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ㆍ김동관ㆍ담서원ㆍ김정완 맡은 일도 '척척'...승계는 시간문제일 뿐

[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오너 기업의 후계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 3세들이 각 사업군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면서 주목 받는다. 창업주 시절 불미스러운 일로 매스컴을 장식했던 일부 오너 2세와는 다른 행보다.

-  핵심 사업 중심에선 오너 자제들

재계에 따르면 가장 주목받는 오너 3세는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지난 8월 광복절 사면 후 해외 현장  곳곳을 누비며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활약하며 미래 성장 가도를 위한 디딤돌 완성에 나서고 있다는 평이다. 오는 11월 1일 회장 취임 임박설로 이어지면서 그 어느때보다 이 부회장에게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왼쪽) 김동관 부회장(오른쪽) [일요서울DB]
이재용 부회장 (왼쪽) 김동관 부회장(오른쪽) [일요서울DB]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도 재계에서 손꼽는 '엄친아'다. 김 부회장은 자신이 맡은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면서 언제든 한화 회장직에 오를 수 있는 인물로 알려진다.

내부 평가도 좋다. 최근 한화그룹이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 쿠셀 부문이 미국과 유럽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실제 김 부회장은 한화솔라원(한화큐셀 전신)에서 근무하던 2012년 독일기업 큐셀 인수를 주도했다.

이후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등 미국 태양광 사업과 유럽에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넓혀갔다. 또 다른 한화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스페이스 허브 팀장을 맡아 민간 우주 시대 개척에 앞장서기도 했다.  한화가 최근 인수에 성공한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지배구조도 튼실히 할 전망이다. 

오리온 본사 경영지원팀에서 수석부장으로 근무하는 담서원씨도 주목받는 오너 3세다. 그는 담철곤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뉴욕대를 졸업 후 중국 유학을 거친 그는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자회사인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오리온에 입사했다. 현재 경영지원팀에서 물류시스템을 공동 구축하는 업무에 주요 실무를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 진행될 오리온 정기 임원 인사를 주목한다. 담 부장이 임원으로 승진해 제대로 된 경영수업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 김오영 씨도 올해 연말 인사에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최근 매일유업이 단백질·대체 우유 시장에 집중하는 만큼 이 분야를 새로이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뚜기는 함영준 회장의 장남 함윤식 씨도 경영지원팀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오뚜기가 장자 승계원칙을 따르는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함씨의 경영 수업도 예상이 된다.
 
채형석 애경 총괄부회장의 장남 채정균씨도 지분을 늘리며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채정균 씨는 2020년 부친으로부터 지주사인 AK홀딩스 주식 25만 주를 증여받아 27만 608주(2.04%)를 보유하며 6대 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9월에도  주식 3만 7706주를 추가로 취득함으로써 총 30여 만주를 보유하게 됐으며, 지분율도 2.33%로 상승했다.  

친누나나 사촌 누나들의 평균 지분이 0.1~1.01%에 불과한 만큼 정균 씨는 앞으로 경영승계에 유리한 지위에 올랐다. 이에 현재 해외유학 중인 정균 씨가 언제쯤 애경에 입사 후 경영수업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각 기업 대권 잡는데 무리 없다" 평가

재계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만남에서 "오너 3세들이 경영일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고 내부 조직원과도 융화가 잘되고 있는 만큼 이들이 향후 각 기업 대권을 잡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지배구조에서 아직 미흡한 오너 3세도 있다. 이들은 향후 경영권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런 기업들은 아직 오너 2세가 건재한 경우가 많다"며 "오너 가족 간 경영승계는 사실상 시간문제이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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