 호찌민시에서 개최된 '롯데 뚜띠엠 에코스 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했다. 신 회장의 모든 공식 일정에 신 상무가 동반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 상무가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번 출장은 신 회장이 8·15광복절 특별 사면 이후 첫 해외 출장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 

복수 매체에 따르면 신 회장은 8월 30일 일본에서 전세기를 타고 신 상무와 함께 베트남에 입국했다. 8월 31일 신 회장은 신 상무와 함꼐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면담을 했다.

신 회장은 회동에 앞서 응우옌 쑤언 푹 주석에게 장남인 신 상무를 직접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1일에는 롯데몰 하노이와 롯데건설이 수주한 스타레이크 신도시를 방문했다. 이날도 신 상무는 신 회장과 함께했다. 이번 출장에는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안세진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등 롯데의 CEO들과 동행하면서 사업적 견문을 넓힌 것으로 알려진다. 
 
- 모든 일정 참여하며 '경영 수업'

재계에서는 신 상무의 이번 동반 출장을 앞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티스토리 매거진 'HUM'에 따르면 신 상무는 신 회장과 시게미츠 마나미 여사 사이의 장남이다. '신유열'이란 이름을 가지고는 있지만, 이는 법적 이름이 아니고 일본 이름(시게미쓰 사토시)이 법적 이름이다. 국적은 일본이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 한국어는 거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유열 상무 [뉴시스]
신유열 상무 [뉴시스]

2008년 일본 노무라 증권사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13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신 상무는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 직급으로 롯데그룹에 입사했다. 지난해 롯데상사 일본 영업전략부를 거쳐, 올해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 상무로 부임했다.

2015년 노무라증권에서 만난 일본인 사토 아야와 결혼했으며 결혼식 피로연에 이재용 부회장과 고 아베 총리가 참석해 주목받기도 했다. 신 상무는 부친 신 회장의 경영 승계 절차를 그대로 밟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대학(아오야마 가쿠인대)을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받았다. 노무라증권 런던지점과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하며 한국 롯데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신 상무가 베트남 출장으로 롯데그룹 경영 승계가 시작됐다는 전망이 많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하다. 우선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국적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 만 34세인 신 상무가 당장 국적을 포기하면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신 상무가 병역이 면제되는 만 38세 이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신 상무는 롯데 지분이 전혀 없어 경영 승계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상무가 병역과 지분 등 해소해야할 사안이 있는만큼 경영 승계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신 회장이 아직 왕상한 활동 중이다"고 덧붙였다. 

- 그룹 역량 총동원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

한편 롯데가 이번에 착공식을 진행한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는 베트남 호찌민시의 투티엠 지구 5만㎡ 부지에 코엑스의 1.5배인 전체 면적 약 68만㎡의 지하 5층~ 지상 60층 규모의 쇼핑몰 등 상업 시설과 함께 오피스·호텔·레지던스·시네마와 아파트로 구성된 대형 복합 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롯데는 총 사업비 9억 달러를 투자해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를 단순한 복합단지가 아닌 롯데가 가지고 있는 최첨단 스마트 기술과 유통 노하우를 접목해 베트남 최초의 최고급 스마트 단지로 완공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착공식 축사를 통해 "2030년까지 뚜띠엠 건설 현장 근로자를 포함하여 500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 것이고, 개장 이후에는 약 2만 명 이상을 고용하겠다"며 "베트남과 한국이 수교한 지 30주년이 되는 올해를 기점으로 롯데그룹은 베트남 투자를 더 확대하고, 베트남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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