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 제로 도입 나서는 국가 많아...

[검증대상]
양훈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문위원/수석연구원/공학박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화석연료 보일러에 대한 금지가 2025년에 전 세계적으로 도입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오래된 건물과 새 건물들은 탄소 제로 건물 에너지 코드 준수에 나서고 있다고도 했다. 사실인지 알아본다. 

양훈철 박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중 일부 내용 
양훈철 박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중 일부 내용 

[검증방법]
- IEA ‘2050년 넷제로:전 세계 에너지 부문을 위한 로드맵’ 보고서 참고
- IEA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 에너지 로드맵 보고서' 유튜브 발표 참고
- 인천지역 924 기후정의행진 계획 선포 기자회견 및 참석자 발언 인용
- 한국일보 ["지구를 지키는 보일러" 콘덴싱? 해외에선 2025년 퇴출] 기사 인용
-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 Net-Zero를 향한 에너지 전환 및 에너지 안보 보고서 참조
- 시민단체 탈석탄네트워크 - 화력발전 투자 중단 선언 기업들 

[검증내용]
해당 내용은 양 박사가 국제에너지기구(IEA) ‘2050년 넷제로: 전 세계 에너지 부문을 위한 로드맵’ 보고서를 자신의 블로그에 요약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IEA는 ‘2050 넷제로 달성 로드맵’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더 이상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는 필요없다”고 선언했다. IE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심의 에너지 협력 기구다.

이 보고서에서 IEA는 2050년에 거의 90%의 전력발전은 재생 가능한 원료로부터 나오는데, 이 중 70%는 태양광과 풍력”이라며 "2030년까지 효율성이 떨어지는 석탄발전소는 폐쇄되고, 남은 석탄발전소 역시 2040년까지 개조돼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발전부문 탈 탄소화는 선진국은 2035년, 개발도상국 등 나머지 국가에서는 2040년까지 달성해야 한다고 봤다.

IEA는 친환경 보일러(콘덴싱)는 탄소 중립을 위해 2025년 퇴출당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일반 보일러보다 열효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화석연료(천연가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2020년대에 취해야 할 주요 행동 중 하나로 "석탄화력발전소, 가스보일러, 그리고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와 같은 특정 화석연료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거나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보고서 발표 이후 G7과 유럽연합(EU)이 기후 환경 장관회의 후 공동성명을 통해 탄소저감장치를 갖추지 않은 석탄 화력발전에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 없이는 2025년까지 기온 상승 폭이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는 석탄화력발전에 공적개발원조(ODA), 수출 금융, 투자 등을 포함한 신규 국가 직접 지원을 완전히 중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한다는 입장이다.

투자 중단 합의에는 그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일본도 동참했다. 일본은 석탄이 전체 발전 연료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고, 2019년 기준 일본의 석탄 지원금은 G7 국가 전체 66억 달러(약 7조 4300억 원)의 절반을 넘는다.

한국일보는 ["지구를 지키는 보일러" 콘덴싱? 해외에선 2025년 퇴출] 기사를 통해 영국·오스트리아·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금지 계획을 밝혔고, 미국·독일 등에서도 금지를 둘러싼 논쟁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2023년, 영국 2025년, 네덜란드는 2026년부터 신규 가스보일러 설치를 금지했다. 지난해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따르면, 미국 6개 주에서 건물의 가스 사용(가스 보일러·스토브 등)이 제한되고 있다. S&P는 "미국 전역의 주 정부가 더 공격적인 탄소 감축 목표를 추구하며 천연가스 시장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화력에너지 중단 움직임은 알려진다. 이미 화력발전에 대한 투자 중단을 선언하는 기업도 많다. 시민단체 탈석탄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 6월 7일 현재 현대해상, 하나손해보험,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8개 보험사가 신규 석탄발전에 대한 보험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도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교보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DB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등 다수 자산운용사가 투자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지난 9월 21일에는 인천시청 앞에서는 49개 단체와 6개의 정당으로 이루어진 ‘기후위기 인천비상 행동’ 주최로 금융기관 석탄발전 투자 중단과 탈 석탄 금고 지정 선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제공 : 기후위기 인천비상 행동]
[제공 : 기후위기 인천비상 행동]

이 자리에서 김말숙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상임대표는 "이번 여름 장마가 50여 일간 지속했고, 세 차례나 태풍이 왔다. 기후위기는 인류의 생존 위기이다. 이런 상황에 금융권은 여전히 석탄, 화력발전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세금으로 조성된 지자체의 재원을 운용하는 금고는 공공성에 이바지해야 한다. 금융권은 석탄 화력발전 사업 투자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문지혜 가톨릭환경연대 정책팀장은 "석탄발전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인류의 삶의 질을 희생시키고 돈주머니를 불리는 최악의 투자로 평가되고 있다. 기후위기의 주범이자,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초)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발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역할을 석탄발전 투자가 하고 있다. 금융사는 자산을 위탁받으면서 수탁자의 책임으로 재정적인 수익뿐 아니라 미래 기치 창조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 신한은행과 농협은 석탄 화력발전에 투자를 중단하라. 인천시의 재원을 운용하는 금고로써 공공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정 난방으로 가스나 석유를 사용하는 국가는 여전히 있다. 미국과 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20%를 차지한다. 이에 화석 연료 보일러의 판매 금지는 건축 분야에서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검증결과] 
양훈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문위원이 밝힌 "새로운 화석연료 보일러에 대한 금지가 2025년에 전 세계적으로 도입된다"는 것은 최근 각국의 행보를 볼 때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따라서 '사실'로 판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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