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종량제봉투, 부직포 가방 쓰세요” 편의점주-소비자 갈등

‘친환경 운동’… 금속 빨대·에코백·텀블러 사용에 앞장서는 시민들

오는 11월24일부터 1회용품 사용 규제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적용 대상은 1회용컵, 접시, 봉투, 용기를 비롯해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광고 전단지 등이며 일회용 물티슈까지 추가된다.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배달 및 소규모 구매 증가와 커피 문화 확산 등으로 1회용컵, 1회용 접시 용기 등의 사용량이 증가해 자원 낭비 및 생태계 등의 환경 피해 발생을 줄이자는 취지다.

친환경보다 편안함을 제공해왔던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자는 정부의 방침에 국민들은 처음엔 낯설어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것이 지구를 위한 청사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수긍하는 면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컵 줄이기 운동으로 카페 계산대에 텀블러를 들고 오는 경우를 볼 수 있으며, 이젠 플라스틱 컵 대신 다회용 컵 사용에 동참하고 텀블러를 권장하는 시민들도 제법 많아졌다는 평도 이어진다.

편의점, 에코백 등 장바구니 챙겨가길 권장

이런 가운데 정부가 특단의 대책까지 냈다. 이번에는 편의점에서의 일회용 비닐봉투 지급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비닐봉투를 돈 주고 샀지만 이제는 자신이 장 본 물건을 담아 가져갈 장바구니를 가져오지 않으면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거나 부직포가방을 사야 한다. 

비닐봉투를 받지 못할 경우 추가 비용을 들여 종량제봉투나 부직포가방을 사야 하기에 사람들과 편의점주 간의 마찰이 예상된다. 

용산구의 한 역세권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박모씨는 일요서울에 “마찰이 상당수 있다. 나라에서 정한 법이기 때문에 심한 부담은 없지만 (왜 종량제 봉투를 써야 하는지를) 설명하기에 불편한 부분이 없지 않다”라며 “(에코) 백을 들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 데 비해 빈손으로 오시는 분들에게는 일반 비닐 봉투를 꺼내주면 점주 입장에선 더 편한 게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GS25, 세븐일레븐의 경우 이미 9월부터 비닐봉투 발주를 중단했고, CU는 10월부터, 이마트24는 10월28부터 비닐봉투 발주를 중단했다. 종이봉투(100~250원), 부직포 장바구니와 같은 다회용 봉투(500원) 및 종량제 봉투(200~1000원 등 지자체별로 상이)가 대체품이 된다. 이를 어길 시에는 과태료 300만원이 부과된다.

그간 편의점에서 제공되던 비닐이 중지되는 한편, 현재 식당에서 사용하는 종이컵도 규제 대상에 올랐다. 이 뿐 아니라 목욕장업에는 1회용 면도기와 칫솔, 치약, 샴푸, 린스 등 무상제공이 금지되며 마트에서는 비 오는 날, 젖은 우산을 담기위해 제공하던 비닐도 추가로 사용을 억제할 방침이다. 또, 체육시설에서의 응원용품 무상제공도 금지된다.

카페 내부에서 종이컵 사용 금지

환경부는 지난 2018년 8월 카페 내에서 플라스틱컵 사용을 금지한 뒤, 이번에는 매장 내 종이컵 마저 사용을 금지하겠다며 나섰다. 2018년 8월 이후 시민들은 전국의 카페에서 매장 내 음료 취식 시 다회용컵을 이용했으며 2020년 5월에 국회를 통과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이번 년도 6월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6개월 유예된 12월1일에 시행될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그 영향으로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계산대에서는 텀블러를 받아드는 볼 수 있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빨대마저 플라스틱에서 고급 PLA소재의 종이빨대로 사용이 제한됐고 이는 음료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용산구에 위치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이모씨는 일요서울에 “본사의 매뉴얼이 나오면 그대로 이행하게 돼있어서 공지가 내려오는 대로 (지침을) 진행해봐야 알겠지만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너무 불편할 것 같다”고 전했다.

PLA소재는 플라스틱보다 꽤 비싼 소재다. 대중들에게 PLA종이빨대로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금방 주저 앉아버리고 종이 재질이 주는 느낌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시민들의 호응을 얻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그 대안으로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금속빨대가 등장했다. 전용 솔로 세척해주면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금 번거롭더라도 찬 음료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변화되는 부분이 많은 만큼 무차별하게 사용해온 자원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환경과 동물들을 바라보며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지키는 마음 가짐을 보여주겠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 팀장은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컵이든 종이컵이든 똑같이 일회용품이기 때문에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는 것이 맞다.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 우리가 감내해야 할 다른 피해들을 같이 균형 있게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일회용품 문제는 다수의 시민들이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공감하고 있고, 그 부분을 행정과 시스템에서 어떻게 적용을 할 것인가도 계속 고민되는 과정이 거쳐오면서 많은 정책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