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평화적으로 한일관계 개선해 北위협 공동대응해야”

일본, 정상 간 전화회담 요청에 이어 한일정상회담 가져

[검증 대상]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일본에 뒤통수 맞은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문제도 끌려다닐 것입니까?’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가 굴욕 외교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국민 사이에서도 이와 같은 여론이 떠도는 가운데 일요서울은 윤 정부가 펼치는 일본에 대한 외교의 실상이 정말 굴욕 외교로 일관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지난 11월13일 캄보디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출처:외교부)
지난 11월13일 캄보디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출처:외교부)

[검증 방법]

▲더불어민주당 2022년 11월17일자 보도자료 『임오경 대변인 브리핑:일본에 뒤통수 맞은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문제도 끌려다닐 것입니까?』

▲중앙일보 2222년 10월6일자 보도 『日 요청에 尹-기시다 25분 통화… “북에 엄정대응, 수시 소통”』

▲외교부의 2022년 11월14일자 뉴스 『한일정상회담』

▲외교부의 2022년 11월14일자 뉴스 『한미일정상회담』

▲외교부 당국자 인터뷰

[검증 내용]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12일 대통령 후보 시절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해 “대일관계가 과연 존재하느냐고 할 정도로 외교 자체가 거의 실종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외교는 양국의 이익에 입각해 실용주의적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대일관계를 국내 정치에 너무 끌어들인 것 아닌가”라며 “특정 국가와의 외교 관계가 국내 정치에 활용된다면, 그 외교 관계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일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과연 일본 외무성하고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거의 단절돼 있지 않으냐는 생각을 서울에서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윤 대통령이 이렇게 생각하는 상황에서 북한 미사일 도발이 지속되자 윤석열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토대로 양국 간 실질적 안보협력을 강화할 방안을 강구했다. 일본과 군사정보 분야의 실무적 교류를 위한 실효성 확보 차원에서 지소미아를 사실상 정상화한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뻐했다.

윤 정부가 일본과의 안보협력 강화에 나선 건 고도화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한일 안보협력이 꼬인 양국 관계를 풀기 위한 측면도 있다.

윤 정부는 지난 6월29일과 30일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일본과의 양국 정상회담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또한, 우리 해군은 지난 11월6일, 2015년 이후 7년 만에 일본 해상자위대 주관 국제관함식에 참가했다.

윤 정부는 앞선 문 정부 때와 달리 ‘우리가 관계 개선에 먼저 나서면 일본도 이에 상응해 한일관계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덴버그는 1948년 나토 창설의 길을 여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정치는 국경에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전 세계 외교사에서 명언으로 전해진다. 외교 영역에서 여야는 물론 국민적 초당적 협력은 당연한 성공지침이다. 대한민국이 처한 안보 상황에서는 반덴버그의 협치가 절실히 필요한 만큼 현 정부의 대일 외교 노력에 많은 국민적 관심이 요구된다.

한일관계 개선을 외교정책의 우선순위에 올려두고 노력하는 윤 정부의 진심을 일본은 결국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지난 9월21일 뉴욕 회담 이후 보름 만인 10월6일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전화통화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약 25분간 전화 회담을 했고, 이후 한·미·일 3국은 안보협력차 대잠전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또한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 개최국인 캄보디아에서 회의 참석차 현지에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지난 11월13일 약 45분간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양국 간 현안과 관련해 외교 당국 간에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평가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양 정상은 최근 양국 인적교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환영하고, 양국 국민 간 인적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며 앞으로도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한미일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핵문제, 경제안보, 지역 및 글로벌 현안 관련 한미일 3국 간 협력 방안에 관해 협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간 경색된 채 방치되어온 한일관계로 인해 한반도 및 지역·글로벌 문제 대응을 위한 전략적 협력 기회를 상실하던 상황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국가인 일본과의 조속한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우선 정상 포함 고위급 교류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 개선을 위한 우호적 환경과 모멘텀을 조성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약 2년9개월 만에 개최된 한일정상회담(9.21)을 비롯해 2차례의 정상회담, 외교장관 방일 등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 활발한 고위급 교류가 이루어졌고, 양국 간 현안 해결 및 관계 개선의 전기가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조속한 현안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검증 결과]

윤석열 정부는 앞선 문재인 정부 때와 달리 ‘우리가 관계 개선에 먼저 나서면 일본도 이에 상응해 한일관계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

일본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선입견에 의한 불신감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경계로 표출하는 면이 없지 않으나, 윤 정부가 지속 적극적인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자 결국은 신뢰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대해 굴욕 외교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은 대체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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