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만에 재탈환...사법리스크도 덜어내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3년 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영업실적에서 경쟁사인 KB금융지주를 앞섰다. 이번 성과로 조 회장은 재연임에도 힘을 받게 됐다. 조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 4대 금융 중 최대실적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4조 887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었다. 이 중 신한금융그룹은 3분기 누적 연결기준 4조 315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1.2% 급증한 규모로 역대급 경영성과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20.8% 증가한 1조 5946억 원을 올렸다.

[제공 : 신한금융지주]
[제공 : 신한금융지주]

이 같은 실적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급격한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 이익 확대,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이익이라는 일회성 비용이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룹과 은행의 3분기 NIM은 각각 2.00%, 1.68%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각각 2bp(1bp=0.01%포인트), 5bp 개선됐다. 3분기 누적 NIM은 그룹과 은행이 각각 1.96%, 1.61%를 나타내면서 개선세를 지속 중이다. 이에 신한금융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리딩금융 탈환에 성공했다.

경쟁사인 KB금융그룹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조 2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증가한 규모지만 신한금융(21.2%)에 크게 못 미치는 인상 폭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2713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5% 줄었다. 이는 2분기 일회성 이익인 손해보험 부동산 매각이익(세후 약 1230억 원)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주요 계열사인 KB증권과 KB국민카드는 주식시장 침체와 조달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1219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늘어난 것으로  3위에 올랐다. 우리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8998억 원을 거두었으며, 올해 누적으로는 2조 6617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2조 5879억 원)을 넘어섰다. 

- 조용병 연임 가도 '밝아'

신한금융지주가 3년 만에 1위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하면서 조용병 회장의 연임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또한, 그동안 발목을 잡은 사법리스크도 해소되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
 [신한금융]

지난 6월 30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조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회장과 신한은행 인사담당자 7명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외부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관리하며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대 1로 인위적으로 조정한 혐의로 2018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었다.

검찰은 조 회장이 관련 혐의로 2심에서 무죄를 받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과 신한금융 내부규범에 따르면 집행유예를 포함 징역 및 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5년간 경영진이 될 수 없다. 조 회장은 무죄 확정으로 3연임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정통한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만남에서 "3년 만에 이룬 리딩뱅크 탈환은 조 회장에 대한 믿음을 더욱 확고히 한 계기였으며 그간 발목을 잡은 사법리스크도 벗어 내년 3월 연임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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