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세계의 메트로폴리스로 부상하고 있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2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품은 도시로 선사시대부터 현재를 망라한 시대별 유적과 유물이 발견돼 오고 있는 곳이다. 한강 물줄기를 품은 서울은 시대마다 위례성, 한산, 한성, 한양, 양주, 남경, 경성 등으로 달리 불리며 삶의 격전지이자 터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지령 1441호부터는 수도 서울 탐방기와 연계 기사로 서울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독자에게 소개할 명소, 명인을 찾아 나서 보겠다. 

발 디디는 곳마다 문화재 보고인 서울시 성북구의 첫 명소는 길상사였다. 역사의 흔적을 따라 가보는 문화길도 테마별로 선택할 수 있는 곳이다. 성북구에서 잘 알려진 테마 장소는 흥천사에서 태평가를 거쳐 정원페스티벌이 열리는 교수 단지를 지나 여수정에서 정릉으로 마무리되는 코스가 잘 알려져 있다. 

시대를 앞선 작가들의 정취를 따라 가보는 고풍스러운 유산길도 빼놓을 수 없다. 장승업 집터가 보존된 성북 예술창작터와 최순우 옛집, 민족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간송미술관이 이에 속한다. 600년 우리네 역사가 새겨져 있는 문화유산을 찾아 나서려다 보니 어느새 발걸음이 한양도성에 닿아 있다.

역사·문화적 탁월한 보편적 가치 지닌 
달빛 아래 ‘한양도성’

성북구,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소재지에 걸쳐 있는 한양도성은 조선왕조 도읍지였던 한성부의 경계 표시로 외부의 침입을 방어하고자 축조한 성이다. 오늘날의 북악산과 낙산, 남산, 인왕의 내사산인 능선을 따라 축조된 이후 여러 번 개축을 거쳐 완성됐다. 근대화를 거치면서 구간 중건과 확대로 초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한양도성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는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연중 문화 행사로 한양도성 성곽마을 미니 콘서트가 때가 되면 열리고 문화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달빛 아래 한양 도성 순라군이 낙산구간에서 치러진다. 

600년 우리네 역사 전체가 아로새겨져 있는 도성의 건축양식을 통해 시대의 성벽 축조 기술의 변천과정을 예측할  수 있고 일부 성돌에 새겨진 공사 기록을 통해 축조된 날짜와 책임 기술자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서울시에서 한양도성의 역사성을 온전히 보존하고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전승하기 위해 지난 2012년 9월 한양도성 도감을 신설했다.

순성 안내도를 백악 구간, 흥인지문 구간, 숭례문 구간, 낙산구간, 남산 구간, 인왕산 구간으로 구분하고 난이도를 정해 순방자의 컨디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특히 백악 구간은 도보로 창의문에서 백악을 넘어 혜화에 이르는 구간으로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 구간에서 들릴 수 있는 북촌 한옥마을은 1910년부터 1930년 사이에 걸쳐 지어진 도시형 한옥으로 과거 종친, 고관들이 다수 거주했던 가옥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경복궁 와 창덕궁 사이의 마을을 지칭하던 옛 이름으로 현재의 재동, 가회동, 계동, 삼청동 일대를 말한다.

한양도성은 문화 역사적으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다. 도심을 둘러산 도시규모의 성곽은600년 역사층위가 축적된 땅과 한몸을 이뤄 구축된 문화유산이다. 집단 장인 기술로 구축된 성곽은 국보와 보물, 사적으로 지정된 국가문화재로 관리 중이며 철저한 고증을 거쳐 성곽의 훼손구간은 지속적인 관심으로 복원되어 왔다. 현재 서울의 도심에 위치해 도성경계로써 역사적 가치와 장소적 의미가 깃든 곳이다. 

<사진제공=성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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