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국회의원 ‘0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여권은 또 다른 인물을 열심히 물색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끝난 후에도 다음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여권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그가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뉴시스

- 여권 한동훈 정치 미래놓고 설왕설래
- 총선 차출론부터 당권 도전설까지한동훈의 선택은?

정권재창출에 대한 욕망이 끓어오르는 여권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눈독을 드리고 있다. 한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최측근이다. 한 장관을 두고는 윤석열의 브레인’ ‘윤석열의 남자’ ‘윤석열의 황태자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법무부 장관 자리를 꿰찼다. 한 장관이 윤석열 정부의 2인자임이 각인된 상황에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한 장관이 보수진영 대선주자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까지 발표됐다.

리서치뷰가 지난달 2930일 범보수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19%)과 한동훈 장관(18%)이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홍준표 대구시장 12%, 오세훈 서울시장 10%,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7%,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5%, 원희룡 국토부 장관 2%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한동훈 장관이 29%를 얻어 여유 있게 선두를 달렸다. 뒤이어 오세훈 17%, 홍준표 16%, 유승민 11%, 이준석 7%, 안철수 6%, 원희룡 3% 순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보수층 정권재창출 욕구 한동훈표출, ‘별의 순간잡나

여권에서 한 장관의 존재감이 각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국회 대정부질문과 상임위원회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보수 진영 지지자들의 한 장관에 대한 관심도를 더욱 더 높이는 효과를 불러왔다. 지지자들은 지난 8월 한 장관의 취임 100일 기념으로 법무부 청사로 꽃바구니를 보냈다. 한 장관이 출근하며 지지자들이 보낸 꽃바구니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한 장관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야당은 한 장관이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 못마땅한 속내를 표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당시 CBS 라디오에 출연해 원래 법무부 청사가 아니라 민원실로 (꽃바구니가) 배달된다일부러 저기다 갖다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저도 (장관 재임 시절) 꽃바구니, 화환 엄청나게 받았는데 화환을 우리 법무부 청사 앞에다 쭉 도열시킬 그런 생각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 장관은 야당에게는 눈엣가시이지만 여당에게는 기대주인 셈이다. 그러나 공통점은 여야 모두 한 장관의 정치적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 출마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6CBS 라디오에서 한동훈 장관이 법무장관 직책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국민의 눈에 비치느냐에 따라서 본인도 별의 순간을 잡을 수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검사 생활에 젖었던 걸 너무 강조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나누는 한 장관.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나누는 한 장관. 뉴시스

한동훈 정계 진출 여부뜨거운 감자

최근 들어 국민의힘에서는 2024422대 총선이 아직 많이 남은 상황임에도 한 장관의 총선 차출론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국민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장관의 정치적 영향력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를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정치권에선 한 장관의 정치 미래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C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의 정계 진출 가능성에 대해 정치는 생물인데, 개인적으로는 총선 즈음에는 좀 한번 나서줬으면 좋겠다라며 총선에서는 큰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젊고 유능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 공정, 이런 가치를 담고 있는 사람, 이런 분이 진두지휘 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윤 대통령이라기보다 우리 당에서 아마 (총선 출마를) 요청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최형두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그때 되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정치적 자원을 많이 충원하려고 할 것이라며 평판이 높은 장관들 이런 분들도 물망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라는 것은 전국에서 골고루 잘 싸워야 되지만 대표적인 인물이 있지 않나라며 치어리더 같은 분이 나와서 선거 분위기를 확 이끌기도 한다. (한 장관이) 그럴 수도 있겠고 다른 일 잘하는 장관 중에 또는 아직까지 당에 없지만 영입해야 될 분도 계실 테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당 내에서는 한 장관 총선 차출론에 대해 비판 목소리도 표출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당내에서 한 장관 총선 차출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법무부 장관은 공명정대를 상징하는 직위로서 정치적으로 매우 조심스럽게 처신해야 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정치권에서 호사가처럼 총선 차출을 얘기하는 건 1년 뒤라도 빠르다지금 총선 차출을 언급하는 건 본인에게도, 대통령에게도, 당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20CBS 라디오에서 “2024년 총선에는 무조건 99% 이상은 나온다, 그래서 정치인의 길로 갈 것이라며 그런데 최근 며칠 사이 정치인들의 발언 수위를 보면 한 장관이 내년 4월 이후에 전당대회가 열리면 당대표로도 출마할 수 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 소장은 대통령의 생각과 판단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한 장관이 장관을 그만 두고 당대표가 돼서 국민의힘을 완전히 바꾸고 개혁해라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법무부 장관을 전격적으로 시킨 것만큼 파격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의 전대 출마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법무부 장관은 기본적으로 준사법기관인 검찰을 지휘해야 하는 장관인데 다른 장관하고 좀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어 지금 장관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집권당의 대표 경선에 나온다면 마치 한 정치세력, 정파의 대표자처럼 법무장관을 수행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것은 그렇게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권에서 한 장관의 거취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장관은 현재라는 단서를 달아 정계 진출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장관은 지난 6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출마할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자 제가 여기서 그런 말씀을 왜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그런 생각은 없다고 답변했다.

한동훈 정치 참여는 윤대통령 지지율에 달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념촬영하는 한 장관.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념촬영하는 한 장관. 뉴시스

정치권 안팎에선 한 장관이 다음 총선 출마를 선택한다면 그 다음은 대권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의 정치 참여 여부는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향배와 연동돼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MBC 라디오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40% 이상의 안정적 지지세를 받고 국정운영에 있어서 대통령실 운영, 각 행정부처 운영이 자리를 잡는다면 그때는 한동훈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한동훈 장관도 독립된 인격체로서 정치에 참여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지 윤 대통령의 지지율 40%를 보고 참여하거나 참여하지 않거나를 결정할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