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위험 상황 적다지만 시장은 불안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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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파산 보호를 신청한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문이 일파만파다. FTX가 발행한 FTT코인과 같은 거래소 자체 코인들의 가격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면서 다른 거래소들도 점자 재무 구조가 악화 위기에 놓였다. 더 큰 문제는 재발 우려가 있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가장 자산 거래소는 규모가 작아 위험 상황은 적다지만 시장의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 

- 규모에 따른 하락 파장도 커...시장 우려

가장자산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크립토닷컵, 오케이닷컴, 후오비 등이 코인을 자체 발행한다. 바이낸스는 코인 BNB를 크립토닷컵는 크로노스, 후오비는 후오비토큰 등을 발행한다. 이들 거래소는 코인의 가치가 올라가면 거래서의 자산 가치도 함께 오르는 구조다. 이번에 파산 보호를 신청한 FTX도 코인 FTT를 자체 발행한다. 각 거래소는 자체 발행하는 코인 등의 가격이 올라 자산 가치가 커졌다. 하지만 FTX가 유동성 위기를 겪다 결국 파산하면서 그 파장이 다른 거래소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커 경고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바이낸스 코인은 지난 9일 359.91달러에 거래됐지만, 지난 18일 기준 가격은 268.70달러까지 떨어졌다. 단 9일 만에 약 25.34% 하락한 수치다.

다른 거래소들의 자체 발행 코인 가격은 하락 폭이 더 큰 상황이다. 크립토닷컴의 자체 거래 코인인 크로노스(CRO)는 한 달 전 0.1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18일 오후 기준 0.07달러에 거래되며 30% 가까이 떨어졌다. 후오비 토큰 역시 7.79달러에서 현재 4.64달러로 내려앉으며 40.4%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FTX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다는 소식이 나온 후에도 바이낸스 코인 가격은 며칠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다른 거래소 발행 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하락하자,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함께 약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당장 우리나라의 가상 자산 거래소가 같은 위험을 겪을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지만, 가상 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FTX 사태의 파장은 일단 가상자산 시장에만 국한되는 모습이며 그동안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던 미국 나스닥 시장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는 점은 FTX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제한적임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은 8500달러 수준으로 미국 주식시장 규모인 43조 달러에 비해 미미하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 비교하더라도 리먼 브라더스의 자산 규모(6500억 달러)의 10분의 1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브프라임으로 촉발된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주택시장이나 모기지대출을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금융기관이 서브프라임 리스크에 크게 노출된 구조였지만, 상대적으로 가상자산 시장과 금융 시스템과의 연결고리는 매우 약한 상황"이라며 "이는 가상자산 시장 리스크가 금융기관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 조 바이든, FTX 붕괴에 비트코인·가상자산 규제 촉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FTX 붕괴 이후 비트코인(BTC) 및 가상자산(암호화폐) 규제 마련 촉구에 나섰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BTC와 가상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국제적인 규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G20 정상들은 백악관에 올린 성명에서 "위험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을 높이고 규제를 강화하며 공정한 경쟁의 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혁신의 이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번 주 성명에서 FTX의 몰락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감독의 필요성을 방증한다"며 기존 시장에서 제공하는 보호책을 가상자산 시장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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