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의 풍경] 저자 김경은, 차경희, 이태호, 한문희, 정재환 / 출판사 종이와 나무
세계인이 공감하는·한국문화 6가지 아이템 엄선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한국 고유의 문화를 진부하지 않은 접근방식으로 탐색한 신간이 출간됐다. 저자 김경은, 차경희, 이태호, 한문희, 정재환이 뭉친 신간 ‘한국문화의 풍경’이다. 

저자는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받은 전문가로 ‘한국 문화의 새로운 탐색’이라는 화두에 걸맞은 주제를 문패로 내걸었다. 우리나라 문화 중에서 전 세계인이 호감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6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마치 풍경을 바라보는 여유 있는 마음으로 한 발자국 멀치감치 떨어져 응시한다. 주변에서 응시한 걸음은 어느새 주제의 핵을 꿰뚫면서 핵심적이며 이색적인 내용으로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고 싶어 하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역사가 살아숨쉬는 한국문화를 더 알고 싶고, 더 즐기고 있지만 꺼리가 부족해 지속적인 탐색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에 놓여있다. 이에 저자는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 다각도로 바라보며 해석이 가능한 공감 어린 여섯 가지 아이템인 한복, 한옥, 한식, 한서, 한화, 한글을 선정했다. 

저자는 누구나 한국 문화를 부담 없이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특수성이 넘기 힘든 장애가 아닌 끝까지 살아남는 보편적인 문화로 남기를 바라는 염원을 책 속에 담았다.

가장 먼저 한국의 의식주를 기본으로 둘러본다. 바로 한복과 한옥, 한식이다. 여기에 한화로 대표적인 ‘진경산수화’와 한서로 알려진 ‘책거리’ 그리고 ‘한글’을 다룬다. 

한국의 의식주 중 ‘의’와 ‘주’는 경향신문 전 편집위원을 역임했던 저자 김경은의 해석으로 이뤄진다. 우아하면서 아름다운 한복의 복합미 중에서도 한복의 역사성·과학성·예술성이라는 관점으로 한복의 미의식을 살핀다. 2장으로 이어지는 자연을 품은 한옥과 정원에서는 인간이 주거지로 옮긴 자연의 진가라는 해석으로 한옥의 곡선미와 온돌의 과학성을 흥미 있게 풀어준다. 한옥이라는 한 채의 가옥 속에 과학이 공존하고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대의 최첨단 공학이 표방하는 자연주의 철학이 그대로 옮긴 가옥형태가 한옥이라고 알려 준다. 

이어 한식의 대표적인 식문화인 비빔밥은 전주대학교 한식 조리학과 교수 차경희가 해석한다. 비빔밥의 진화과정과 다양한 재료의 하모니로 이뤄진 한 그릇의 정성스러운 음식이 어떻게 글로벌 한식의 대표가 되었는지를 설명해 준다. 저자는 한식 중에서도 비빔밥이 문화콘텐츠산업의 융합 코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팔도 비빔밥의 명물을 소개한다. 밥과 재료가 어울려 새로운 풍미를 살리는 맛을 창조해 내는 과정을 원칙과 철학이 깃든 한문화로 해석해 내는 과정이 인상 깊다.

다음은 명지대학교 석좌 교수이며 다산 숲 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는 저자 이태호는 ‘우리 땅의 발견 진경산수화’을 통해 한국의 절경 명승이 뽐내는 아름다움을 전했다. 마음 그림에서 눈그림으로 표현한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살피면서 하나의 화폭에서 한국문화가 어떻게 꽃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설파했다. 

이어 고전연구 및 저술가인 저자 한문희가 해석한 ‘책이 있는 그림 책거리’ 부분에서는 책거리가 멋을 자아내는 이채로운 그림 양식으로 한국문화로 정착되었는지를 설명해준다. 

여섯 번째 한국 문화는 정점에 해당하는 ‘한글’로 마무리한다. 이 부분은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이며 문학 박사인 저자 정재환이 맡았다. 무지에서 빛을 찾은 살맛 나는 세상이라는 관점에서 한글은 문화창조의 큰 젖줄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글자꼴이 발성 기관을 닮아서 세계인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글자라고 알리면서 한글의 독특한 위상을 드높였다. 

저자는 “한국 문화는 이제, 한국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세계인 누구나 즐기는 문화다. 한국인의 숨결이 살아 있고 생기가 넘치는 한국 문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탐색의 시도는 가치 있는 일이다. 살아있는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고 싶어하는 요구에 이 책이 부응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황현필의 ‘이순신의 바다’,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저자 박종인의 ‘광화문 괴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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