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안된 상황이지만 여권에서는 벌써부터 권력 지형의 지각 변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대통령실에서는 인적 개편이 단행됐다.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는 권력 중심부를 장악하고 있던 세력이 흔들리면서 윤심(尹心, 윤 대통령의 마음)을 등에 업은 새로운 중심 세력의 등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윤상현 의원, 뉴시스
윤상현 의원, 뉴시스

-원조 윤핵관권성동·장제원 퇴조, ‘신윤핵관으로 대체중
- 당 중진 저격 초재선 군단, 선봉 윤상현 지목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갓 100일이 지난 상황에서 여권의 기류가 심상찮다. 현재 여당은 이준석 사태로 인한 내전이 치열하게 전개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권력 지형의 지각변동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하자마자 대권 도전으로 직행했고,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자리에까지 올랐다. 윤 대통령에게는 오랜 시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했던 친이·친박과 같은 정치 세력도 없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 발을 내딛자마자 일부 특정 정치 세력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과 본선 레이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가동 시기에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다. 윤핵관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는 최근 권성동·이철규·장제원 의원을 윤핵관’,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임기 5년 내내 그 위세가 이어질 것만 같았던 윤핵관은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이 겨우 지난 상황에서 궁지에 몰리면서 진땀을 흘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둘러싸고 이준석 전 대표와 법적 분쟁을 벌이며 극심한 혼돈에 휩싸인 상태다.

윤핵관의 핵심인 권성동 원내대표의 경우는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윤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를 언론에 유출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등 여러 차례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이준석 사태를 둘러싼 여당의 혼란 상황이 언제쯤 정리될 것인지는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다.

윤심, ‘윤핵관 영향력과 무관한 듯분석

이 같은 여당의 대혼란 속에서 윤핵관 책임론과 윤핵관 2선 후퇴 주장이 제기되면서 윤핵관은 궁지에 몰렸다. 그러자 윤핵관의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당의 혼란 상에 대해 여당 중진 의원으로서,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계파활동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사퇴 압박을 받아왔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새로운 비대위가 출범하게 됨에 따라 8일 사퇴 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장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하자 일각에서는 위장 쇼라는 주장도 나왔다. 당장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말 이들이 거세됐다면 이들이 지난 한두 달 당을 혼란 속에 몰아넣은 일이 원상복귀 또는 최소한 중지되고 있나. 아니다. 오히려 무리한 일정으로 다시 그걸(새 비대위) 추진한다고 한다그 말은 위장 거세쇼라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의도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16.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의도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16. 뉴시스

이 전 대표는 대선 때도 이들이 2선 후퇴한다고 한 뒤 인수위가 되자 귀신같이 수면 위로 다시 솟아오르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윤핵관의 퇴조 현상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근 대통령실 인적 개편으로 퇴출된 인사들 다수가 인수위에서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았던 장제원 의원의 측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의 인적 개편은 곧 윤핵관 정리를 의미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윤핵관과 결별하려고 한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선대위 정세분석실장은 최근 YTN에 출연해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분들의 리더십, 그분들의 능력 또 그분들의 정치적 책임도 이제는 임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에 더 이상 리더십을 확보하면서 중심 권력을 갖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더 주목해 봐야 될 부분들은 최근 용산 대통령실의 인적 개편 이야기 많이 나오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전반적으로 보면 인수위 시절 윤핵관분들이 추천했던 분들이 대거 감찰 대상에 들어가 있고 또 교체 대상에 거론되는 것으로 봐서는 대통령실이나 용산의 분위기나 대통령 본인의 마음도 윤핵관의 영향력으로부터 분리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라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윤통 신친윤 세력 모색초재선 신윤핵관’ 주목

원조 윤핵관이 퇴조 움직임을 보이면서 동시에 정치권은 ()윤핵관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전재수 더불민주당 의원은 지난 5MBN ‘판도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싶어하는 거 같다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의 실력은 다 드러났고, 국민 신뢰는 상당히 상실해버렸고, 그러면 새로운 뒷받침 세력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노력은 5년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내에서는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국면에서 목소리를 키운 초·재선 의원들이 신윤핵관으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초재선들은 법원의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 집행 정지 결정에 대한 대응 조치로 새로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일부 중진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비대위 전환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표출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용 의원 등 초재선 의원들이 이 같은 반대 목소리를 제압하면서 분위기가 새 비대위 출범으로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수영 의원 등 초선 의원 32명의 비대위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의 연판장이 권성동 체제에서 주호영 비대위체제로의 전환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초재선이 신윤핵관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한 회의적 반응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난 7CBS 라디오에서 초재선 그룹으로서 국정 운영을 집단적으로 이분들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그거는 잘 모르겠다그분들은 동력으로서의 역할은 될 수 있겠지만 실제 집단적 컨트롤타워다, 글쎄 그런 건 제가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윤핵관 수장 지목된 윤상현전략적 능력 인정

이야기  나누는 권성동 의원과 윤상현 의원. 뉴시스
이야기 나누는 권성동 의원과 윤상현 의원. 뉴시스

초재선 의원들과 함께 과거 친박 핵심이었던 4선의 윤상현 의원도 신윤핵관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 의원이 원내대표나 당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5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초재선을 신윤핵관으로 보는 관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쪽은 그냥 병력이고 저는 중간급 지휘관으로 3, 4선급 신윤핵관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최근에 언론 노출이 잦아진 중진 의원이 한 분 있다. 그분을 저는 지목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원내에서 친박 중에서 전략가적인 행동력과 전략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윤상현밖에 없다윤 의원은 전략적 능력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을 성취해내는 행동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 아마 그 점에 대해서 착안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주장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라디오에서 윤상현 의원이 신윤핵관으로 등장했다는 주장에 대해 윤 의원이 항상 보면 전략적 사고가 능하고 정치 경험도 상당히 많고 이런 분은 항상 약간 준비된 인재, 준비된 예비군, 이런 느낌은 있다당내에서 두루두루 관계도 좋은 편이고 그런데 그건 뭐 봐야 알겠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은 MBN ‘판도라에서 윤 의원이 자력으로 (당대표나 원내대표 선거에) 치고 나가는 거야 누가 뭐라고 하겠냐라며 그러나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윤심을 얻고 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신윤핵관 등장설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 7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서 실제로 신윤핵관 세력이 있나라는 질문에 윤핵관이든 신윤핵관이든 신신윤핵관이든 만약에 그런 세력이나 그런 분들이 있다면 저는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야지 어떤 특정인 권력자를 향하는 그런 정치는 망조를 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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