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지회 "한화 교섭 불참 시 강력한 투쟁 예고" ...노조 리스크 극복할까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한화그룹이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선 노조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 했다. 한화 측이 노조의 입장 을 얼마만큼 반영해 주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우조선지회는 교섭 불참 시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는 만큼 인수 막바지에 다다른 한화의 행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인수 최대 난관은 '노조'와의 관계

금속노조 산하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9일 한화그룹 대상 매각 4대 요구안을 내놨다. 이들은 "한화가 삼성테크원 인수 후 단행했던 노조탄압과 노조파괴 정책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4대 요구사항으로 ▲고용보장에 관한 사항 ▲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 승계에 관한 사항 ▲회사 발전에 관한 사항 ▲지역 발전에 관한 사항 등을 제시했다. 

양동규 부위원장은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올 하반기에 노동법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며 “이미 밀실 매각 재벌 특혜 매각 의혹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한 취재요청서에서도 이들은 "이(4대) 요구안에 대한 답을 통해 한화가 대우조선 구성원과 지역 사회에서 환영받을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이제 결정은 한화 그룹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하위노조인 거제·통영·고성 조선하도급지회는 성명을 내고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복지 전반을 책임지는 웰리브F&S 소속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대우조선해양 복지 부분을 직접 운영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웰리브는 과거 옥포 공영 시절 그리고 자회사 시절과 다를 바 없이 대우조선의 직접적인 지시 받고 있다"며 "즉 매각을 통해 노동조건만 하락하였을 뿐 실질적인 사용자는 여전히 대우조선임이 명백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화로서는 대우조선해양의 노조 활동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에 나섰을 때 격렬히 저항한 단체이며 최근에도 거제 옥포 조선소에서 맹렬한 시위를 벌인 바 있다.  

- 최대 6주 실사 거쳐 본계약 전망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달 26일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애초 업계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다른 기업이 뛰어들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한화는 앞으로 최대 6주간 상세 실사 작업을 단독으로 벌인 뒤 대우조선해양과 본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 [대우조선해양]

이번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현재 55.6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지분이 28.2%로 감소해 2대 주주가 된다

다만 그동안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4조 2000억 원(산업은행 2조 6000억 원)에 달하는데 2조 원에 매각한다면 헐값매각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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